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죽음의 스카프, 드라마틱한 삶의 댄서 '이사도라 던컨'

타라 2010. 11. 29. 21:43
'모던 댄스의 대모(현대 무용의 시초가 된 무용수)'라 할 수 있는 이사도라 던컨은 19세기 말 미국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처녀와 바람이 나서 어머니와 이혼하게 되었고 어머니 쪽에서 네 자녀를 양육하였는데, 생계를 돕기 위해 이사도라와 그녀의 언니는 10대의 나이 때부터 벌써 동네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Isadora Duncan(1878~1927)


이사도라도 한 때 '발레'를 배웠고 먹고 살기 위해 무용 일을 시작하긴 했으나, 워낙에 '자유로운 영혼'인 그녀에게 '동작 상의 제약이 너무 많은 발레'는 체질에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유럽으로 진출한 이사도라 던컨은 정형화된 패턴의 발레 동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뉴 버전 무용을 개발했고, 그곳에서 현대 무용의 대표 주자로 알려지면서 큰 호응을 얻게 되었다. '무용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무대 위에서의 이사도라 던컨은 발레 슈즈를 벗어던진 채 가벼운 옷차림 & 맨발로 춤을 췄는데, 그로 인해 '맨발의 댄서'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사도라 던컨 曰 : "춤이란 단순히 춤추는 동작이 아니라, 춤추는 사람의 '정신'과 '사상'을 몸짓에 담아내어 표현하는 것이다. 만약 춤이 예술로서의 생명력을 얻지 못한다면, 춤이라는 명칭을 고대의 먼지 속에 묻어두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이사도라는 고대 그리스의 예술 작품이나 바람, 파도와 같은 자연물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 그의 '자유 댄스'는 당시 프랑스와 독일 쪽에서 특히 높은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것을 발판으로, 이사도라 던컨은 1904년 베를린에다가 무용 학교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그 후 프랑스, 미국, 독일, 영국, 러시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하던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은 '현대 무용 탄생'의 주춧돌 역할을 하며 전세계 무용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의 인생은 나름 잘나가는 듯 싶었지만, 사생활 면에선 이런저런 굴곡이 많았다.


부모의 이혼을 보구서 어린 시절 독신을 결심했으나,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지게 된 이사도라는 두 남자들을 통해 차례 차례 자식을 낳기도 했지만 여러 번 자식을 잃는 슬픔을 겪어야만 했다. 1920년 경.. 40세를 넘긴 이사도라 던컨은 죽은 자신의 아들과 많이 닮은 17세 연하의 러시아 시인 '세르게이 에세닌'을 만나 결혼하였지만, 신경 쇠약 & 간질 &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던 그와의 결혼 생활은 불행했다.

이사도라 던컨 & 세르게이 에세닌


감정 기복이 심했던 에세닌은 내내 이사도라를 괴롭히며 힘들게 하다가 서른 살의 나이에 러시아로 돌아가 자살하였고, 이사도라는 그 후 프랑스 니스에서 지냈다. 이젠 한물 간 무용수로, 꽤 쓸쓸한 말년을 보내야 했던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은 프랑스의 니스에서 기이한 죽음을 맞게 된다.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 한 청년의 권유로, 이사도라는 긴 스카프를 두른 채 드라이브를 나갔다. 하지만 차가 출발한 뒤 그녀의 길다란 스카프가 바람에 의해 자동차 바퀴에 말려 들어갔고, 그로 인해 목이 졸린 이사도라 던컨은 그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사람 몸에 두른 숄이 자동차 바퀴에 휘감긴 걸 보면, 당연히 뚜껑 열린 차다.)


'어떤 유명한 여자가 긴 스카프(숄)로 인해 달리던 차 안에서 목 졸려 죽었다더라~' 하는 얘기는 <기이한 죽음 스토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인데, 그 주인공이 바로 '현대 무용의 어머니=이사도라 던컨'이다. 그 드라마틱한 '삶' 만큼이나 '죽음 '역시 무척 극적이었던 인물이 아닌가 싶다. 한 편으로, '이사도라 던컨의 죽음'에 얽힌 이 일화는 '뚜껑 열린 스포츠카 좋아하지 말자~' or '오픈카를 탈 때엔 절대로 긴 스카프를 두르지 말자~'는 교훈을 남긴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일반 뮤지컬에 비해 '프랑스 뮤지컬'을 유난히 좋아하는 편인데, 그 좋아하는 45% 정도의 이유가 그 안에 나오는 '댄서들의 예술적인 몸동작' 때문이다. 이 쪽 국가의 작품엔, 특유의 격렬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다. 헌데.. 19세기 무렵에 그런 식으로, 기존의 '(틀에 박힌) 춤에 대한 인식'을 180도 바꿔놓은 '현대 무용의 창시자'가 바로 이사도라 던컨인지라 그녀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다.

비록 그녀가 '긴 숄 & 자동차 바퀴'의 합작품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긴 했지만,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이 온몸으로 보여준 자유로운 예술혼은 후대의 무용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 사생활 면에서 이런저런 굴곡이 있었어도, 마음 가는대로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불살랐던 그녀의 일생은 그 나름대로 충분히 가치 있는 그것이었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