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뮤직 & 피플 2018.04.22 17:37

앞선 포스트 '대학+강변 가요제' 수상곡 1, 2, 3, 4, 5, 6에 이어...


10-박숙영-노래하는 인형(1991)


7080 '강변 가요제/대학 가요제' 수상곡들이 좋긴 하지만 (지금 기준으로 했을 때) 어딘지 모르게 좀 촌스럽달까 올드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에 반해, 90년대~2000년대 수상곡들로 넘어오면 이전보단 확실히 세련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인간은 점점 진화하고, 세상도 조금씩 진화해 가니 말이다.(사람들이 추구하는 '음악'도 그럴 듯...)



박숙영의 '노래하는 인형'은 1991년 <강변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노래인데, 이 쪽도 확실히 1970~80년대 라인의 수상곡들 보다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이다.


역대 <대학 가요제/강변 가요제> 수상자들 중 1990~2000년대 후배 라인에서 은근슬쩍 '가창력' 뛰어난 참가자들이 많이 발견되고 '좋은 노래'도 많던데, 대중들 관심사에서 멀어진 시점에서의 출현이라 묻힌 대목들이 많아 참으로 아쉽다. [ ex) 2001년 <대학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소나기의 '청춘가' - 명쾌하고 세련된 느낌의 곡. 여기 '여성 보컬'의 가창력 무척 좋고 매력 있음. 이 노래 킬링 포인트 : "들어봐, 느껴봐~ 우리 안의 작은 노래를~" & 마지막 부분 "너를 놓지 않~을게~~!!!" ]



8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대중들이 가족들과 함께 TV 보는 게 큰 낙이었지만, 90년대 이후론 밖에 나가서 할 게 많아졌다. 동네마다 노래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포켓볼장도 생겨나고, (앉아서 즐기는 오락이 아닌)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대형 오락실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클럽, 어른들 골프장에, (나중엔) PC방에.. 또, 2000년대 접어들어선 초고속 인터넷 회선의 발달로 개인 PC로 할 게 많아지니 대중들이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나 <대학 가요제> <강변 가요제> 같은 TV 프로그램에 더이상 집중하지 않게 되었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가족끼리도 각자 할 거 하면서, 따로 놀게 되었고 말이다..)


그 영향인지, 후발주자인 <강변 가요제>는 2012년까지 지속된 <대학 가요제>보다 더 빨리 2001년 이후 사라져 버렸다. 더이상 대중들이 큰 관심 주지 않으니까... 그런 것도 있고, 신세대들로 세대 교체되면서 어느 순간 '대학생'들에게서 풍기는 사회적인 이미지도 좀 달라졌다. 함께 모여 뭘 하기 보다는 갈수록 개인화되고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아직은 그런 분위기가 짙어지기 전, 1991년 <강변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숙영의 '노래하는 인형'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소소하게 다 좋은 노래이다. 리듬감 좋고, 전반적인 멜로디도 좋고, (중간 중간 나오는 '색소폰' 같은 악기의) 연주 부분도 매력적인... 편하게 따라 부르기 좋고, 기차 여행 하면서 들어도 좋을 분위기의 노래가 아닌가 싶다. [ "머리엔~ 예쁜 모~~ 눌러 쓴, ~여쁜 작은 인형은~~" ]


박숙영 - 노래하는 인형
(1991년 <강변 가요제> 대상곡)


개인의 취향으로 이렇게 10곡 뽑아본 것이지만, 역대 <강변 가요제> <대학 가요제> 수상곡들 중엔 이외에도 황송할 정도로 좋은 곡들이 너무나 많다.(이하, 신해철과 관련된 <강변 가요제> 비하인드 스토리~)


신해철은 그룹 무한궤도의 보컬로 '1988년 <대학 가요제>'에 참가하여 '그대에게'란 곡으로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지만, 실은 그 이전인(그해 여름) '1988년 <강변 가요제>'에서 본선 진출 탈락한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그 엄청난 역사가 이뤄진 것이다.


번외)신해철-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1988 -> 1990 : 얼지 마, 부활할거야~)


1990년 신해철 1집 앨범에 실려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도 하고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는 1988년 <강변 가요제> 예선 통과곡으로, TV에 나오는 최종 본선 팀엔 포함되지 못한 곡이다. 당시엔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가 아닌 '그리움은 기다림의 시작이야'란 곡명으로 <강변 가요제> 참가했으며, 팀명은 '아기 천사(무한궤도와는 다른 그룹)'였고 신해철은 그 팀의 보컬로 출전했다고 한다.


그 때 만일 '그리움은 기다림의 시작이야=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가 1988년 <강변 가요제> 본선 진출했거나 수상했다면.. 그랬다면, 우린 1988년 <대학 가요제>에서의 '그대에게'란 곡 & 신해철을 만나지 못하게 되었을 수도 있었겠단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 해(1988년) 여름 <강변 가요제>에서 고배를 마신 신해철이 '(대학생) 가요제에서 수상할 만한 곡'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고민 끝에 '이 정도면 상 탈 만한 곡이겠다'하고 단시간 만에 뚝딱뚝딱~ 만들어 낸 노래가 1988' <대학 가요제> 대상곡인 '그대에게'라고 하니, (비록 다른 팀 보컬이었지만) 몇 달 전인 1988' <강변 가요제>에서 신해철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면 '그대에게'라는 불세출의 명곡이 탄생하지 않았을 가능성 농후하다.(전주 부분부터 힘을 빡 준 곡~ 그 해 연말의 주인공이었던 노래)


결과적으로 1988년 <강변 가요제> 때의 심사위원님이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그리움은 기다림의 시작이야)'란 곡을 떨궈준 덕분에 1988년 <대학 가요제>의 대상곡 '그대에게'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요상한 나비 효과~ 


그런데.. (어차피 동일한 멜로디였을 것이고)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그리움은 기다림의 시작이야)'도 무척 좋은 곡이라, 그 때 <강변 가요제>에서 왜 본선 진출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당시 편곡이 별로였나? 아님, 가창이..? 아님, 떨려서 실수? 아님, 다소 축축 처지는 느낌의 곡이어서??) 어쨌든 '곡' 자체로 놓고 보면 충분히 좋은 곡이 아닌가-


신해철 -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1988년 <강변 가요제>
예선 참가곡 '그리움은 기다림의 시작이야'와 동일한 곡)


1988년 '강변 가요제' 예선 참가곡이었던 아기 천사의 <그리움은 기다림의 시작이야>는 이후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로 개명(?)되어 아기 천사 1집(1989년)에 실렸고(이 때 '아기 천사' 보컬은 신해철이 아님) 이후 신해철 1집(1990년) 앨범에도 실리게 되었다. 1990년 신해철 1집 작업은 무한궤도 '그대에게'가 <대학 가요제(1988년)> 대상 탄 이후라,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편곡에서 초반부에 '그대에게' 끝부분 멜로디가 들어가 있다.


신해철 1집 타이틀곡이었던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는 그 해(1990년) 크게 히트치게 되는데.. 1988년 <강변 가요제>에선 비록 본선 진출 실패하여 빛을 보지 못한 곡이지만, 몇 년 뒤 결국엔 대중에게 알려지고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으니, 왠지 '뜰 노래는 나중에라도 꼭 뜨게 된다~'는 오묘한 교훈을 주는 것 같기도...;; [ "난 포기하지 않아요~" ]



posted by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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