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김상민-숙명 2(MBC 다모), 매니아 드라마 끝판왕
한 때 '다모 폐인'이었는데, 지금은 그 뜨거움이 많이 식긴 했지만 드라마 <다모>에 나오는 수많은 '액션 장면'들은 여전히 멋지고 '배경 음악' 역시 언제 들어도 좋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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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느꼈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선 여주인공 '채옥(하지원)' 캐릭터의 그 단순(?)함과 솔직함이 맘에 들어온다.
그리고.. 다시 보니까 '황보윤'의 우유부단한 듯 너무 점잖고 느려터진 그 성격과 '장성백'의 다혈질적이고 욱~하는 그 행동이 참...;; 따지고 보면, 이 극의 황보윤(이서진)은 마지막에 '넘 느려 터져서'.. 장성백(김민준)은 '성질 너무 급해서' 그런 비극이 벌어진 것 아닌가-
나리, (사족 빼고) 빨리 말해요! (아, 속 터져~) (싫어. 더 뜸 들일거야~ 그래야 '비극' 되니까..) |
나 같으면 "장성백~!!" 하고 다다다다~ 달려가서, 다른 잡소리 집어 치우고 "쟤 네 동생임~" 요거부터 말했을텐데.. 드라마 <다모>에 나오는 황보 종사관(이서진)은 '본론' 말하기 전에 '쓸데없는 사족 서론'이 왜 그렇게 길었던 건지~ 비극을 스스로 자초한 감이 없지않아 있다.
'(주변인들의 이간질로 인해 채옥을 '오해'하고선) 여인에 대한 사랑'을 이미 접은 채 '산채 식구들 보살필 우두머리'로서의 포지션만 남은 장두령(김민준)의 당시 '입장'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 남자는 '많은 무리들을 살릴 사금'이 황보윤(이서진) 때문에 바닷속으로 사라지니까 '홧김'에 너무 급하게 또 그를 찔러 버렸고...(<다모> 엔딩의 그 '비극'은 넘 '느려터진 남자'와 넘 '급해빠진 남자'의 환상의 콜라보가 아닐 수 없었...;;)
(최도방 때문에 빡 돈 상태) 비켜~ 나, 엄청 급해! |
<조선 여형사 : 다모> 프롤로그 '첫 장면'이 대나무 숲에서 채옥(하지원)과 성백(김민준)이 대치하는 장면이다.(마지막회에도 나오는 장면)
이후, 다른 장소에서 채옥이 성백에게 자기 손으로 베지 않으면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것이네 어쩌네 하는 건 '황보 종사관(이서진)의 죽음에 대한 복수' 때문이 아니라, '성백(김민준)을 향한 자기 사랑이 배신 당한 것에 대한 여인의 삐침의 감정' 때문이다.(어차피 '채옥'은 '성백'에게 상대가 안돼서 그를 벨 수 없다~ 체급에서 이미 딸림) [ '우리 아직 할 말이 남았을텐데.. 갈 때 가더라도, 내 마음 풀어주고 가~' 뭐, 이런 여자들의 심리 있지 않은가- ]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채옥(하지원)의 감정이나 행동 명분은 오히려 단순 명료해서 좋다.
이부장(권오중) : '(속마음) 어, 채옥이 쟤가 왜 나서지..?'
좌포청장(박영규) : '(속마음) 그러게.. 채옥이 왜 저래?'
(성백에게 본인 '삐친 마음' 끝까지 전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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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이야 '이성 간의 사랑' 외에도 관심사 많고, 즐길거리 엄청 많지만, 저 시대(조선 시대) '젊은 남녀'들의 최대 삶의 낙은 '연애 or 연애 감정'에 빠져드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된다.(물론, 당시 젊은이들 모두가 다 그런 걸 체험할 수 있는 건 아니었을 테지만...)
어느덧 꼬맹이었던 채옥(재희)이 '연애 감정 느낄 만한 젊은 처자'로 성장했는데, 본인에게 너무너무 잘해 주는 종사관 나으리(이서진)한텐 난희 아씨(배영선)도 있고 또 '신분 차이'가 나서 채옥(하지원)에겐 그가 선뜻 다가서기 힘든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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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사주전 수사'로 위장 잠입한 산채에서 '일전에도 만난 적 있는 멋진 오빠님=장두령(김민준)'을 알게 되었는데, 사람이 보면 볼수록 괜찮은 거야. 카리스마 있으면서, 알고 보면 되게 따뜻하고 자상하고, 동네 사람들(산채 식구들)한테 친절하고, 지식도 풍부하고, 재주도 많고... 헌데, 장성백(김민준) 신분이나 처지가 채옥이 본인(하지원)과 비슷하니까 별 부담이 없다.
