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턴 국내에서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대형 신인 배우 탄생'이 뜸해진 것 같다. 몇 년 전(2009년) <꽃보다 남자> 한국판 드라마에서 '구준표' 역을 연기한 신예 이민호가 큰 호응을 얻으며 뜨긴 했지만, 뭐니뭐니 해도 대한 민국 내 <신인 남자 배우> 관련한 신드롬 하면 17년 전(1994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널리 이름 알린  '차인표 신드롬'이 전설급이 아니었나 싶다.



같은 년도인 1994년 초반에 '여자 신인 배우'로서 <마지막 승부>에서의 여성스럽고 청순한 이미지로 '다슬이' 역을 연기한 심은하가 크게 떴으며, 그 해 여름엔 <사랑을 그대 품안에>라는 드라마로 '남자 신인 배우' 차인표가 큰 인기를 누린 바 있다. 둘 다 방송사 '공채 탤런트'인데, 맨 처음에 여러 드라마를 통해 단역 or 조연으로 나오다가 전국적으로 이름 알리게 된 건 그 드라마에서였다.


최근 들어 '오랜만에 연기자로 복귀한 신애라'가 '아줌마형 & 중년 버전 신데렐라 드라마'인 일일극 <불굴의 며느리>에 출연하게 되면서, 새삼 그녀의 '오리지널 신데렐라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가 재조명되는 듯한 느낌이다. 1994년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서 백화점 이사(강풍호)와 의류 매장 직원(이진주)으로 만난 차인표와 신애라는 그 드라마가 끝난 직후, 실제 연인이 되어 결혼식을 올렸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 이 장면에서의 신애라는
'차인표의 조각 얼굴'을 만졌다는 이유로
차인표 여성 팬들로부터 직싸게 욕을 얻어 먹어야만 했다..


당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차인표의 여자'가 되었던 관계로 그의 여성팬들 중엔 신애라를 '공공의 적'으로 생각한 이들도 있었으며, 그와 달리 드라마 속 설정이 실제로 이어지길 바라는 '리얼 팬'들도 존재했던 걸로 알고 있다. 이전에도 몇몇 드라마의 단역과 단막극 주연으로 출연했던 차인표는 높은 시청률의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 초반부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하루 아침에 '톱 스타'가 되었는데, 그로 인해 그 해 여름엔 각종 언론 매체와 잡지 등에서 '차인표' 관련한 기사를 대서특필하곤 했었다.


무명의 신인 연기자가 갑자기 '톱 스타'가 되어서 좋은 점도 물론 있었겠지만, 이런저런 애로 사항도 많았던 모양이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가 높은 시청률을 올리며 방영되던 당시, 그 드라마의 주인공인 미남 배우 '차인표'의 얼굴을 보려고 꼭두새벽부터 그의 집 앞에 진을 치고 기다리는 여성팬들이 많았다고 한다. 심지어는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도 있었다고... 또한, 서울 **좌동에 위치한 차인표 집 담벼락은 온갖 '낙서'들로 도배되었단 내용도 잡지 기사에서 본 기억이 있다.


그 때 담벼락에 쓰인 낙서 중 '인표 오빠, 애라 언니랑 결혼해요~' 이런 내용도 있었는데, 그러고 보면 '드라마 속 커플이 실제로 이어지길 바라는 리얼 팬'의 역사가 은근히 오래된 것 같다. 그 무렵에 차인표를 보기 위해 오랫동안 차인표네 집 앞에 진 치고 있던 팬들 중, 그것을 안쓰럽게 여긴 그의 어머님으로부터 짜장면(자장면) 대접을 받은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오해하고 까칠하게 굴다가, 친해지고 난 뒤
단골 바에서 선보인 강풍호 이사의 색소폰 연주와
손 윙크에 급 기분 좋아진 이진주 사원

결국 차인표의 부인이 된 '신애라'는 되게 예쁜 것 같기도 하고 안 예쁜 것 같기도 한 오묘한 마스크로, 예전부터 그녀의 미모에 대한 내 주변 사람들의 평가는 다 제각각이었다. 그래두 젊은 시절부터 신애라의 '패션 센스'는 워낙에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최민수, 하희라 주연의 <사랑이 뭐길래>란 오래 전 드라마에서 그녀가 하희라 동생으로 출연했을 당시, 이런 일화를 겪은 기억이 있다.


오래 전.. 어느 일요일 날 이모님 댁에 놀러 갔는데, 저녁 8시가 다 되어가자 이종 사촌 언니가 주말극 <사랑이 뭐길래>를 봐야 한다며 리모컨 들고 서두르는 것이었다. "예쁜 신애라가 나온다~"며, 무척 좋아하면서... 그 드라마에서의 신애라는 꽤 독특한 캐릭터였는데, 당시 그녀가 입고 나왔던 옷이 예뻐서 그 시기에 <사랑이 뭐길래>에서의 '신애라 패션'이 유행되기도 했었다.


 

보통은 둘 다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스타'인 상태에서 같은 극에 출연했다가 눈 맞는 경우가 많은데,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신애라는 그냥저냥 주연급 배우로 활약하던 선배 연기자였고 차인표는 그 드라마로 인해 '이전까지만 해도 연속극 단역으로 출연했던 무명의 신인 → 전국적으로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톱 스타'로 급 부상한 케이스이기에 그 둘의 결혼은 꽤 독특한 양상이 아니었나 싶다. 당시, 차인표의 반듯한 성품에 반한 신애라가 적극적으로 나섰다는데.. 역시, 용기 있는 여자가 미남을 얻는 것일까..?


<사랑을 그대 품안에> 제작진들은 '첫 회'부터
남자 주인공 차인표를 벗기(?)기 시작했다..


그 시기의 '차인표'는 정말이지, 대한 민국 대중들을 향해 <혜성처럼 나타난 대형 신인>이었다. 요즘엔, 특정한 드라마의 '주인공' 역도 원래 이름 있는 스타급 배우들이 잠깐 쉬다가 or 외국에서 활동하다 오거나 영화 찍다가 다시 안방 극장으로 돌아와서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는 타 드라마에서 조연 혹은 서브 주연급으로 출연한 뒤 그 드라마가 크게 히트치면 메인 주인공이 된다거나, 대형 기획사에서 키운 아이돌 가수들이 인기 좀 많아지면 황금 시간대 드라마의 주연 배우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 이상은 '한 때 무명'의 신인이었다가 갑자기 '한 드라마'를 통해 특유의 개성 넘치는 외모로 확 떠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게 된 차인표 or 심은하 같은 사례를 보기 힘들어졌는데, 그런 현상을 겪은 지 너무 오래 되었다 보니 가끔은 '지금 시대에도 그런 류의, 혜성처럼 나타나 전국을 강타하는 매력 넘치는 뉴 페이스의 <대형 신인 배우>가 좀 나와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