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뮤직

감성 자극, J-Pop의 전설적인 그룹 '안전지대' 첫 내한

타라 2010. 10. 12. 22:39
안전지대(Anzenchitai)는 1980~90년대에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일본 밴드인데, 난 이 그룹을 2000년(or 90년대 후반) 쯤에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10여 년 전.. 국내 가요도 듣고, 미국이나 영국 쪽 팝도 듣다가, 불현듯 J-Pop도 한 번 들어볼까 하면서 우연히 알게 된 그룹이 안전지대(安全地)이다. 일본 가수들 중에선 국내에서도 꽤 인기 많은 편이었다.

어찌어찌 하다가 인연이 닿아서 '안전지대(Anzenchitai)'나 '엑스 재팬(X-Japan)' 노래들로 J-Pop에 입문했기 때문에, 나에겐 아직까지 이 두 그룹이 일본 가요의 전설적인 존재나 마찬가지다. 굳이 나 뿐만이 아니라, J-Pop을 좋아하는 다른 이들에게도 그러할 듯...

 
안전지대 노래 'あなたに' : 이 곡은 예전에 한국 가수 캔(Can)이
'내일 또 생각이 나겠지'란 곡으로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했었다.

한국인 입장에서 일본은 굉장히 오묘한 나라인데.. 불과 100년도 채 지나지 않은 과거의 일(식민 지배) & 기타 등등의 잡음 때문에 굉장히 껄끄러우면서, 은근 가까운 구석도 많은 복합적인 관계이다.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동양권에선 '중국→한국→일본' 이런 식으로 문화 전파가 많이 되었고 서로서로 영향을 끼쳤기에 서구의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비교적 비슷한 구석이 많다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 문화 자체가 크게 취향은 아니지만, 오래 전에 우연히 접하게 된 '안전지대' 특유의 노래나 보컬의 서정적인 목소리톤은 뭔가 아련하고 사람의 감성을 마구마구 자극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서 예전에 자주 듣곤 했었다. 그들의 노래는 한국 가요로도 심심찮게 리메이크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인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누렸던 일본의 전설적인 그룹 '안전지대(安全地)'가 내한한다고 한다. 공연 날짜가 얼마 안 남았는데, 홍보가 너무 안된 듯하다. 일본 그룹 '안전지대' 내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공연 날짜는 2010년 10 17일 일요일 오후 5시/장소는 경희 대학교 평화의 전당이며, 단 1회 공연이다.

J-Pop의 전설적인 그룹, 안전지대(安全地帯) 내한 공연 정보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0005942

한 가지 흠이라면,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이 좀 센 편이다. 'VIP석 132,000원/R석 110,000원/S석 99,000원/A석 88,000원'이니, 선뜻 지르기엔 좀 부담스런 가격이 아닐까 한다.(그래서 예매율도 좀 저조한 듯...) 요즘엔 경기도 안 좋고, 문화 공연을 직접 보러간다는 게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들은 아니기에, 공연 예매 사이트의 '예매 순위'를 보면 확실히 '가격이 비싼 공연'은 상위권을 차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쨌든..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니, 과거에 안전지대(安全地)의 노래를 좀 들어봤다 하는 이들에겐 그들의 노래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공연 횟수가 1회 뿐이어서, 한국 관객들에겐 이번에 그들의 라이브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것 같다. 일본, 홍콩, 대만에 이어 한국 찍고, 싱가폴에도 (공연하러) 가는 모양이다.

안전지대의 데뷔곡 'ワイン レッドの 心(와인 레드의 마음)'은 예전에 우리 나라 배우 박용하가 일본에서 가수 활동할 때 부르는 걸 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데, 이 곡을 들으니 새삼 그가 많이 생각난다.(재주도 많고, 꽤 괜찮은 사람 같았는데.. 더 오래 살지, 박용하는 왜 일찍 죽어가지고.. ㅠ)

그룹 안전지대(安全地帯)의 노래 'Friend' (이 그룹의 
 
리드 보컬 '타마키 코지'는 작사/작곡까지 하는 능력자이다)


일본 그룹 안전지대가 부른 곡들 중 '悲しみに  さよなら(카나시미니 사요나라)'는 정말 유명한 노래이고, 'あなたに', 'Friend', '碧い 瞳の エリス(푸른 눈의 엘리스)', 'ワイン レッドの 心', '夏の 終わりの ハ-モニ' 같은 곡도 국내에선 꽤 알려진 노래들이다. 안전지대의 히트곡들은 우리 나라 가수 엠씨 더 맥스(MC The Max), 캔(Can)이수영, 포지션, 테이 등이 한국어로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안전지대의 곡은 ほほえみ, あなたに, Friend, ワインレッドの 心, Only You 같은 노래인데, 이 그룹의 리드 보컬인 타마키 코지(玉置 浩二)의 '감성적이고 호소력 짙은 음색'은 듣는 이의 마음을 마구마구 후벼파는 듯 아득하게 느껴지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안전지대의 노래들 중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진 곡들은 따로 있지만, 난 타마키 코지의 목소리로 불리워지는 'ほほえみ(호호에미)'를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이 곡에 대한 인지도는 많이 낮은 것 같아서 좀 아쉽다.

 안전지대 노래 'ほほえみ'(하이라이트 부분) 

그간 '뭉쳤다, 찢어졌다..'를 반복했던 안전지대(安全地)는 올해 다시 재결성하였고, 이번에 야심차게 '아시아 투어'를 기획한 모양이다. 이젠 '안전지대' 멤버 5명 모두 50대 중년의 나이가 되었지만, 그들의 주옥같은 멜로디의 노래는 여전할 것 같다. 안전지대의 서정적이고 감수성 짙은 노래는 한국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하고, 이 계절에도 잘 맞으니, 여력이 되는 이들에겐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다.

개인적으로 '안전지대' 하면, 예전에 머리하러 갔던 한 미용실 원장이 생각나기도 한다. 꽤나 무르익은 저녁 시간.. 지인의 추천으로 간 그 미용실에서 한참 머리(헤어 펌) 하고 있는데, 그 미용실 온 공간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안전지대의 노래'가 흐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보통 그런 곳에 가면 경박스럽고 시끄러운 노래들이 많이 흘러나오곤 했었는데.. 그날은 어딘지 모르게 몽롱한 듯 하면서 아련한 느낌인 안전지대(安全地)의 발라드가 오랜 시간 동안 흐르는 가운데, 머리 하면서 꽤 기분 좋은 나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인이 추천해 준 그 미용실 원장은 남자였는데, '안전지대'의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 팬인 듯했다. 나름 '안전지대 노래' 좀 들어봤다고 아는 척 하니까 그 남자 원장, 무척 기뻐했다. 그렇게나 감성적이고 아련한 분위기의 '안전지대' 노래를 들으며 머리(퍼머)를 한 건 처음이었는데, 그 느낌이 상당히 좋았었다. 미용실 원장의 취향 덕분에 나름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