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콘스탄티누스' 황제, 기호품에 대한 독점 의혹

타라 2013. 7. 31. 07:07
예전에 방영되었던 우리 나라 사극의 한 장면에서 이런 대사가 나와 히트친 적이 있다.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는... 솔직히 그 대사가 그렇게까지 마음에 들진 않았으며 '그저 왕과 혼인했을 뿐인 한 나라의 중전이 무슨 (백성들의) 어머니 씩이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나라를 통치하는 임금은 백성들을 향해 '자식을 보살피는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고, 왕의 와이프인 중전 또한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백성들의 삶을 보살피는 게 바람직하긴 하다.

보통..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하여, 자식이 부모 위하는 것 보다는 부모가 자식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다. 어떤 부모든 (정상적인 부모라면) 자신이 좀 희생하더라도 자기 자식에겐 뭐든 해주고 싶어하며, 귀한 음식이 생겨도 자식에게 맛난 부위를 더 챙겨 먹이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상식적엔 기준에서도 그러하고, 이제껏 살아오면서 겪은 직접적 & 간접적 경험에 의해서도 그러하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통치자 역시 자신의 백성들(국민들)에 대해 '부모'와 같은 그러한 마음을 가지는 게 정상이라 생각한다. 허나 그러한 상식과는 다르게, 지난 역사 속에서나 현실 속에서 그와 상반되는 태도를 보인 통치자들도 꽤 눈에 띈다. 사람 살아가는 세상에서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 행위가 사교에 큰 역할을 할 만큼 '먹기 위해 사는 or 살기 위해 먹는 인간'들에겐 '먹는 것'이 참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는데, 고대 로마엔 그 '먹는 것'을 가지고 백성들에게 다소 치사하게 군 황제가 있다.


학교 때 세계사 관련 수업에서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콘스탄티누스 1세'.. 그는 밀라노 칙령을 선포하고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만든 인물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진짜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기 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종교'를 이용하였다는 설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먹는 문제는 인간들 뿐 아니라 (인간을 제외한) 동물들에게도 무척 중요한 문제이다. 고대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1세(Constantinus I) 시절에 황당한 '소시지 박해(?)'가 있었는데, 이것의 진상에 관해선 기록한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어쨌든 콘스탄티누스 1세 때 '소시지 금지령'이 내려졌던 것만은 가감 없는 팩트인 듯하다. 당시, 백성들이 맛있게 잘 먹고 있던 소세지를 금하다니.. 사람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데, (조금 오버해서) 먹는 걸로 백성들을 괴롭히는 군주는 어쩐지 좋은 군주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시지 금지령'을 내린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일반 서민들이 그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건 사치다>라는.. 당시의 로마 시민들이 분기탱천할 명분이었는데, 다른 설들도 있지만 저것이 '백과 사전'에 실릴 정도면 영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닐지도...(타임 머신 타고 직접 가서 확인해 보지 않는 이상,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지만 말이다.)


그 외, 소시지가 과거 네로 황제 시절의 '루페칼리아'란 축제의 단골 음식이었기에 일부러 금지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해당 '축제'만 폐지하면 될 것을, 그 때 즐겨 먹던 음식(굳이 그 때가 아니라 다른 때에도 사람들이 즐겨 먹었을 음식)까지 '금지 음식'으로 지정하는 건 모양새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명분>이든 <저런 명분>이든, 콘스탄티누스 같은 대단한 군주가 쪼잔하게시리 '황제령'을 사용하여 '로마 시민들이 즐겨 먹던 소시지'를 금지 음식으로 지정했다는 그 '팩트' 자체가 살짝 깨는 느낌이다.

고대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1세(Constantinus I) & 소시지와 관련하여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가장 즐겨 먹던 음식이 소시지였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한 나라의 군주로서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백성들을 잘 보살피고 위하기는 커녕 '자기 혼자 맛있는 음식을 독점하고, 백성들에겐 무려 황제령 씩이나 동원하여 그걸 못 먹게 했던 탐욕스런 왕'이 되는 게 아닌가-

'소시지 금지령' 내린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정작 '소시지'를 즐겨 먹었다는 게 사실..?

당시 '소시지 금지령'에 대한 로마 시민들의 반발이 대단했으며, 그래도 여전히 먹는 사람들이 있었다니 '먹는 것'에 관한 건 강력한 황제도 어쩌지 못할 만큼 인간에게 있어 참 대단한 문제이긴 한 것 같다. 무엇보다.. 값비싼 '고기'에 비해 정육의 자잘한 부위를 짜집기하여 만든 가공물인 '소시지'는 굉장히 '서민적인 음식'이라 할 수 있는데, 더 좋은 고기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황제가 '가난한 서민들'에게 그마저도 못 먹게 하니 로마 시민들의 당연한 반발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한다.

황제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그가 '유난히 소시지를 즐겨 먹었다'는 대목은 사실이 아니어야 되는데, 어쨌거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소시지 금지령'을 내렸던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 이유에 관해 이런 저런 설이 전해져 내려오다 보니, '소시지'를 먹을 때마다 가끔 그 진실이 궁금해지곤 한다. 당시 백성들로 하여금 소시지를 못 먹게 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실은 '소시지 애호가'였다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