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문화 컨텐츠 속 '드라큘라'의 원조, '블라드 3세'
우리 나라에서 꽤 많은 팬층을 양산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 DVD 공연 실황에서 '그랭구아르' 역을 맡아 탁월한 가창력과 연기를 선보인 브루노 펠티에(Bruno Pelletier)가 캐나다 뮤지컬 <드라큘라(Dracula)>에서 '주인공' 역을 맡았는데, 극 자체가 아주 스타일리쉬하게 잘 빠졌으며 이 쪽 드라큘라의 느낌 또한 꽤나 매력적이다.
브루노 펠티에 주연의 <드라큘라(Dracula : Entre L'amour et La Mort)>는 몇 년 전 '불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퀘백'에서 초연되었으며, 꽤 오래 전에 관련 음반과 DVD도 출시된 바 있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의 원조 시인=그랭구와르(Gringoire)로 알려져서 그렇지,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브루노 펠티에(Bruno Pelletier)는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 '캐나다' 사람이다. 독일어권도 그렇지만, 불어권 뮤지컬에선 외국인을 주요 인물로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드라큘라 관련 영화로는 조니 뎁(Johnny Depp)의 1994년 출연작 <에드 우드>에서 극 안의 등장 인물로 살짝 나오는 '벨라 루고시(Bela Lugosi)' 주연의 1931년 영화 <드라큘라>가 예전에 우리 나라 TV에서도 자주 해줘서 꽤 유명하다. '드라큘라=드라큐라'는 영화나 외국 TV 시리즈물로 나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데, 보통의 인간들과는 다른 '흡혈귀'여서 얼핏 만들어진 인물 같지만, 실은 극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이 존재한다.(물론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모르는 이들도 많은 듯...)
15세기 루마니아 왈라키아 지방의 영주였던 '블라드 3세(Vlad III)=블라드 체페슈(Vlad Tepes)'.. 오늘날 연극, 영화, 뮤지컬, TV 드라마 등 몇 백 편이 넘는 문화 컨텐츠의 소재 & 제목으로 나온 '드라큘라(Dracula)'란 명칭도 이 블라드 3세가 당시 '드라큘라'란 이름으로 불리워지게 된 데에서 유래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용(Dracul)'이란 작위를 받은 걸 자랑스럽게 여긴 블라드 3세가 거기에 '~의 아들'을 뜻하는 'a'를 붙여 '드라큘라(Dracula)'란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그 명칭을 선호했던 블라드 3세는 서명같은 걸 할 때에도 '블라드 드라큘라'를 더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즉, 실존 인물 '~드라쿨'의 아들을 뜻하는 '드라쿨라'에서 흡혈귀 드라큘라란 용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거기서 유래하긴 했으되, 동화 <푸른 수염>의 실존 인물이라 일컬어지는 '질 드레(Gilles de Rais)가 실제로 한 행동'이 해당 극 속에 나온 내용과 좀 다른 것처럼 '블라드 체페슈(Vlad Tepes)가 실제로 한 일' 역시 극화된 <드라큘라> 속 주인공의 행동과는 많이 다르다.
루마니아 공작이었던 블라드 체페슈(Vlad Tepes)도 '피'를 좋아하긴 했으나, 진짜 '흡혈귀'처럼 사람의 피를 주식으로 삼아 생활했던 건 아니고 전쟁 포로나 범법자로 잡혀 온 사람들을 긴 꼬챙이에 꿰어 죽이는 걸로 유명했다.(그런 걸 보면, 중세 사람들은 굉장히 미개하고 잔인한 면이 있는 듯..) 그의 이름에 나오는 '체페슈'도 루마니아어로 '꼬챙이'를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블라드 3세(Vlad III)=블라드 체페슈(Vlad Tepes)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은 게 아니라 죄수들을 주로 잔인한 방법으로 처형하고 그 앞에서 식사하는 걸 즐겼을 뿐인데, 어찌 하다 보니 '흡혈귀 드라큘라'의 실존 인물로 자리잡게 되었다. 아일랜드 작가인 브람 스토커(Bram Stoker)가 이 인물을 모티브로 해서 <드라큘라>란 호러 소설을 만들어 냈고, 그것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B. 스토커의 이 소설을 토대로 수많은 '드라큘라' 관련 극들이 쏟아져 나왔다.
비록 포로나 죄수들을 처형한 방법이 잔인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무시무시한 흡혈귀인 드라큘라 백작'의 원조가 된 실존 인물 '블라드 드라큘라(Vlad Dracula)'가 당시의 루마니아에선 오스만 제국(터키)으로부터 나라를 지킨 영웅으로 칭송 받았으며, 끔찍한 범법자들을 단호하게 처형하면서 백성들에겐 나름 선정을 베푼 걸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극화된 드라큘라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 '블라드 드라큘라(Vlad Dracula)'와 소설, 영화, TV 시리즈물, 뮤지컬, 연극 속 '드라큘라(Dracula)'엔 별다른 공통점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이름이 '드라큘라'라는 것과 '피를 많이 봤다'는 것 외에는...