사내다운 와꾸에 '모델 워킹'하는 이 남자 웨이브 장(장성백), 안 그래도 설레게 생겼는데 채옥이(하지원)에게 '산채에서 정 나누며 오랫동안 같이 살자' 그러고 잘 해준단 말이지.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 한창 나이의 여자애는 자연스럽게 감정이 싹트기 십상이다.(하지만 '수사 요원'과 '수사 대상'이라 대립할 수밖에 없는 관계-)
모태 볶음 머리(엄마 뱃속에 미용실 있다?) 드라마 <다모>의 웨이브 장 '반 곱슬'인 듯~ |
그러던 중.. 우여곡절 끝에 둘이 '동굴'에 빠지게 되고, 굴 속에서 성백(김민준)이 목숨 걸고 자신을 살려준 뒤 "사랑한다~" 고백하고 픽 쓰러지니 여자(하지원)의 감정은 더 깊어질 수밖에... 동굴 탈출 이후, 대립 관계인 '성백 팀'과 '채옥 팀'이 굴 밖에서 대치 중이었던 터라 '감정을 숨긴 채옥(하지원)'이 기지를 발휘하여 '정신 잃은 성백(김민준)'을 저 쪽 팀에 무사히 패스한 채 둘은 잠시 헤어지게 된다.
채옥과의 '동굴 체험' 이후 몸이 다 나은 성백(김민준)이 '나 이제 두령 안하고 사랑 찾아 떠날 거임~' 하니까 최도방(정호근) 이하 무리들이 그런 성백을 저지하기 위해 작당하여, 둘 사이에 '오해'가 생겨 버렸다.(장두령과 오랫동안 거사를 도모해 왔는데 '만난 지 얼마 안된 다모 여자애'한테 푹 빠져서 저러니, 저 사람들 입장은 또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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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두령 복귀'한 성백(김민준)에게 산채 사람들이 '다른 여인(타박녀)'을 묶어 놓고 "이 여인이 다모(채옥이)다~" 하면서 "네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이 여인을 베라~" 한 거고, 성백(김민준)은 '등 뒤에 (얼마 전에 입은) 상처가 없는 걸로 봐서 채옥(하지원)이 아님을 확신'해서 벤 건데...
멀리서 해당 광경을 보고 그들의 소리를 엿들은 채옥이 입장에선 당연 '오해'할 수밖에~ 실은 성백이 채옥을 벤 게 아니고, 그녀를 배신한 것도 아닌데.. '전후 사정'과 '성백(김민준) 마음 속 (확신의) 상황'을 알 리 없는 채옥(하지원)은 그가 자신을 베었다고, 자기 사랑이 배신 당했다고 느낄 수 있는 상황-
(마지막회에서) 모든 거사가 끝나고, 어찌어찌 하다가 '(관군) 무리'에서 이탈한 채옥(하지원)이 관군에게 쫓기게 된 성백(김민준)과 대나무 숲에서 1:1 결투를 벌이게 되는데.. 그 때 채옥의 첫 마디는 "나를, 죽이고자 했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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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적인 의미겠지. '산에서 목격한 오해의 상황' & 바닷가에서 성백의 그 행동~(그래두, 두령으로서 '수백 명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그런 거니까 '채옥이 같은 여자'라면 그런 '우두머리의 마음'을 조금 이해해 줄 수 있을지도...)
