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뮤지컬 <아더왕의 전설>은 2015년 파리에서 초연되었으며, 예전에 <모차르트 락 오페라(Mozart l'opera Rock)> 3D 영화 '영상화 작업' 때 연출을 맡았던 정성복 감독이 또 작업하여 2016년 국내 극장에서 개봉하기도 했었다. 주된 내용은 '아더왕의 골 때리는 누나(아버지가 다른 누이)'가 기행을 일삼는 프랑스식 막장 스토리이다.
플로랑 모트 주연의 이 작품을 본 지 좀 됐는데, 이제서야 포스팅해본다.
프.뮤 <아더왕의 전설>에서
제일 중요한 등장 인물 :
아더 누나 모르간 & 아더 왕
직접적인 등장인물은 아니지만, 사건 발단 배경인 남주 아버지가 '우서왕'이기에 Arthur를 '아서' 혹은 '아더' 둘 다로 표기할 수 있다. 이 동네 이야기가 '왕'을 소재로 하여도 '남녀 관계'나 '연애담'에 치중하는 경향이 좀 있다.(ex : <태양왕>, <클레오파트라> 등)
이 뮤지컬 역시 그러하다. 헌데 <아더왕의 전설(La legende du Roi Arthur)>은 주인공이 사랑하는 이성과 끝까지 낭만적이고 절절한 사랑을 나누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 '아더왕이 전 약혼녀이자 현 부인인 기네비어에게 까이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것두, 그녀가 '젊은 원탁의 기사 랜슬롯'이랑 바람이 나서.....
프랑스 뮤지컬 남 배우들 중엔 잘생긴 이들이 많은데, 이 극에서 '아더왕'도 무척 잘생겼지만 '랜슬롯'은 잘생긴 데다 그보다 젊다.(저렇게 '잘생긴 왕'도 '더 젊은 놈' 앞에선 마누라 마음 빼앗기는 신세~;;) 여자 악당으로 '왕의 누나인 모르간', 남자 악당으로 '왕의 라이벌인 멜레아강'이 등장한다. 악하다고는 하지만, 나름의 불쌍한 서사를 갖고 있는 사연 있는 인물들이다.
2019년 우리나라에서 <킹아더>로 개명하여 '한국어 라이선스 버전'으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린 적 있다. 하이라이트 영상으로만 봤는데, 너무나 화려했던 프랑스 원 버전 <아더왕의 전설>에 비해 무대 많이 축소되고 소박해진 버전 같았다.
그래도 등장인물들이 부르는 '노래'가 워낙에 좋기 때문에 (10여 년 전 <모차르트 오페라 락> 경우처럼) 국내 공연 후 매니아층이 좀 생긴 분위기이다. 남주에게 적대적인 인물인 악역 '멜레아강' 서사도 측은하다며 이 캐릭터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는 듯하고...
이 '멜레아강'은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모차르트 오페라 락=아마데우스)>에서 볼프강을 시기하는 '살리에리'와 비슷한 롤이다. 이 작품에선 아서에게 '엑스칼리버 주인' 자리도, 원래 결혼하려 했던 '여자(귀네비어)'도, '왕 자리'도 다 빼앗겨 열폭하는 인물~
'멜레아강'이 '아더왕'에게 적대적인 건 나름의 이유라도 있지만, 아더왕의 동복 남매=이부 누나인 '모르간'이 주인공에게 하는 행동은 살짝 비합리적이다. 근데, 이 '골 때리는 누나' 캐릭터가 '엄마가 같은 자기 남동생'을 그리 괴롭히는 건 '어린 시절 겪은 충격적인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아 정신적으로 약간 문제가 생긴 인물이기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프랑스 뮤지컬 <아더왕의 전설>에서 '모르간'이 삐뚤어지게 된 계기 :
'(현재) 아더왕'의 친아버지 '우서왕'이 오래전 신하 출장 간 사이 그의 집으로 쳐들어가 '신하의 부인'을 범하였는데, 그 '겁탈당한 부인'이 '모르간의 엄마'였음. 당시 어렸던 모르간이 운 나쁘게 그 장면을 직접 목격함. 요즘으로 치면 '대기업 회장님'이 '회사 중역인 부하 직원의 아내'를 건드린 사건인 셈
어린 딸 입장에선 당연히 그 '강간범 아저씨(=아빠의 직장 상사)'를 증오할 수밖에 없는데, 하필 겁탈 당한 자기 친엄마와 강간범 사이에 '아들'이 태어남. 엄마는 같지만, 자기랑 씨가 다르고 무엇보다 '남동생 친아빠'가 자기 엄마 건드린 '겁탈범'이기에 모르간은 '아버지가 다른 동생'인 아더까지 덩달아 미워하게 되었음
어린 시절 자기 친부모의 '부부 관계'를 목격해도 그 '시각적인 삐리리함' 때문에 트라우마 장난 아닌데, 이 뮤지컬 모르간의 경우 '엄마가 다른 아저씨에게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 정신적 충격으로 '남자와 멀쩡하게 사랑을 나눌 수 없는 여자'로 성장하였다. 그런데? 보니까 자기 '동복 남동생'이지만 '엄마 겁탈범의 아들'이기도 한 아더왕이 기네비어라는 예쁜 여친이랑 사랑도 하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 보니까 이 '피해자 가정의 누나' 입장에선 배알이 꼴린다 이거지.