각종 문화 컨텐츠에 나오는 '흡혈귀 드라큘라'의 '명칭에 대한 씽크로율'은 기가 막히게 좋은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어쩌면 소설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도 '블라드 3세'의 이름에 나오는 '드라큘라(Dracula)'란 단어의 어감이 유난히 마음에 들어서 그러한 괴기 소설을 만들어낸 것일지 모른다.
예전엔 그저 극 안의 '드라큘라'가 잔인하고 무서운 인물로 많이 그려졌었는데, 요즘 나오는 극화된 '드라큘라'는 거칠면서도 나름 매혹적이고, 보는 이의 연민을 자아내는 쪽으로 꽤 입체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무대 버전(뮤지컬) 흡혈귀물의 경우 '그 안에 나오는 기괴하고 음산한 세트'도 인상적이고 '최근 트랜드에 맞춘 드라큘라 캐릭터' 자체도 잘만 그려내면 꽤 매력적인데, 혹시나 기회 된다면 브루노 펠티에가 초연한 불어권의 캐나다 뮤지컬 <드라큘라>도 국내 버전 라이선스 공연으로 한 번 올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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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1.04 00:20
제가 좋아하는 유래에 대한 이야기네요.^^
답글
그런데 극화된 드라큘라가 더 얌전한거네요. 참.. 사람이 더 무서워..
재밌고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1.04 01:42
벨라 루고시를 능가하는 드라큐라는 오랫동안 나오지 않을 듯합니다.
답글
드라큐라 캐릭터를 위해 태어난 배우라고 할 수 있죠..^^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1.04 02:01
게임 속에서도 드라큘라와 뱀프들은 좋은 소재가 되고 있죠. ㅎㅎ
답글
최근 섹시 트렌드까지 더해져서 더욱 매력적인 존재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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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제일 무서운 영화로 기억되는데..
답글
그런 유래가 있군요! 요즘 드라큘라는 조금은 덜 무섭고
연민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잠깐 스치듯이 보기는 한것
같은데... 무서워서..
케나다 뮤지컬 드라큘라에는 브루노 펠티에가 나오는 군요!
잘 들었습니다. 무섭지만, 오늘은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
이름마저도 블라드라서 Blood와 너무 어감이 비슷하네요. 어쩔 수 없이 드라큘라=흡혈귀가 될 운명을 타고난 인물이었는지도... ^^;
답글
포스팅을 보고나니 전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 영화가 갑자기 떠오르는군요. 개인적으로 꽤 좋아했던 영화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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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뮤지컬 디비디를 찾아서 보실 정도라면 무척 좋아하시는 군요~~ㅎ
답글
예전 블라드 백작이 그렇게 한 건 - 상대 적군의 기를 꺾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들었어요. 멀리서 그 꼬챙이에 꿰어진 시체들이 사기를 꺾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갖가지 잔인한 처형 방법이 소문으로 돌면서도 또 그랬다고 하고 -
Vlad 와 Blood 와 소리가 비슷한 건 어떤 유래가 있는 건지도 궁금하군요.ㅎ
드라큘라처럼 햇볕을 못 보고 피를 빨아야 되는 병이 실제 있었다는 말도 있고 문학적 상징의 의미로 밤에 싸돌아다니는 여자에 대한 단죄라는 말도 있고 드라큐라는 여러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인가봐요 - 좀 섹시하기도 하잖아요 -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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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도 dvd로 나오는군요 처음알았습니다!! ㅋㅋ
답글
글을 쭉 읽어보는데 ㅡ.ㅜ 전 너무 무식한것 같군요
교양좀 쌓아야겠습니다 ㅋㅋ -
중세 시대의 미개함이나 잔인함은...
답글
지금 봐도 섬뜩한 부분이 많아요..
엘리자베스 바토리를 봐도 그렇고..
최근의 연쇄살인범을 봐도 그렇고
인간의 본성 중 한 부분은 저렇게 파괴적인 면이 있나 봅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오락거리로 삼아 소설을 쓰고
영화나 뮤지컬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 -
그사람 성격 희한하네요.ㅎㅎㅎ
답글
근데 전 영국 사람인줄 알앗어요. 전에 티비에서 영국 어디 가니까 드라큘라 백작의 성을 보여준다고 하던데
어서 루마니아 사람이란 애기도 들은적이 잇고요.
아구... 재미나네요.^^ -
winona 2011.07.11 02:58
영화 드라큘라를 굉장히 좋아해서 브루노의 드라큘라 DVD도 갖고싶은데 아무리 찾아 봐도 없네요 ㅠ 어디서 사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답글-
제가 댓글을 늦게 발견해서 답이 늦어졌어요...(죄송합니다~ ㅠ)
브루노씨 '드라큘라'는 예전에 디비디바(dvdva.com)에서 판매하기도
했었는데, 작년 이후로 휴점 중이에요.. 하지만 조만간 재오픈 할지도
모르니, 다시 정상 영업하게 된다면 그곳에 문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아마존 닷컴(amazon.com)에서 'Dracula Entre L'amour et La mort'
치니까 나오던데, 여기서도 현재 판매 중이구요.. 우리 나라 돈으로
4만원대인 것 같아요..
국내에 '구매 대행 사이트'가 많이 생기면 좋을텐데, 아쉬운 대로
당분간은 아마존을 이용해야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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