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인 지금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직업들이 많이 존재하고, 세상이 변화됨에 따라 또 다른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날 걸로 예상된다. 불과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존재했었던 '조선 시대'에도 우리 기준에서 특이하게 느껴지는 직업들이 꽤 있었는데, 한 때 드라마로 나와서 큰 인기를 끌었던 '다모(茶母)'의 경우 특이한 자질이 요구되는 전문직이라 할 수 있다.
앞에 <茶 : 차 다>자가 들어간 걸로도 알 수 있듯, 조선 시대 때의 '다모(茶母)'는 <관에 소속되어 '차(茶)를 끓이는 일'을 담당했던 관비>를 지칭하는 말이다. 거기에 더하여, 탐정(비밀 경찰) 노릇도 겸했던 걸로 알려져 있다. 뒤에 들어가는 '母(모)'는 특정한 일을 담당했던 여인을 뜻하는 말로, 조선 시대 땐 '차 끓이고 형사 사건을 조사하는 다모(茶母)' 외에도 '반찬 만드는 일을 도맡아 했던 찬모(饌母)', '세자의 교육을 담당했던 보모(保母)', '돈 받고 바느질했던 침모(針母)' 등의 직업이 존재했다.
어제 임성한 작가의 신작 드라마를 잠깐 보다 보니, 남자 주인공 이름이 '다모(성까지 합치면 아다모)'로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극 안의 인물들이 "다모야~" 하면서 그 캐릭터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다모? 저 사람이 무슨 조선 여형사인가.. 하지원이야~?'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주말극을 보다 보면 2003년 드라마 <다모>의 향기를 풍기는 극들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얼마 전 인기리에 끝난 주말극 <시크릿 가든>만 봐도, 한 때 '다모 폐인'이었다는 김은숙 작가가 '드라마 다모에 대한 오마주'로 만든 극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본 설정 자체가 <다모>와 흡사하다. 캐스팅 된 여주인공(하지원)도 동일하다.
2003년에 방영되었던 전설의 폐인 드라마 <다모>에선 하지원이 좌포청에 소속된 '조선 여형사 & 차 따르던 관비'로 나왔는데, 부모 잃은 고아이자 좌포청의 '홍일점'이었던 그녀를 이부장, 백부장 등 좌포청 남자들이 친여동생처럼 아껴주고, 그 무리를 이끄는 대장 격인 '황보 종사관'은 그런 다모를 끔찍하게 여기면서 '사랑'하는 남자로 나왔었다.
최근에 방영된 <시크릿 가든>에선 하지원이 액션 스쿨의 '홍일점'이자 부모를 잃고 친구랑 같이 살아가는 스턴트 우먼으로 나왔으며, 그런 그녀를 액션 스쿨 남정네들이 친여동생처럼 아껴주고, 그곳 대장인 '임감독'은 남몰래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로 나왔었다.
여주를 둘러싼 환경, 꽤나 비슷한 설정이 아닌가- 거기에다가 '여주인공 아버지에 관련한 트라우마'를 지닌 <다모>의 장성백 같은 남자가 <시크릿 가든>에도 등장한다. 한 쪽은 여주인공 아버지가 어린 여동생을 지켜주라 했는데, 지켜주지 못해서 괴로워 했던 남자로.. / 다른 한 쪽은 여주인공 아버지가 어린 그녀에게 꼭 전해달란 말이 있었는데, 전해주지 못한 채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앓고 있었던 남자로..
