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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강변 가요제'곡 3위-선머슴 아이돌에서 음유시인으로 '담다디'

타라 2018. 4. 14. 19:25

1988년 '강변 가요제' 대상곡인 '담다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상은~ 그녀는 역대 '강변 가요제 & 대학 가요제' 참가자들 중 가장 스타성이 뛰어난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실제로, 이상은은 당시 ("언니, 예뻐요~ 언니 멋있어요! 꺄~~" 하는) 언니 부대를 몰고 다니던 인기 폭발의 아이돌 스타였다. 인기 스타로서 CF도 찍고, 영화 주인공으로도 활약하고 했던...

 

3위 : 이상은-담다디(1988)

 

예전에 심리학 책에선가 봤는데, 여자들은 10대의 어느 시점에 가면 '동성'에게 깊은 관심 가지는 때가 있다고 한다. '성향이 그 쪽'인 게 아니라 '그런 때'가 있다는 의미다- 나두 10대 중후반 무렵에 우리 학교의 (같은 반은 아닌) '이상은 닮은 애' 좋아하고, 그 다음 해에 '생긴 건 예쁘게 생겼는데 키가 굉장히 크고 행동이 선머슴 같았던 우리 반의 운동하던 애(그래서 수업하러 잘 안들어 왔음)'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특정한 때에 그러한 심리를 갖게 될 확률이 높은 여학생들에게, 1988년 <강변 가요제>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걸크러쉬 이미지(꺽다리에, 선머슴 같은 보이쉬한 이미지-여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이미지)의 '이상은'은 센세이셔널했겠지. 그래서.. 당시 '담다디'로 대상 탄 이후 바로 인기 스타가 되었고, 그해 말 10대 가수상도 수상하고, 2년 여 동안 잘나가는 TV 스타로 많이 소비되었다.

 

가창력이 막 쩔거나 하진 않았지만, 꽤나 유니크한 음색을 지닌 이상은은 대중적 멜로디인 <담다디> 특유의 맛을 무척 잘 살려주는 개성파 보컬이다.(이 경우도, 웬만한 가수들이 '담다디'를 부르면 이상은이 부를 때처럼의 그런 맛이 안남) <강변 가요제> 대회 당시, 거침없이 탬버린을 흔들어 대며 "담다디 담~"을 패기 넘치게 불러제낀 이상은의 그 엄청난 파워 에너지는 많은 이들(특히 당시의 10대 여학생들)을 홀리기에 충분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싱그럽고, 매력적이고, 해사한 느낌~

 

일각에서 그 시기의 '이상은'이 좀 안생긴 걸로 아는 이들이 있던데, 내 생각은 다르다. 젊은 시절의 이상은이 동갑내기 가수 이지연처럼 미인은 아니었지만, 그래두 그만하면 꽤 현란한 비주얼이 아니었나 해서... 충분히 매력적인 용모다. 표정도 풍부하고...(그 시절에, 카메라가 막 찍었는데 평범한 옷차림에 저런 헤어 스타일 하고서 그리 싱그럽고 귀엽기 쉽지 않잖아~) 아래, 이상은이 그해 연말에 '꽃단장'하고 출연한 영상이다.(치마 입었네?) 

 

이상은 - 담다디(88' 가요 대제전)

1988년 <강변 가요제> 대상 수상곡

 

늘씬하고, 비율 좋고, 신경 써서 화장하니까 꽤 예쁘다. 요즘 20대 전후한 가수들 중엔 갈아엎은 인조 인간들 많던데, 오리지널 페이스로 카메라 앞에서 저런 비주얼 나오기 쉽지 않다. 이상은은 <강변 가요제> 시절부터 이미 '카메라빨' 꽤 잘 받는 비주얼이 아니었나 싶다.(스타성 충만~) 그래서 데뷔하자마자 인기 스타가 된 거고... 

 

그나저나, (옛날 영상 보니) 그 시기 대학생들은 20세 전후한 어린 학생들이 왜 40대 이상 덕선이 엄마 set의 뽀글 머리를 많이 했던 건지? 여학생 뿐 아니라 남학생들도 그런 머리 많이 했던데, 그게 당시 유행한 최신 헤어 스타일이었던 걸까? ;;

 

(젊은 시절) 김완선 & 이상은 : 이상은 '9등신'인 듭.. 근데
이상은이 김완선 내려다 보며 웃는데, 왜 설레는 건데? ;;


이상은 '담다디' 시절 움짤

 

암튼.. 훤칠한 기럭지에, 중성적인 이미지, 뭔가 개구져 보이면서 귀여운 인상의 이상은은 매력적인 용모와 무대에서 펼쳐 보인 엄청난 끼 & 매번 들고 나오는 대중적인 곡들로 당시 인기 폭발의 아이돌 스타였지만, 어느날 갑자기 "난 싫어, 이런 삶~" 하면서 방송가를 등지고 유학을 떠나게 된다.