"우리 황보 종사관 왜 죽였냐?" 도 아니고 "(동굴에서) 절절하게 나 사랑한다 고백할 땐 언제고, 그랬던 네가 나 죽일려고 했던 거임?" 식의 '사랑에 빠졌던 상대(김민준)에 대한 원망의 감정'을 표출해 버리는 채옥(하지원) 캐릭터의 그 '단순함'이 꽤 마음에 들었다.(그래, 극 중 '채옥'이는 그럴 나이지~ '사랑'에 배신 당한 게 미치겠는 나이)
'혹시?' 하고 물었다가, "이미 너를 베었다" 는 성백의 말에 상처 받은 채옥이 표정 보소~(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했어)
관군을 발견한 뒤, 말 타고 달려가는 성백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채옥
이후, 성백이 관군에게 포위되었을 때 혼자 앞으로 나서서 끝까지 성백과의 풀리지 않는 감정과 의문을 해결해 보고자 했던 의지의 여인! |
"나는 이미.. 너를 베었다~" 장성백(김민준) 입장에선 <산에서의 '그 상황'을 채옥(하지원)이 목격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인 데다, 바닷가에서의 일도 있고 하니 이런 대답 밖에 할 수가 없다. 성백은 이미 진실(둘이 혈연지간임)을 알고 있으니, 저 말이 '(채옥에게) 여인이라 느꼈던 감정'을 스스로 정리했다'는 의미도 될 것이고...
인간의 '말'이라는 것, 각자의 시각에서 '보고 듣는 것'들은 한계가 있기에, 가끔 '인간 세상'에선 그것과 관련한 여러 비극이 생겨나곤 한다. 수많은 이들의 이해 관계와 맞물려... 이 드라마 속 인물들도 그런 류의 비극을 겪게 되었다.
2003년 MBC 드라마 <다모>에서, 마지막 내용이 '철저한 비극'으로 치달으며 <여주인공(하지원)의 실연에 대한 '상처'와 '원망'의 마음>이 성백(김민준)의 '짧은 대사 한 마디(보고 싶었다, 재희야~)'로 <(오래 기다려 온 혈육에 대한) '희생'과 '더 큰 사랑'의 감정>으로 승화되는 대목은 꽤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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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퓨전 사극 <다모>에서 페이지가 '채옥'의 테마인 <단심가>를, 조관우가 '황보윤' 테마인 <마지막 안식처>를, 김범수가 '장성백' 테마로 <비가>를 불렀는데,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다모> 자체 테마송은 김상민의 <숙명>이다. 동일 멜로디, 액션씬에서 '연주곡'으로도 자주 흘러 나왔던...
액션 장면에서 같은 '전자 기타 연주', 개인적으로 '2002년 SBS 드라마 <대망>'의 <열정> 멜로디 라인이 더 좋긴 하지만 '2003년 MBC 드라마 <다모>'의 빠른 버전 <숙명 1> 멜로디도 나름 감각적이고 신나는 분위기이긴 하다.
김상민이 부른 <다모> ost, <빠른 버전 숙명 1(락 버전)>과 <느린 버전 숙명 2(발라드 버전)>가 존재한다. '같은 멜로디'임에도, 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르다- 가창자(김상민)의 '목소리'도 어쩐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 <쉬즈곤(She's gone)>의 그 김상민- 헌데, 김상민의 라이브 버전 <You(유)>, 최근에 유튜브에 '새로운 영상' 올라왔더라? 화질 좀 더 좋은 거.. 확실히 노래 잘 해~ ]
김상민 - 숙명 2(다모 ost)
극 중반부 우포청 종사관 조치오(조재혁)가 최후를 맞게 되는 장성백(김민준)의 '살인 벌떡씬' 등을 비롯하여 <다모> 엔딩 '슬픈 장면'에 흘러 나왔던 터라 '느린 버전 <숙명 2>' 들으면 지금도 가슴 먹먹해지는 느낌 들곤 한다.
[ "가슴 속에 지난 기억과~ 기다림을 간직해 봐도,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건너야 하네~" "하늘이 정~한 운명에~ 다가서야만 하는 슬픈 아픔! 걸어야 하~는 이 길이, 깊은 시련을 준대도~~ 이 세상 끝~까지~" "뜨겁게 삼~킨 눈물로, 너를 떠나 보낼 그날을 향해~ 마지막 남은 한 걸음, 이젠 가야만 하는 나~~ 이 세상 끝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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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버전 <숙명 2>의 경우, 1절 끝나고 중간에 나오는 '기타' 소리도 킬링 포인트인 듯~ '현란한 리듬의 연주와 김상민 음색'이 '긴박하면서 날카로운 느낌'을 주는 락 버전 <숙명 1>과 달리, 발라드 버전 <숙명 2>는 '애절한 톤의 김상민 목소리와 넘실거리듯 흘러가는 기타 소리'가 어우러져 '극강의 비극스러움'이 무척 '구슬프면서도 나른~한 분위기'로 전달되는 오묘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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