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멜라니 애슐리 커플

타라 2010. 5. 15. 02:27

내년 쯤에 웨스트엔드 2008년산 뮤지컬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를 한국어 라이센스 공연으로 무대에 올릴지도 모른단 얘기를 들었다.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의 2004년산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Autant En Emporte Le Vent)>나 다카라즈카(타카라즈카) 가극단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는 또 다른 작품인 듯하다.

사람들마다 '취향'은 다 다르니 이건 당연한 것이겠지만, 세계 몇 대 뮤지컬 이하 전형적인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쪽 뮤지컬 or 그 음악은 나랑 주파수가 좀 안맞는 것 같다.(남들이 다 좋다는 <캣츠>, <레 미제라블> 등등의 음악에 부단히 정 붙여보려고 노력했지만, 내겐 당췌 별 감흥이 안 생기니...;;) 이번 웨스트엔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경우엔 '음악'을 접해보지 않아서 아직까진 어떤 느낌일지 잘 모르겠으나, 웨스트엔드 쪽 주인공(레트 버틀러/스칼렛 오하라 역)들의 비주얼은 꽤 좋아 보였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배우에게도 <역할에 딱 들어맞는 비주얼(외형적인 분위기)>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텍스트형(소설 류)을 벗어난 이야기물'에선 역할을 수행하는 '연기자의 이미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리 나라 뮤지컬 같은 경우엔 이 대목이 충족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별로 삘도 안오고 '보고 나서 돈 아깝다 느끼며 실망하거나 잘 안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에 '뮤지컬 경험 한 번도 없는 어떤 인기 연예인'이 단번에 대작의 주인공 역을 꿰어차서 여러모로 논란이 된 적 있었는데, 정작 내가 그 연예인 출신 배우에게 '가창력'이나 '연기 느낌'보다 더 크게 실망했던 건 '해당 역할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데다, 인기 스타 치고 별로 관리 안된 듯 보이는 외형적인 비주얼'이었다. 가수 출신이어서 '노래에 대한 삘'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지만, '해당 캐릭터와의 씽크로율이 상당히 떨어지는 외모' 때문에 그게 훨씬 압박스럽고 몰입하기 힘들게 느껴졌던...

내년에 한국판 스칼렛이나 레트, 멜라니, 애슐리도 나올텐데.. 주연급 뮤지컬 배우 or 유명 연예인이라고 아무나 끼워넣지 말고 까다로운 오디션을 통해 뉴 페이스 신인을 발굴할 값에라도 '가창력' 되면서 절대적으로 <그 캐릭터에 어울리는 비주얼>을 지닌 배우들을 좀 뽑았으면 좋겠다.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이 만든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경우엔, 여주인공 스칼렛의 역량이 좀 딸리고 2막 구성이 허접하긴 하지만(2막 중반부 이후로 이야기가 급 마무리되는 분위기~) <이미지> 차원에서 전반적인 배우진들의 캐스팅은 그닥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레트 버틀러(뱅상 니클로)

특히, 이 버전의 '레트 버틀러'인 프랑스의 뮤지컬 배우 뱅상 니끌로(Vincent Niclot)는 외형적인 분위기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클라크 게이블(Clark Gable)의 레트를 잊게 만들 정도로... 그런데, 제라르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선 '레트 버틀러(Vincent Niclot)' 보다는 '애쉴리 윌키스(Cyril Niccolai)'가 부르는 곡들 중에 듣기 좋은 노래가 더 많은 듯하다.


제라르의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Autant En Emporte Le Vent)> 1막에서 시릴 니콜라이(Cyril Niccolai)의 '애슐리'와 상드라 레안느(Sandra Leane)의 '멜라니'가 부른 'Bonbon Rose'도, 제목 만큼이나 완전 달달하고 로맨틱한 커플송이다. '노래 실력'도 괜찮은 편이지만, 프랑스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선 애슐리와 멜라니의 '비주얼'도 해당 역할에 꽤 잘 어울리는 분위기이다. 


애쉴리 & 멜라니 커플 - Bonbon Rose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비비안 리 주연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에 나온 멜라니(Olivia De Havilland)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Autant En Emporte Le Vent)>에 나온 멜라니(Sandra Leane)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화려하게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여성스럽고 우아한 체형의 몸매'에 '차분하고 기품 있어 보이는 외모'가 딱 이 작품 속 멜라니 풍이다. 일각에서 이 '애쉴리 & 멜라니'의 달달 커플을 질투하는 애쉴리 덕후 '스칼렛(Laura Presgurvic)'...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인 스칼렛(Scarlett)은 '레트 버틀러(Rhett Butler)'란 남자와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너무 늦게서야 그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데.. 극을 지켜보는 입장에선 레트 버틀러의 외모도, 캐릭터도, 스칼렛에 대한 사랑도 너무 멋져 보였던 관계로 그런 그녀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스칼렛이란 여자는 그렇게 '멋진 남자'를 옆에 두고서 그 많은 세월 동안 어찌 그리 삽질만 해댄 것인지...(스칼렛은 '괜히 남의 떡이 커 보였던 것'일까..?)


이 작품에서 '레트 & 스칼렛' 커플은 (여주인공 캐릭터가 그런 관계로) 다소 요란뻑적지근한 분위기이고, '애슐리 & 멜라니' 커플은 차분하면서도 신뢰로 다져진 관계이다.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짜임새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일단 스칼렛이 꾸준히 짝사랑해 온 애쉴리의 비주얼이 영화판 보다 낫고 이 뮤지컬 안에서 애쉴리(Cyril Niccolai)와 멜라니(Sandra Leane)가 부르는 노래들은 대체로 듣기 좋은 관계로(어쩌면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보다 더...) 이 조연 커플도 꽤 인상적으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