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뮤직

아시아의 전설 '안전지대' 리더가 '박용하'에게 선물한 곡

타라 2010. 10. 23. 23:50
얼마 전 J-Pop의 살아있는 전설 '안전지대(安全地帶)'가 국내에서 내한 공연을 가졌고, 공연은 성황리에 잘 끝났다. 이 공연엔, 국내의 유명 가수들도 관람객으로 많이 참석했다. 지난 여름에 세상을 떠난 우리 나라 배우 '박용하'는 2003년 가수로 데뷔한 이후 일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린 한류 스타인데, 일본 가수들 중 안전지대의 리드 보컬 타마키 코지(玉置 浩二)와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아시아 투어에서 타마키 코지상이 종종 박용하에 대해 언급을 하거나, 최근에 있었던 한국 공연 때 '한 때 친구 사이였던 박용하'를 위해 이 그룹의 히트곡인 'friend'를 부르기도 했다.(58년생인 코지상과 77년생인 박용하.. 나이 차가 좀 있지만, 같은 업계 사람이 친분을 나누는 데에 나이 차는 별로 중요치 않으므로...) 안전지대의 'friend'는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노래이다.

일본 문화가 개방되기 훨씬 이전부터 안전지대
(Anzenchitai)는 국내에서 지하 팬덤을 형성하고, 한국의 발라드 작곡가나 가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그룹이다. 이 그룹의 곡 중엔 '정말 좋은 노래'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 빼어난 곡들을 작곡한 사람이 바로 '안전지대'의 보컬인 타마키 코지(玉置 浩二)이다.

혹자들은 이 사람을 두고 '천재'라고도 하는데,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 작곡가들 곡보다 타마키 코지의 곡들이 내게 더 큰 감동과 위안을 줄 때도 있으므로 때론 그 말이 와닿을 때가 있다.(헌데.. 뭔가에 특출난 이들은 역시 열이 많은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타마키 코지도 사생활 면에선 다소 거시기한 면이 있다. 결혼을 4번 했대나, 어쨌대나.. 아니, 자기가 무슨 헨리 8세냐고? ;; 타마키 성질도 좀 드럽다고~)

'안전지대'의 리드 보컬 타마키 코지

아무튼.. 가수로서의 실력이나 작곡 능력 면에선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는 안전지대 보컬 '타마키 코지(Tamaki Koji)의 노래'는 듣는 사람의 가슴을 마구마구 후벼파는 듯한 아련함과 극강 감성적임이 존재하는데, 그가 우리 나라 가수(& 배우) 박용하에게 선물했다는 곡 'Truth' 역시 코지표 KS 마크가 붙어서 그런지 '전반적인 노래 느낌'이라든지 '멜로디 라인'이 참 좋다.(다마키 고지가 원래 남한테 곡 잘 안주는 사람인데, 박용하의 노래 음색이 마음에 들어서 곡을 주게 되었다고 함~)

너무 좋아서 요즘 매일매일 듣고 있는 노래인데, 타마키 코지가 작곡한 멜로디 자체도 훌륭하지만 박용하 역시 이 곡의 느낌을 참 잘 살려서 불렀단 생각이다. 원래 일본어 특유의 어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노래의 경우엔 주어진 '멜로디'와 '일본어 가사' 씽크로도 유난히 좋은 편이다.

1994년에 청소년 연기자로 데뷔한 박용하는 2002년에 방영된 드라마 <겨울 연가>의 일본 진출 이후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어, 그곳에서 가수로서도 크게 성공한 배우이다.(한국에서 보다는 일본에서 더 큰 인기를 끈 스타~) 일본에선 3년 연속으로 '일본 골드 디스크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타마키 코지가 생전의 박용하를 위해 작곡해 준 노래 'Truth'

2002년 <겨울 연가>가 방영될 당시, 개인적으로 '2000년대에 나온 이병훈표 사극 중에서 최고라 여기는 <상도>'가 방영되고 있었기에 그 상대 드라마인<겨울 연가>는 주말에 재방송으로만 시청했었다.

그런데.. <상도>는 총 50회 중에 단 한 회도 재미없을 때가 없었을 정도로 흡인력이 대단했던 것에 반해, 초반에 재미있었던 <겨울 연가>는 극 중간에 내용이 좀 구태의연하게 흘러가고 지루한 대목이 있었기에 스킵한 부분이 많다. 중간 부분은 빼먹고, 결말이 궁금해서 끝부분만 다시 시청했던...

그래서 일본에선 꽤나 먹히는 마스크라는 <겨울 연가> '상혁' 역 박용하의 활약상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뒤늦게 이리 확인하고 보니 새삼 '그 시절의 박용하가 참 잘생긴 얼굴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 여성들이 왜 좋아했는지 알 것 같은... 동양권 여성들은 너무 강렬하거나 남자답게 생긴 얼굴을 부담스러워 하며, 이런 식으로 담백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한동안은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박용하의 '가수 활동'에 대해서도 잘 몰랐었는데, 최근 들어 박용하가 부른 노래를 듣고 있자니 '가수로서의 박용하'도 꽤 괜찮아 보인다.

2000년대 접어들어, 박용하의 이력은 참 특이한 편이다. 일본에선 대박이었을지 몰라도 <겨울 연가>란 드라마가 90년대에 방영된 <사랑을 그대 품안에>나 <별은 내 가슴에>처럼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대박 드라마'는 아니었다. 헌데, 그렇게 '국내에서 중박 정도의 드라마' 메인 남주(배용준)도 아닌 서브 남주(박용하)가 메인 남자 주인공 못지않게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연기자'로서 인지도를 쌓은 뒤 결국엔 '가수'로서 더 큰 성공을 거둔 것이었으니 말이다..

박용하는 2년 전에도 '일본 골드 디스크 베스트 아시아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TV 드라마에도 나왔었는데.. 한국인들 뿐 아니라 일본인들에게까지 '배우'로서 또 '가수'로서 큰 사랑을 받은 그가 젊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굉장히 큰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아무쪼록, 그곳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타마키 코지 작곡/박용하 노래 'Truth' 한국어 버전


'안전지대(安全地帶)'를 J-Pop 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의 전설적인 그룹'으로 만든 이 팀의 작곡가 타마키 코지(玉置浩二)가 박용하를 위해 선물한 곡 'Truth'는 한국어 가사로 된 국내 버전도 존재한다. 'Truth'란 곡이 2005년 박용하의 일본 싱글 앨범으로 발매된 곡 같은데, 그의 사후인 이번 달에 국내에서 발매된 <박용하-The Memory> 앨범에도 동일곡인 한국판 'Truth In 394's'가 실려 있다. 이 곡 한국어 버전의 작사는 박용하가 직접 했다.

아시아 발라드계의 황제 '타마키 코지'가 만든 이 곡(Truth) 특유의 감성은 역시 좋고, '박용하' 보컬의 느낌도 참 좋다. 안전지대와 박용하의 노래를 들으며, 깊어가는 가을을 마음껏 만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