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지난 연말에 TV 드라마 시상식을 보게 되었는데, 한류 스타 배용준이 나왔다. 검은 정장에, 목발을 짚고서... (이상하게도, 그가 하고 나오니까 목발까지 럭셔리해 보이는 건 뭔지..) 난 배용준이 대상을 받은 그 드라마는 제대로 보지 않았는데, 그 날 우연히 시상식에 나온 배용준을 보구서 갑자기 그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함을 느끼게 되었다. 어쩐지 옛날 생각도 나면서...

난 배용준이란 배우에 대해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표하는, 소위 말하는 그의 팬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날을 떠올려 보면, 간헐적으로나마 (그가 출연한 드라마가 방영된) 특정 시기에 한번 씩 배용준의 매력에 풍덩풍덩 빠지곤 했던 기억이 난다. 배용준의 첫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의 인사>는 본 적이 없고, 내가 그의 존재감을 처음으로 확인하게 된 작품은 조소혜 작가의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에서였다. 그것두 드라마가 한 중반 쯤 진행되어서야 비로소, 말이다.


<젊은이의 양지>는 스토리가 단조롭지 않고, 비교적 여러 등장 인물의 이야기를 골고루 다뤄서 꽤 흥미진진한 드라마였는데 그 뒤에 나온 같은 작가분의 더더욱 대박 난 드라마<첫사랑>(한국 드라마 전체 시청률 1위)도 있지만, 내가 더 재미있게 본 건 <젊은이의 양지>였다. 사실 드라마 초반엔, 다소 평범해 뵈는 범생이 이미지의 배용준(석주)에게 별 관심이 없었고 그냥 드라마가 재미있어서 본 거였는데 드라마 중반 쯤엔가.. 그에 대한 관심도가 수직 상승하게 된 계기가 되는 장면이 있었다.

- 영화 감독 배용준(하석주)과 뿔테 안경

사람이 뭔가에 팍 꽂히게 되는 건 순식간인데.. 전혀 관심 밖의 인물이었던 <젊은이의 양지>에서의 전형적인 범생이 이미지의 하석주가 갑자기 내눈에 들어오게 된 지점은 극 중에서 유학 간 그가 아버지 몰래 경영학 공부 대신 자신의 꿈이었던 영화 쪽 공부를 하고 해외에서 상까지 받고 귀국하던 바로 그 시점이었다. 유학 간 설정이어서 한동안 뜸했다가 영화 감독이 되어 다시 돌아온 그는 헤어 스타일도 바뀌고, 까칠한 수염도 좀 기르고, 무엇보다 극 초반부랑 이미지 면에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안경테의 차이였던 것 같다. 물론 캐릭터가 멋있어진 것도 있지만 외적으로도 더 멋있어진 그를 보며, 일단 눈이 즐거워지니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 더 증폭되었다고나 할까?

배용준의 뿔테 안경- 안경테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그렇다. 내가 기억하는 한, 배용준이란 배우는 '뿔테 안경'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 그리고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닌지, 내가 드라마 중반에 영화 감독이 되어 돌아온 하석주에게 꽂히기 시작했던 그 지점부터 실제로 그 드라마 내에서의 배용준의 인기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자체의 인기는 원래 초반부터 있었고 말이다.) 원래도 재미있었지만, 뿔테 안경 '영화 감독'으로 분한 배용준의 드라마 내에서의 변신으로 인하여 난 그 드라마를 더욱 더 즐겁게 시청할 수 있었다. 그 여세를 몰아, 연말에 있었던 특집 방송에서 전체 출연진 중 석주 역의 배용준이 '인기상' 받았던 것도 기억난다. 그 해 몇 달 동안, 그 드라마를 보며 나름 즐거웠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남과 동시에 석주도, 뿔테 안경의 배용준도 서서히 내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그러다가 다시 배용준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드라마는 그 다음 해 쯤에 방영되었던 <첫사랑>이었다.

주인공 찬혁(최수종)의 터프한 동생으로 분했던 그가 뭔가 기존의 역할이랑은 다르게 이미지 변신을 하기는 한 것 같았지만 직접적인 러브 라인의 주인공도 아니었고, <첫사랑> 초반 스토리는 내겐 너무 진부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이 역시 초반엔 별 임팩트를 못 느끼다가 드라마 중반이 넘어서서야 다시 탄력받기 시작했더랬다. 그 드라마의 핵심 스토리는 부잣집 딸과 가난한 집 아들, 찬혁(최수종)과 효경(이승연)의 집안 반대를 무릅쓴 전형적인 로미오와 줄리엣식 사랑 이야기였는데 그 스토리 자체는 별로 새로울 것도, 흥미진진함도 없게 느껴졌었기에..

