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디자이너 앙드레 김, 훈남이었던 젊은 시절 모습

타라 2010. 8. 14. 20:47

이틀 전, 대장암 합병증인 폐렴으로 세상을 뜬 앙드레 김.. 패션 업계에서 일했지만, 그는 대중들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존재인 '국민 디자이너'가 아니었나 싶다. 아주 오래 전, 그에 대해 약간의 편견 같은 걸 가졌던 때가 있었다. 야릇한 영어 발음이 섞인 독특한 말투의 앙드레 김은 예능 프로 같은 데서 자주 희화화 되곤 했었고, 남다른 스타일을 고수했던 그의 모습은 어딘지 '이상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우연히 '앙드레 김' 관련 서적을 접하고 나서 그에 대한 모든 편견을 접게 되었다.

그 때 본 것이 2002년에 출간된 <앙드레 김 My Fantasy>였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로선 가격이 좀 센 편이었지만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세계를 자세하게 알 수 있는 텍스트'와 '알차게 박혀 있는 사진들'로 구성된, 볼거리는 좀 있는 책이었다. 지금은 품절되었지만, 이번에 재출간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김봉남)'의 젊은 시절 모습

사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앙드레 김'이란 존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우연히 접한 그 책으로 인해 앙선생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고 디자이너로서의 그가 꽤 괜찮은 사람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때(10년 전) 이후론 '앙드레 김은 내면이 순수하고, 그 누구보다 자기 직업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는 멋진 디자이너~'란 인식이 콕 박혀버려서, 남들이 뭐라 해도 마음 속으로 은근히 그를 응원하고 있던 터였다. 그 이후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꼼꼼하게 관찰해 본 결과, 앙드레 김은 정말 순수한 내면을 가진 사람 같았다. 그 눈빛이나 말투에서 그런 게 묻어났다고나 할까-

최근의 '다소 작위적인 헤어 스타일과 메이크-업, 독특한 의상'으로 인해 편견을 가졌던 것과는 다르게, 앙드레 김(김봉남) 선생의 젊은 시젊 모습은 꽤 훈남인 듯해서 당시 놀랬던 기억이 있다.


1935년생인 앙드레 김(본명 : 김봉남)은 6.25 전쟁 당시(1951년) 피난처인 부산에서 유럽 영화들을 보며 세계 의상과 유행의 흐름을 관찰했고, 그 때부터 '의상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감수성이 풍부한 청소년 시절'의 앙드레 김은 영화 <로마의 휴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에 나오는 여배우들의 의상에 깊은 영감을 받게 된다.


상경한 뒤, 서울 명동의 국제 복장 학원 1기생으로 입학하며 디자인계에 입문한 앙드레 김은 28세 때 첫 패션쇼를 열면서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 디자이너로 데뷔했다. 그 후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하며, 국내/외에서 이름을 날린 앙드레 김은 비교적 최근엔 세계 평화 축제의 아동 평화 대사, 유니세프 한국 위원회 친선 대사 등으로 활약하며 불우 이웃을 돕는 데에도 앞장섰다.


앙드레 김은 언젠가부터 화이트 색상의 의상만을 입고 다녔는데, 거기엔 그의 취향이 반영된 게 아닐까 한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본인의 의상실과 키우는 강아지 & 차 색상도 하얀색으로 할 정도로 '맑고 깨끗한 이미지의 흰색'을 유난히 좋아했다고 한다.

작년(2009년)에 세상을 뜬 세계적인 팝 스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도 한 때, 앙드레 김의 디자인 철학에 매료되어 그의 옷을 즐겨 입곤 했었다.


마이클 잭슨이 생전에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의상'을 입은 모습은 대중들에게 꽤 많이 알려진 바 있다. 지금 쯤이면, '하늘 나라 선녀님들' 뿐 아니라 '저 세상으로 간 마이클 잭슨'의 의상도 한결 더 화사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저 세상으로 가서도 열심히 '옷'을 짓고 있을 것 같은 앙드레 김 선생으로 인해...


반면..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는 '앙드레 김 패션쇼'와 관련 화보는 그 나름의 볼거리였는데, 이제 더 이상 앙선생이 현장에서 일하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니 참 많이 허전할 것 같다. 하지만 앙드레 김은 한국 디자인계의 한 획을 그은 '프로답고 소신 있는 직업인'으로, '친절하고, 소박하고, 깨끗한 영혼을 지닌 국민 디자이너'로 우리 나라 대중들에게 꽤 오랫동안 기억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