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천재에게도 질투심이?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타라 2010. 9. 28. 23:21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화가 겸 과학자 & 사상가'로 건축/토목/미술/음악/수학 등 여러 방면에서 재능을 보인 그 시대의 천재 미술가였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는 그보다 23년 늦게 태어난 이탈리아의 '화가, 조각가 & 건축가'였는데, 이 역시 천재이긴 마찬가지- 레오나르도 다빈치 & 미켈란젤로, 둘 다 요즘으로 치면 엄청난 능력을 가진 '엄친아'들인 셈이다.. 그런데, 미켈란젤로 보다 23살 많은 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같은 시기에 활약했던 '미켈란젤로'를 질투했다는 건 꽤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둘 다 천재인데, 그 천재들은 자기네들끼리 경쟁이 붙어서 '라이벌 의식'을 가졌으며, 나름 당대 최고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가 떠오르는 샛별(한참 후배) 미켈란젤로(Michelangelo)의 재능을 시샘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상 : 미켈란젤로의 작품'다비드 상'

(건전한 블로그인 관계로, 은밀한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 했음~ ;;)

 * 조각 작품 속  '다비드'는
성서를 통해 '거인 골리앗을 때려 잡았다고 알려져 있는 다윗'을 말한다 *

얼마 전,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이 일화를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 위안을 느낀 적이 있었다. 난 그렇게.. 천재도 뭣도 아니지만, 어쨌든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대단한 인간에게도 질투심이란 게 있구나' 싶어서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최근 들어, 나 역시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그런 감정을 느껴서 괴로워했던 일이 있다. 나는 죽도록 노력해야 되는 일을, 내가 아는 그 친구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이루거나 (치열한 노력과는 상관없이) 개인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그 무엇'으로 쉽게 얻어내곤 했었기에, 약간 질투도 나고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도 느껴지면서 한동안 마음이 혼란스러웠었다. '같은 오장육부를 가진 인간이고, 똑같은 한 세상인데.. 쟤는 뭔데, 매번 저렇게 잘나가는 거야~?' 싶어서...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솟아오르는 질투심과 불쾌해지는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어서 '이러면 안되는데.. 내 안에 악마가 있나봐. 흑흑~ ㅠㅜ' 하며 괴로워하거나 '난 지킬 박사의 약도 안 먹었는데, 웬 하이드가 설쳐대지..?'  생각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내 안에 악마가 있어..? ;;

물론 그 친구와 나는 표면적으론 별로 나쁠 이유가 없는 사이이고, 그는 사람 자체로 봤을 때는 꽤 괜찮은 사람 같다. 그럼에도, 그런 감정이 나도 모르게 느껴졌던 것은 그 친구에겐 '이 좋아서 or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이나 매력' 때문에 잘 나가는 경우가 유난히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를 이루기 위해 정말 죽도록 노력한 어떤 친구'가 그 치열한 고투 끝에 좋은 결실을 맺고 행복한 경지에 이르렀다면, 친한 친구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그를 진심으로 축복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 노력에 존경심마저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자의 친구'는 그렇게 힘들게 노력하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노력형 스타일의 다른 친구들에 비해 (아직 다 산 건 아니긴 하지만) 인생 전반적으로 쉽게 쉽게 뭔가를 이루는 경우가 많아서 나도 모르게 질투가 났던 것 같다.

인간의 번뇌는 때로 '남과 비교하는 마음'에서 생겨나기도 하는데.. 그걸 알면서도 난, 은연중에 솟아오르는 '잘 나가는 지인'에 대한 질투심을 억누르기가 좀 힘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TV 드라마에 나오는 이상한 악당들처럼 그 사람한테 해꼬지하거나 대놓고 미워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런 느낌을 갖게 되는 '본인 마음' 자체가 괴로운 거다-

할배 시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이런 엄친아 '천재'들도 언젠간 늙는다..)

그런데..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팔방미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사람도 무려 자기보다 23세나 어린 잘 나가는 미술가 '미켈란젤로'에 대한 시기심(질투심)으로 괴로워했고, 그것에 관한 에피소드들이 꽤 많다니~ 레오느님(다빈치)에 대한 그 일화를 접하고서, 난 어쩐지 위로 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 외에도.. '사촌을 사면 가 아프다~'는 우리 나라 속담처럼 외국의 격언 중에도 인간이 타인에 대해 갖는 '질투(시기심)'는 지극히 자연스런 감정이란 문구가 참 많다.

[ 인간들의 질투심(시기심)에 관한 격언 ]

질투는 증오 보다도 화해가 더 어렵다 - 라 로슈코프

세상 사람들은 나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한다 - 소학

나는 내 실망은 견딜 수 있어도, 남의 희망은 참을 수 없다 - W.월시

우리들의 불행을 마음 속 깊이 슬퍼해 주는 이는 단 한 사람 뿐이지만, 우리들의 성공을 마음 속 깊이 시기하는 사람은 몇 천 명이나 있다 - 찰스 칼렙 콜튼

시기심은 살아있는 자에게서 자라다, 죽을 때 멈춘다 - 오비디우스

누군가에 대한 '질투(시기)'의 마음이 일어날 때 '그 감정'은 각자가 알아서 다스려야 하겠지만, 많은 철학자들이 이야기 했듯 '질투'란 감정 자체는 '내 안에 악마가 있어~'가 아니라 '인간이 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감정'인 듯하다..

피터 쉐퍼(Peter Shaffer)가 쓴 모차르트 관련 희곡 & 영화 <아마데우스>만 봐도 (실제 사실과는 달리 좀 부풀려지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는 걸 떠나서) 그 극 안에서의 '살리에리'는 자기가 노력해도 안되는 경지에 오른 천재 '모차르트'를 심히 질투하지만, 그 영화의 연출가 & 대부분의 대중들은 주인공 '모차르트' 보다는 2인자 열등감에 시달리는 '살리에리' 쪽에 감정 이입하거나 이 캐릭터에 열광한다.

그건, 세상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기 분야에서 엄청난 재능을 발휘한 모차르트'와 같은 '탁월한 천재'라거나 '뛰어난 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 '모나리자'

개인적으로도, 얼마 전 '내가 겁나게 노력해야 되는 일'을 '참 쉽게도 이루는 주변의 그 누군가'를 보면서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에 나오는 살리에리 캐릭터에 왕 공감했던 적이 있는데.. '잘 나가는 후배 미켈란젤로를 심히 질투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천재 모차르트를 시기한 평범한 음악가 살리에리' 등 실존 인물의 일화를 통해 '내 안에 악마가 들어있는 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겐 보편적으로 그런 질투의 감정이 있는 거야~'란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그런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살리에리가 (그 재능으로 인해) 그렇게나 질투했던 미켈란젤로모차르트도 그렇게 완벽하기만 한 인간은 아니었다. 둘 다 남자치곤 꽤 작은 키에 전혀 잘생기지 않은 얼굴, 그 에 있어서 이런저런 '애로 사항'이 많았던 인물들이다. 그런 걸 보면, 아무리 '엄친아'니 뭐니 해도 이 세상에 역시 '완벽하게 다 갖춰진 사람'은 없는 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