진한 모성애? : '애착'은 '배척'을 낳고~
2012년 드라마 <다섯 손가락>의 여주인공 채영랑(채시라)은 '(자신의 '돈'만 빼먹고 '사랑'은 주지 않는 부인에 대한 애증으로, 그런 부인에게 복수하려던) 남편(조민기)'의 오랜 설계에 속아 자기 친아들(주지훈-혼전, 애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큰 아들)을 '남편과 다른 여자 사이에서 난 아들'인 줄 알고서 그를 괴롭힌다. 동기는 자신의 다른 친아들(지창욱-본결혼,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작은 아들)에 대한 진한 '모성애'~
남편(조민기)이 겉으론 '데려온 아들(큰 아들)'만 편애하는 척 위장하고 회사도 그 애한테 물려줄 것처럼 굴었던 관계로(그러고선 급 사망~), 부인(채시라)은 자기 아들(작은 아들=지창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큰 아들(주지훈)이 하는 일은 죄다 방해하고 그가 갖고 있던 재산, 회사 지분도 빼앗아서 자기 친아들에게 줄려고 용을 쓴다. [ 그런데, 여기 '남자 주인공'인 유지호(주지훈) 캐릭터는 좀 별로임(선하긴 한데, 너무 '눈치 없고 깝까무레한 캐릭터'로 본인이 둔팅이 같아서 자기 팔자 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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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좋은 계모인 줄 알았다가, 결국 자신을 미워하는 계모(채시라)의 '본심'을 알게 된 의붓 아들(주지훈)은 그녀가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은 사실을 알고서 반격을 가한다.
그렇게 서로가 '친 모자 사이'인 줄 모른 채 엄마와 아들이 티격태격~하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이 악독한 계모(채시라)는 본인이 괴롭혀 온 의붓 아들(주지훈)이 친아들인 걸 알게 되어 스스로에게 혹독한 벌을 내리며 극은 끝난다.(마지막에 여주인공 die~)
그렇게까지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는데, 워낙에 '모성애'가 강한 여자다 보니 본인이 '과거에 친아들에게 행한 악행'이 (스스로를 벌 주지 않고선 못 배길 정도로) 도저히 용납 안되었던 모양. 여러 면에서, 드라마 <다섯 손가락>은 '자기 핏줄-자기 아이'만 위하려는 '진한 모성애'가 끔찍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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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드라마 <다섯 손가락>에서 홍다미(진세연)가 남주 유지호(주지훈)와 '연인' 사이로 나오지만, 유지호 생모인 채영랑(채시라)과 다미네가 지독한 '원수' 사이이다.(유지호와 홍다미는 이뤄지면 뻘쭘한 사이~) 치매 걸린 시모(나문희)가 불장난 하다가 집에 '불'이 났고 그 와중에 '부부 싸움' 중이던 채영랑(채시라)은 남편(조민기)을 간접 살해하게 되었는데, '(시모의 부탁으로) 자기 아들 구하러 들어왔다가 사망한 근처 호떡 장수=다미 아빠(오대규)'에게 그 죄를 뒤집어 씌워버린 것.
치매 시모(나문희)가 호떡 부부(오대규-전미선)를 좋게 봐서 안쓰는 귀중품 선물로 준 것이었으나, 악녀 채영랑(채시라)은 그걸 빌미로 착하디 착한 '벙어리 호떡 장수(오대규)'가 집에 귀중품 훔치러 들어왔다가 자기 남편 죽이고 '방화'까지 저질렀다고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
그래서 다미 엄마(전미선)가 칼 갈면서 채영랑(채시라)에게 '복수'하는 내용도 등장하는데, 연인 유지호의 '생모'가 자기 집과 철천지 원수인 채영랑(채시라)이다 보니 결말에 '홍다미(진세연)와 유지호(주지훈)' 둘이 연결 안되는 분위기~
드라마 <다섯 손가락>, 가장 짜릿했던 장면 :
죽은 줄 알았던 '다미 오빠(정은우)' 살아 돌아왔을 때
다미 오빠(억울한 호떡 장수 아들) 부활~ 드라마 <다섯 손가락>, 미모 왕 :
극 초반에만 잠깐 나오는 호떡 장수 오대규(벙어리 역할이었으며, 어쩐지 짠하고 청순하고.. 여기서 '오대규' 미모 폭발함) [ 오대규는 2006년 KBS 드라마 <황진이>에서도 '황진이(아역-심은경/성인-하지원) 아빠' 역으로 극 중간에 잠깐 등장했었는데, 사극인 이 드라마에서도 <황진이 엄마(전미선) & 황진이 아빠(오대규)> 커플은 유난히 '미모'가 좋은 편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
드라마 <다섯 손가락>, 가장 케미 좋은 커플 :
주지훈 & 채시라
젊었을 때 참 예뻤던 채시라가 30대 중반 이후로 얼굴 길어지면서 미모 실종됐었는데(채시라는 얼굴 동그래야 예쁜데, 얼굴형 많이 길어져서...), 그나마 40대 중반에 찍은 이 드라마에선 채시라 얼굴에 볼살 좀 붙은 채 '나이 들어 찍은 타 드라마'들에 비해 좀 예쁘게 나오는 편이다.