두 드라마 모두 '애초에 남자 쪽에서 우연한 기회에 여주인공의 모습을 훔쳐보게 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도 비슷하고, 결말부에 남주-여주가 나란히 누워서 '아~ 이 사람이 (그 때의) 그 사람이구나..' 하며 쳐다보고 있는 설정도 왠지 익숙한 느낌이다.(남녀 역할이 크로스되고, 한 쪽은 '비극적 결말' / 다른 한 쪽은 '해피 엔딩'이라는 차이점은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한 때 '다모 폐인'이었던 입장에선, 다른 드라마들 속에서 그것의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참 야릇한 느낌이 들곤 한다. 임성한 작가의 신작 드라마의 경우.. 굳이 그것을 의식했다기 보다는 어찌 하다 보니까 그런 이름이 나왔는진 모르겠지만(한 때 남자 주인공 이름 '왕모'로 재미를 봐서 이번엔 '다모'로 가는 걸지도...;;), 그 집 식구들이 남자 주인공 '다모'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폐인 드라마 <다모>가 자동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조선 시대 때 실제 존재했던 여자 경찰=다모'를 이야기할 때, 드라마 속에 나온 '하지원'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우포청과 좌포청은 조선의 9대 임금인 성종 시대에 만들어졌는데, 당시 그곳에 소속되어 비밀 경찰로 일했던 다모(茶母)는 드라마 속에 나온 하지원처럼 '중키에 곱상한 외모'가 아니라 '(그 때 기준으로) 여성들의 평균 키를 훌쩍 넘겨야 하고, 40kg나 나가는 쌀가마니 정도는 가볍게 휙~ 들 수 있을 정도로 힘 센 장사'여야 뽑힐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시기에 '남자 형사'들은 사대부가의 집 내부에 있는 깊숙한 곳에 들어갈 수 없었기에 '여형사'인 다모가 투입되었고, 조선 시대의 다모(茶母)는 치맛 속에 '비교적 큰 부피의 오랏줄과 철퇴(쇠도리깨)'를 숨긴 채 그 집 여종들을 매수하여 수상한 집을 염탐하다가 증거가 확실하면 직접 죄인을 오랏줄로 묶어서 잡아오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것두, 역모 죄인 같은 굵직굵직한 용의자들을 말이다..
당시 양반들의 집에는 '가족 아닌 외부 남자들'이 출입할 수 없는 안채가 있었는데, 이곳에 범인들이 숨어 들어갔을 때 '숨은 죄인'들을 잡아내는 것도 여형사인 '다모'의 몫이었다. 그녀들이 근무 시간에 소지했던 '쇠도리깨'는 쇠몽둥이 같은 것으로, 범인 잡아낼 때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2003년 <다모> 방영 직전, 여주인공이 가끔은 '남장'을 하고 '무술'도 한다는 사실을 접하고서 '이런 역할은 하지원보다 키가 훌쩍 크거나 덩치 큰 여배우가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드라마 시작 후 '<다모>에서의 여주인공은 남자 주인공들과의 멜로적인 요소가 큰 역할'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걸 기준으로 한다면 '하지원이 딱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더랬다. 하지만 기록에 나온 조선의 실제 다모(茶母)를 생각한다면..?
예전에 다른 드라마에서 탤런트 양희경이 '다모'로 나온 적도 있었는데, 조선 시대 때 존재했던 '실제 다모(茶母)'들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하지원 보다는 양희경 쪽이 좀 더 근접한 이미지 같기도 하다..
앞에 <茶 : 차 다>자가 들어간 걸로도 알 수 있듯, 조선 시대 때의 '다모(茶母)'는 <관에 소속되어 '차(茶)를 끓이는 일'을 담당했던 관비>를 지칭하는 말이다. 거기에 더하여, 탐정(비밀 경찰) 노릇도 겸했던 걸로 알려져 있다. 뒤에 들어가는 '母(모)'는 특정한 일을 담당했던 여인을 뜻하는 말로, 조선 시대 땐 '차 끓이고 형사 사건을 조사하는 다모(茶母)' 외에도 '반찬 만드는 일을 도맡아 했던 찬모(饌母)', '세자의 교육을 담당했던 보모(保母)', '돈 받고 바느질했던 침모(針母)' 등의 직업이 존재했다.
어제 임성한 작가의 신작 드라마를 잠깐 보다 보니, 남자 주인공 이름이 '다모(성까지 합치면 아다모)'로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극 안의 인물들이 "다모야~" 하면서 그 캐릭터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다모? 저 사람이 무슨 조선 여형사인가.. 하지원이야~?'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주말극을 보다 보면 2003년 드라마 <다모>의 향기를 풍기는 극들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얼마 전 인기리에 끝난 주말극 <시크릿 가든>만 봐도, 한 때 '다모 폐인'이었다는 김은숙 작가가 '드라마 다모에 대한 오마주'로 만든 극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본 설정 자체가 <다모>와 흡사하다. 캐스팅 된 여주인공(하지원)도 동일하다.
2003년에 방영되었던 전설의 폐인 드라마 <다모>에선 하지원이 좌포청에 소속된 '조선 여형사 & 차 따르던 관비'로 나왔는데, 부모 잃은 고아이자 좌포청의 '홍일점'이었던 그녀를 이부장, 백부장 등 좌포청 남자들이 친여동생처럼 아껴주고, 그 무리를 이끄는 대장 격인 '황보 종사관'은 그런 다모를 끔찍하게 여기면서 '사랑'하는 남자로 나왔었다.