하여, 저런 사연으로 '죄 없는 남동생'을 미워하게 된 모르간이 '아더의 사랑'을 방해하는 이야기가 바로 프랑스 뮤지컬 <아더왕의 전설=킹 아더>의 주된 내용이다.
이 뮤지컬에 나오는 기네비어(귀네비어)의 아버지가 원래는 '멜레아강'에게 딸을 주기로 약속되어 있었지만, 그녀는 멜레아강에겐 관심 없고 우연히 인연 맺게 된 '아더'와 사랑에 빠진다. 그래서 결혼을 약속하는데, 아더와 연애 중 알게 된 젊은 원탁의 기사 '랜슬롯'과 또 호감 느끼게 되는 등 '기네비어'는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를 제대로 보여주는 여성 캐릭터이다.
왠지 바람순이 같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녀가 직접적으로 아더왕을 배신한 건 아니었다. 마음으론 '랜슬롯'에게 끌리지만 '약혼자에서 남편이 된 아더왕'에게 머물고자 꾸준히 마음을 다잡는 기네비어~
'피해 의식'으로 가득 찬 악녀 누나 모르간은 '씨 다른 동생 아더왕'에게 '배신의 감정'을 느끼게 하고자 모종의 작당으로 기네비어와 랜슬롯을 엮어서 동생에게 결국 실연의 상처를 안겨 준다. 오래 전 '아더 친아빠의 악행'으로 자기가 정신적 충격을 받아 '사랑의 기쁨을 모르는 문제 있는 여인'으로 성장했으니 '겁탈범 아들인 자기 남동생'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골 때리는 누나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인의 정서'도 은근 적나라하고 웃긴 구석이 좀 있는 것 같다. 저런 막장틱한 내용으로 '대형 뮤지컬' 만들 생각을 다 하다니... 아더왕 부인이 '원탁의 기사'랑 바람 나고 '동복 누나'가 남동생이랑 관계 맺는 등 내용은 좀 그렇지만, <아더왕의 전설> 뮤지컬 넘버는 기가 막히게 좋고 '무대'도 화려하면서 고급스러워서 매우 끌리며 '수록곡'들도 자주 듣게 된다.
아더왕 누나인 '모르간' 캐릭터 자체도 스토리에서 차지하는 지분율이 참 크지만, 이 프랑스 뮤지컬 등장인물 '솔로곡' 중에서 제일 듣기 좋은 것도 '모르간의 곡'이다. 그다음은 '아더왕의 곡'~
'골 때리는 누나 캐릭터'가 나와 프랑스식 막장 스토리를 보여주는 뮤지컬 <아더왕의 전설(La legende du Roi Arthur)> '아더왕' 역의 플로랑 모트(Florent Mothe) 솔로곡과 '모르간' 역 자호(Zaho)의 솔로곡은 너무 좋아서 지금도 매일 듣고 있다. 다음 번엔 이 '프랑스 노래' 우리말 독음 편을 올려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