극 후반부에 채시라-주지훈 둘이 방 안에 같이 있는 장면 보면 '모자' 사이 같지 않고 '연인' 사이 같은 미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이 드라마 속 '주지훈'은 외모 계열 상 '진세연'하고는 커플로서 별로 어울린단 느낌 없었고, 당시 연상인 '채시라'와 의외의 케미가 있어 보여 인상적이었음. 그 때는~ 지금은 채시라 나이가 너무 많아졌지만...) |
생모는 가고, 서로 으르렁~거리던 반쪽 짜리 형제 '유지호(주지훈)와 유인하(지창욱)'가 화해하고 마지막에 둘이 '피아노' 치면서 극이 끝난다.
드라마 <다섯 손가락>은 극 전반적으로 채영랑(채시라)과 유인하(지창욱)가 음모 꾸미며 유지호(주지훈) 괴롭히는 내용이었으나, 설정 상 주인공 '유지호(주지훈)'는 좀 뻔뻔하고 얄미운 캐릭터였다. 아무리 '장남'이라지만, 한참 있다 그 집에 들어온 '혼외자' 처지에 아버지가 회사 물려준다 했다고 거리낌없이 받을려던 기세는 또 뭔지? ;; 나 같으면, 채영랑이랑 유인하가 음모 꾸미기 전에 이미 '(본 가정 소생인) 동생 유인하'에게 회사 양보했겠음.
드라마 <다섯 손가락>은 알려지지 않은 '비밀'로 인해 '가족'끼리 서로 칼을 겨누며 싸우는 '비극적인 스토리'인데, 그 와중에 가장 실속 있는 인물은 채영랑(채시라)의 계모 나계화(차화연)~ '의붓 딸' 채영랑(채시라)을 '사랑하는 연인(전노민)'에게서 떼어낸 뒤 부자 남자(조민기)에게 시집 보내어 그 콩고물을 받아 먹고 살다가, 손자 유지호(주지훈)가 경제 활동하면서부턴 손자에게 '용돈'을 받아 쓰기도 하는 팔자 편한 사모님 캐릭터이니 말이다.
'인생'은 나계화처럼~ (영랑 계모 나계화-의붓 딸 사후에도 부자 손자들에게 용돈 받아가며, 계속 잘먹고 잘살 것 같음) |
이 극에서 채영랑의 계모 나계화(차화연)는 그녀(채시라)가 (자기 친아들인지 모른 채) 유지호(주지훈)를 미워하고 계략 꾸밀 때에도 그런 그를 불쌍하게 여기며 손자 유지호와 '우호 관계' 유지했던 '이중 의붓 할머니'다..(알고 보면, 유지호랑 피 한 방울 안섞인 '남'임)
'본인 핏줄, 본인 친아들/친딸'만 지독하게 위하는 '모성애'는 때로 위험하다. 본인 핏줄에 대한 '애착'이, 자기 핏줄 아니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 대한 '배척'과 '이기적인 행태'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말이다. 성인 입장에선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길 소망하며, 그들을 보호하고 위해 주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닐런지~
어떤 면에서 보면, 드라마 <다섯 손가락>에 나오는 여주 계모 '나계화(차화연)'는 가장 '이상적'인 캐릭터이다. '피'는 안섞였지만, 알고 보면 <의붓 딸 채영랑을 끔찍하게 위하는 계모>였고, 딸(채시라)이 (남편과 다른 여자 사이의 아들인 줄 알고서) 유지호(주지훈)를 괴롭힐 때에도 "너, 친아들 아니라고 지호 괴롭히고 그럼 못 써~" 하면서 <생판 남인, 그렇지만 한 집에 사는 식구인 유지호를 위해 주는 할머니>였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