- 형을 망가뜨린 효경이네 집안, 부숴버릴거야!(남자 심은하~? 찬우-배용준)

그러다가, 그 드라마가 피크를 맞이하기 시작했던 시기는 뒤늦게 정신 차려 들어간 법대에서 고시 공부를 하던 찬우(배용준)가 효경 집안 사람들이 일으킨 형-찬혁의 사고를 계기로 갑작스럽게 본인의 진로를 변경하고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던 그 시점이었던 것 같다. 카지노에서 알바하다가 우연히 나한일 사장(?-극 중 이름 생각 안남)의 눈에 띄어 기업 경영에 뛰어들고, 사랑하는 자신의 형 찬혁을 불구로 만들어 버린 효경이네(아버지, 삼촌) 회사를 몰락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극 후반 스토리의 핵심을 담당했던 찬우(배용준) 역할 때문에 초반에 <첫사랑> 스토리를 좀 지루하게 느꼈던 난, 극 중반 이후부터는 완전 몰입하면서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난다. 음.. 사람들이 왜 '복수극'에 열광하는지 알겠다. 역시, 복수극은 재미있으니까...

형을 위해 진로를 변경했던 찬우의 복수극 덕분에, 석주 이후 한동안 잊혀졌던 배용준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되었는데, 그 뒤로도 몇몇 드라마가 있었던 것 같지만 별로 관심 있게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극 중 캐릭터로서의 배용준을 내게 확실하게 각인시켜 준 드라마가 있었는데.. <거짓말>로 국내 최초 매니아 드라마 동호회를 탄생시킨 노희경 작가의 작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였다.

- 수산 시장 게 경매인, 205번 강/재/호..

강/재/호.. 이 캐릭터는 내게 아주 특별한 인물이었다. 왜냐 하면.. 그 드라마 방영 당시, 그냥 길 가다가도 강재호가 막 생각났으니까... 지금 생각해도 길 가다가 강재호가 왜 생각났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땐 분명 그랬다. 드라마 속의 인물이지만, 왠지 실제로도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았던 캐릭터.. 괜히 친근하고, 괜시리 마음 아프고, 신경 쓰이고, 애틋하게 느껴졌던 캐릭터 재호..

난 그 때 당시 드라마 '우/정/사'와 거기 나온 '강재호'를 많이 좋아했다. 수산 시장 '게 경매 장면'을 시작으로 한 첫 장면부터 참 인상적이었더랬다. 경매인 205번 강/재/호..
노희경 작가도 예전에 이 드라마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적이 있고, 내가 생각했을 때에도 44부작 장편 드라마였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는 극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고(약간의 '전형성'과 '신파'와 '진부함'이 가미되어 초반의 신선함이 다소 떨어지기도 했던...) 비슷한 시기에 했던 드라마 <거짓말>이 '완성도' 면에선 더 앞선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사'에 나온 '재호'란 인물은 내겐 너무 강렬하다.

그런데 다른 배우가 그 역할을 했으면 (연기에 대한 실력이나 재능과는 무관하게) 또 다른 색깔의 강재호가 나왔을 것 같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난 배용준이 빚어낸 강재호가 참 좋다. 매 회마다 그 드라마 엔딩곡으로 뜨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도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드라마 우/정/사는 극 초반부가 정말 압도적으로 좋았고, 중산층 집안의 딸과 연하의 가난한 집 출신 남자가 집안의 반대 끝에 사랑으로 결혼에 골인하고, 주인공이 불치병 걸려 죽는다는 설정의 중반부 넘어서서는 조금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마지막회 마지막 장면은 너무도 강렬해서.. 드라마 끝나고도 한동안 가슴 먹먹해짐에, 자리를 뜨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당시, 내 주변에도 우정사와 강재호를 좋아했던 이들이 있었는데 그 다음 드라마 <호텔리어>에서 강재호(배용준)가 신분 상승하여 럭셔리하고, 품격 있고 냉철한 재력남, 멋진 미남으로 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에 한동안 적응하기 힘들어 '배용준은 재호였을 때가 더 좋았는데...' 라며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에..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밝게 염색한 '바람 머리' 스타일의 민형(준상) 역시, 우리에게 낯설긴 마찬가지였는데...