최근에 방영된 <시크릿 가든>에선 하지원이 액션 스쿨의 '홍일점'이자 부모를 잃고 친구랑 같이 살아가는 스턴트 우먼으로 나왔으며, 그런 그녀를 액션 스쿨 남정네들이 친여동생처럼 아껴주고, 그곳 대장인 '임감독'은 남몰래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로 나왔었다.
여주를 둘러싼 환경, 꽤나 비슷한 설정이 아닌가- 거기에다가 '여주인공 아버지에 관련한 트라우마'를 지닌 <다모>의 장성백 같은 남자가 <시크릿 가든>에도 등장한다. 한 쪽은 여주인공 아버지가 어린 여동생을 지켜주라 했는데, 지켜주지 못해서 괴로워 했던 남자로.. / 다른 한 쪽은 여주인공 아버지가 어린 그녀에게 꼭 전해달란 말이 있었는데, 전해주지 못한 채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앓고 있었던 남자로..
두 드라마 모두 '애초에 남자 쪽에서 우연한 기회에 여주인공의 모습을 훔쳐보게 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도 비슷하고, 결말부에 남주-여주가 나란히 누워서 '아~ 이 사람이 (그 때의) 그 사람이구나..' 하며 쳐다보고 있는 설정도 왠지 익숙한 느낌이다.(남녀 역할이 크로스되고, 한 쪽은 '비극적 결말' / 다른 한 쪽은 '해피 엔딩'이라는 차이점은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한 때 '다모 폐인'이었던 입장에선, 다른 드라마들 속에서 그것의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참 야릇한 느낌이 들곤 한다. 임성한 작가의 신작 드라마의 경우.. 굳이 그것을 의식했다기 보다는 어찌 하다 보니까 그런 이름이 나왔는진 모르겠지만(한 때 남자 주인공 이름 '왕모'로 재미를 봐서 이번엔 '다모'로 가는 걸지도...;;), 그 집 식구들이 남자 주인공 '다모'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폐인 드라마 <다모>가 자동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조선 시대 때 실제 존재했던 여자 경찰=다모'를 이야기할 때, 드라마 속에 나온 '하지원'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우포청과 좌포청은 조선의 9대 임금인 성종 시대에 만들어졌는데, 당시 그곳에 소속되어 비밀 경찰로 일했던 다모(茶母)는 드라마 속에 나온 하지원처럼 '중키에 곱상한 외모'가 아니라 '(그 때 기준으로) 여성들의 평균 키를 훌쩍 넘겨야 하고, 40kg나 나가는 쌀가마니 정도는 가볍게 휙~ 들 수 있을 정도로 힘 센 장사'여야 뽑힐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시기에 '남자 형사'들은 사대부가의 집 내부에 있는 깊숙한 곳에 들어갈 수 없었기에 '여형사'인 다모가 투입되었고, 조선 시대의 다모(茶母)는 치맛 속에 '비교적 큰 부피의 오랏줄과 철퇴(쇠도리깨)'를 숨긴 채 그 집 여종들을 매수하여 수상한 집을 염탐하다가 증거가 확실하면 직접 죄인을 오랏줄로 묶어서 잡아오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것두, 역모 죄인 같은 굵직굵직한 용의자들을 말이다..
당시 양반들의 집에는 '가족 아닌 외부 남자들'이 출입할 수 없는 안채가 있었는데, 이곳에 범인들이 숨어 들어갔을 때 '숨은 죄인'들을 잡아내는 것도 여형사인 '다모'의 몫이었다. 그녀들이 근무 시간에 소지했던 '쇠도리깨'는 쇠몽둥이 같은 것으로, 범인 잡아낼 때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곱상하게 생긴 하지원은 아무리 봐도 '40kg 짜리 쌀가마니를 번쩍 들고, 철퇴 들고 다니며 문 부수고 들어가 무지막지하게 죄인 포박하게 생긴 이미지'는 아닌 듯..;;
2003년 <다모> 방영 직전, 여주인공이 가끔은 '남장'을 하고 '무술'도 한다는 사실을 접하고서 '이런 역할은 하지원보다 키가 훌쩍 크거나 덩치 큰 여배우가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드라마 시작 후 '<다모>에서의 여주인공은 남자 주인공들과의 멜로적인 요소가 큰 역할'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걸 기준으로 한다면 '하지원이 딱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더랬다. 하지만 기록에 나온 조선의 실제 다모(茶母)를 생각한다면..?
예전에 다른 드라마에서 탤런트 양희경이 '다모'로 나온 적도 있었는데, 조선 시대 때 존재했던 '실제 다모(茶母)'들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하지원 보다는 양희경 쪽이 좀 더 근접한 이미지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