 

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당시의 이상은이 너무 매력적이고 그녀가 무대에 나오면 흥이 나고 즐겁고 하니까 좋아했을텐데, 정작 당사자인 톱스타는 그런 삶이 별로 행복하지 않았던 모양이다.('내 안에 예술가의 피가 흐르고 있쒀'..?)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 하지 않던가-

 

그땐 19세에 불과한 어린 소녀였건만.. 정신 없는 방송 스케줄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돈벌이가 목적인 기획사 어른들의 뜻대로 개인적 열망인 '음악적 성취'와는 무관하게 '노래하는 기계'로 제반 여건 쉣인 상황에서 녹음을 강요당하고, '마리오네뜨 인형'처럼 조종 당하던 삶. 그런 것들이 가수 본인의 성향이나 인생관과 많이 대치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겉보기와는 다르게, 좀 음울하고 예민한 구석이 있는 것 같던데...)

 

그래서.. TV 스타로서 너무나 잘나갔던 풋풋 시절의 '이상은'은 대중의 인기와 환호를 뒤로 한 채 유학을 갔다 오고, (예전 만큼의 인기와 화려함은 더이상 없지만) 이후 독자적인 노선으로 활동하면서 개인의 세계관이 많이 반영된 음악을 선보이고, 세월이 흘러 인정 받는 아티스트가 되었다는...<시인이 된 아이돌의 전설>~(뭔가, 급 마무리~;;)

 

이상은 - 삶은 여행(음유 시인 포스 충만~)

 

열 아홉 나이에 '대학생 가요제'로 가수 입문 후 - 곧바로 당대의 '아이돌 스타'로 큰 인기를.. -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활약하며 책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 결국엔 '음유시인'이 된, 역대 <대학 가요제/강변 가요제> 수상자들 중 아주아주 독특한 이력을 지닌 '독보적 행로의 이상은'이 아닌가 싶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이상은의 '삶은 여행'~ 몇 년 전에 많이 들었던 곡이다. 이상은의 목소리는 참 특이한데, 이런 류의 노래도 매력 있게 잘 소화하는 듯... 오래 전 현란하게 다리를 흔들어 대며 무대를 갖고 놀던 '담다디'의 그녀가, 이제는 무대 위에서 시를 그려낸다.. 독특해~

 

* 덧글 : 난, 소위 말하는 '수준 높은 음악'만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음악인들이 말하는 '수준'이란 게 높지 않더라도 <보다 많은 사람들즐길 수 있는 음악,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도, 거리에서 노동을 하고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쉽게 접하고 흥겹게 즐길 수 있는 노래, 그런 음악>이.. 어떤 면에서 보면 더 큰 (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상은'이 큰물에서 신문물을 접하고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한 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음반-노래들' 너무나 훌륭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접하고 흥겹게 즐길 수 있었던 노래는 <담다디>였고 '이상은' 아이돌 시절에 내어놓은 <담다디> 이하 여러 곡들은 수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준 신나는 노래였기에, 가수 개인의 음악사에 있어서도 and 국내 대중 가요사에 있어서도 '가수 이상은'의 <담다디>나 1~2집 때의 노래들이 그녀의 다른 곡들에 비해 결코 그 가치가 덜하지 않다 여겨진다.

 

아울러.. 과거의 방방거리던 연예인 시절을 본인은 머쓱하게 느낄지 몰라도, 많은 대중들은 패기발랄 시절의 '이상은'을 보며 행복해 했고 아직도 그 모습을 통해 큰 즐거움을 느낀다. 그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어린 세대들도 '이상은' 과거의 흔적들을 보며 행복해 하고 있고... 음악인들이 '음악'을 하는 것은 '대중'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다. 누가 뭐래도 <담다디>로 활약했던 그 시기의 '이상은'은 우리가(대중들) 가장 사랑하는 모습이다.  현재도 진행 중인... *

 

'대학+강변 가요제'곡 1위-'이 어둠의 이 슬픔'

'대학+강변 가요제'곡 2위-'그대에게'

'대학+강변 가요제'곡 4~5위-'그대 먼곳에', '어둠 속에서'

'대학+강변 가요제'곡 6~7위-'민들레 홀씨 되어', '꿈의 초상'

'대학+강변 가요제'곡 8~9위-'내가', 'J에게'

'대학+강변 가요제'곡 10위-'노래하는 인형', 번외 '탈락곡'

1988년 여가수 명곡-장혜리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