배용준을 거물급 스타로 성장하게 해준 윤석호 PD의 계절 시리즈 <겨울 연가>.. 그 계절 시리즈가 그닥 내 취향은 아니었으나, 어느 날 우연히 재방으로 첫 회를 보다가 순전히 '류'가 부른 '드라마 주제가'에 낚여서 계속 봤던 것 같다. 주로 재방송으로.. 그 때 당시, 상대 드라마로 이병훈 PD 작품 중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상도>가 방영되고 있었기에...

KBS <겨울 연가> 방영 당시엔 상대 드라마(SBS-여인천하, MBC-상도)들도 만만찮게 강렬했기에, 그렇게까지 대박 드라마, 국민 드라마까지는 아니었는데 드라마 끝나고 한참 뒤.. 어느 날엔가 그는 대박 스타, 한류 스타가 되어 있었다. 일본에서의 엄청난 인기와.. 욘사마라는 칭호와.. 더욱 큰 경제적 자유와 함께 우리들만의 강재호는(우정사가 그렇게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아니었기에) 어느 순간, 커다란 산이 되어 있었다.

난, 그가 재호로 분한 우정사가 방영된 지도 너무 오래 되고 해서.. '한류 스타-욘사마 배용준'에게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작년 말 드라마 시상식에 나온 배용준을 보구 나서 새삼 용준심(?) 충만해짐을 느끼며 과거에 내가 '드라마 속에서의 그'에게 열광했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작년 말 시상식에서, 배용준의 조곤조곤한 말투와 시종 환한 미소에 기분이 좋아졌고 그의 그런 모습에 살짝 마음이 설레는 걸 느꼈더랬다. 단순히 전형적으로 잘생긴 것과는 차원이 다른, 그만이 지닌 온화한 그 분위기와 한 템포 쉬어가는 특유의 느릿한 말투가 참 좋다는 걸 느끼며...

- 아련하고 아릿한 풍경..

드라마 촬영 중, 부상으로 인해 목발을 짚고 나온 그를 보면서 과거의 재호(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와 준상(겨울연가)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그의 남성적인 모습도 참 멋지지만 난 이상하게도 아픈 배용준, 청순(?)한 배용준, 설정 상 처절함이 묻어나는 배용준 캐릭터에 대한 묘한 오마주를 느끼게 된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서의 강재호, 드라마 후반에 많이 처절했는데.. <겨울 연가>에서도 마지막회에 남자 주인공을 죽이니, 살리니 말이 많았었다..

결국엔 죽이지 않고 살리긴 하는데 '준상'이 눈 멀게 되는 설정으로, 결말에 첫사랑이랑 이뤄지긴 하지만 이것 역시 나름의 처절함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배용준은 그런 모습도 그림이 된단 말이지.. 미학적인 관점에서, 배용준은 그런 캐릭터도 상당히 잘 어울려 보인다. 냉철한 배용준, 카리스마 넘치는 배용준도 멋있지만 어떤 작품에서 간간히 보여지는.. 그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 또로록 흐르는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참 아련해짐을 느끼게 되는데... 다음 번에 언젠가는 배용준이 아주아주 슬픈 이야기, 처절한 내용의 작품에 한 번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오늘따라 그의 재호가 그리워진다.

재호, 강재호.. <우/정/사>의 '강재호'가 살았던 1999년의 흔적을 다시 한 번 들춰봐야 되겠다...



posted by 타라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Edit/Del  Reply Favicon of http://snineteen.tistory.com BlogIcon Snineteen

    깔끔한 모습은 정말 잘생겼는데..
    요즘은 너무..^^

    2008.03.25 20:17 신고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작년 말, TV에서 보고 안 본지 좀 됐는데
      최근의 배용준씨 모습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예전엔 그냥 인상 좋고, 깔끔하게 생긴 배우..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돌아다니다가 초창기 때의
      배용준씨 모습 보니까(영상, 캡처분) 완전 깔쌈하니
      잘생겼더군요.. ^^

      2008.03.25 22:46 신고
  2.  Addr  Edit/Del  Reply kaka

    배용준은 첫사랑 파파시절이 최고였지요
    남자가봐도 멋지다는걸 인정할수밖에 없었더랬습니다

    2009.04.07 23:18
    •  Addr  Edit/Del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전형적으로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은근히 조각스런 미모와 온화한 분위기로
      동양 여성들(한국, 일본 등..)이 선호할 만한
      마스크죠..

      '첫사랑' 때도 좋았고, '파파' 때 특히 멋지더군요..
      (상대역 이영애씨 보다 더 우월하게 보였을 정도로..
      이영애는 20대 때보다 30대 이후의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더군요.. ^^;) 그리고, 배용준씨는 '우정사'에서의
      그 처연한 모습도 참 좋았어요...

      2009.04.08 01:55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