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 하다가 인연이 닿아서 '안전지대(Anzenchitai)'나 '엑스 재팬(X-Japan)' 노래들로 J-Pop에 입문했기 때문에, 나에겐 아직까지 이 두 그룹이 일본 가요의 전설적인 존재나 마찬가지다. 굳이 나 뿐만이 아니라, J-Pop을 좋아하는 다른 이들에게도 그러할 듯...
'내일 또 생각이 나겠지'란 곡으로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했었다.
한국인 입장에서 일본은 굉장히 오묘한 나라인데.. 불과 100년도 채 지나지 않은 과거의 일(식민 지배) & 기타 등등의 잡음 때문에 굉장히 껄끄러우면서, 은근 가까운 구석도 많은 복합적인 관계이다.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동양권에선 '중국→한국→일본' 이런 식으로 문화 전파가 많이 되었고 서로서로 영향을 끼쳤기에 서구의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비교적 비슷한 구석이 많다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 문화 자체가 크게 취향은 아니지만, 오래 전에 우연히 접하게 된 '안전지대' 특유의 노래나 보컬의 서정적인 목소리톤은 뭔가 아련하고 사람의 감성을 마구마구 자극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서 예전에 자주 듣곤 했었다. 그들의 노래는 한국 가요로도 심심찮게 리메이크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인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누렸던 일본의 전설적인 그룹 '안전지대(安全地帯)'가 내한한다고 한다. 공연 날짜가 얼마 안 남았는데, 홍보가 너무 안된 듯하다. 일본 그룹 '안전지대' 내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공연 날짜는 2010년 10월 17일 일요일 오후 5시/장소는 경희 대학교 평화의 전당이며, 단 1회 공연이다.
※ J-Pop의 전설적인 그룹, 안전지대(安全地帯) 내한 공연 정보 ※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0005942
한 가지 흠이라면,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이 좀 센 편이다. 'VIP석 132,000원/R석 110,000원/S석 99,000원/A석 88,000원'이니, 선뜻 지르기엔 좀 부담스런 가격이 아닐까 한다.(그래서 예매율도 좀 저조한 듯...) 요즘엔 경기도 안 좋고, 문화 공연을 직접 보러간다는 게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들은 아니기에, 공연 예매 사이트의 '예매 순위'를 보면 확실히 '가격이 비싼 공연'은 상위권을 차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쨌든..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니, 과거에 안전지대(安全地帯)의 노래를 좀 들어봤다 하는 이들에겐 그들의 노래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공연 횟수가 1회 뿐이어서, 한국 관객들에겐 이번에 그들의 라이브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것 같다. 일본, 홍콩, 대만에 이어 한국 찍고, 싱가폴에도 (공연하러) 가는 모양이다.
안전지대의 데뷔곡 'ワイン レッドの 心(와인 레드의 마음)'은 예전에 우리 나라 배우 박용하가 일본에서 가수 활동할 때 부르는 걸 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데, 이 곡을 들으니 새삼 그가 많이 생각난다.(재주도 많고, 꽤 괜찮은 사람 같았는데.. 더 오래 살지, 박용하는 왜 일찍 죽어가지고.. ㅠ)
리드 보컬 '타마키 코지'는 작사/작곡까지 하는 능력자이다)
일본 그룹 안전지대가 부른 곡들 중 '悲しみに さよなら(카나시미니 사요나라)'는 정말 유명한 노래이고, 'あなたに', 'Friend', '碧い 瞳の エリス(푸른 눈의 엘리스)', 'ワイン レッドの 心', '夏の 終わりの ハ-モニ' 같은 곡도 국내에선 꽤 알려진 노래들이다. 안전지대의 히트곡들은 우리 나라 가수 엠씨 더 맥스(MC The Max), 캔(Can), 이수영, 포지션, 테이 등이 한국어로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안전지대의 곡은 ほほえみ, あなたに, Friend, ワインレッドの 心, Only You 같은 노래인데, 이 그룹의 리드 보컬인 타마키 코지(玉置 浩二)의 '감성적이고 호소력 짙은 음색'은 듣는 이의 마음을 마구마구 후벼파는 듯 아득하게 느껴지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안전지대의 노래들 중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진 곡들은 따로 있지만, 난 타마키 코지의 목소리로 불리워지는 'ほほえみ(호호에미)'를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이 곡에 대한 인지도는 많이 낮은 것 같아서 좀 아쉽다.
개인적으로 '안전지대' 하면, 예전에 머리하러 갔던 한 미용실 원장이 생각나기도 한다. 꽤나 무르익은 저녁 시간.. 지인의 추천으로 간 그 미용실에서 한참 머리(헤어 펌) 하고 있는데, 그 미용실 온 공간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안전지대의 노래'가 흐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보통 그런 곳에 가면 경박스럽고 시끄러운 노래들이 많이 흘러나오곤 했었는데.. 그날은 어딘지 모르게 몽롱한 듯 하면서 아련한 느낌인 안전지대(安全地帯)의 발라드가 오랜 시간 동안 흐르는 가운데, 머리 하면서 꽤 기분 좋은 나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인이 추천해 준 그 미용실 원장은 남자였는데, '안전지대'의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 팬인 듯했다. 나름 '안전지대 노래' 좀 들어봤다고 아는 척 하니까 그 남자 원장, 무척 기뻐했다. 그렇게나 감성적이고 아련한 분위기의 '안전지대' 노래를 들으며 머리(퍼머)를 한 건 처음이었는데, 그 느낌이 상당히 좋았었다. 미용실 원장의 취향 덕분에 나름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