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하는데, 많은 작가들이 '창작한 이야기물' 역시 기존에 존재했던 내용을 '원형'으로 하여 변형에 변형을 거듭한 내용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게 최초의 설정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마크 트웨인의 청소년 소설 <왕자와 거지(The Prince and the Pauper)>의 경우 '이후에 나온 각종 소설이나 드라마' 같은 데에 그 '기본 설정'이 재가공되어 나오곤 한다. 어린이들이 읽는 세계 명작 동화 전집에도 수록된 작품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동화'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왕자와 거지 or 거지와 왕자> 내용은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비슷한 얼굴의 두 아이가 '한 쪽은 왕자의 신분/한 쪽은 거지의 신분'이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치게 된 뒤 왕자의 제안으로 의복을 바꿔 입었다가 서로 처지가 뒤바뀌게 되어 한동안 다른 삶을 체험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소시 적에 그 내용을 봤을 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었으나, 지금 생각해 보니 '일란성 쌍둥이'가 아니라 '전혀 다른 집(다른 부모) 출생'인 그들의 생김새가 똑같다는 설정이 좀 비현실적이긴 하다.
어쨌든.. 작가의 사회 풍자적인 내용도 살짝 들어가 있는 이 <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그 때 당시 꽤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극 안에서 '거지 소년 톰'은 궁 안에 들어가 한동안 호강을 좀 하지만, 원래 '왕자였던 에드워드'는 장난삼아 옷 바꿔입고 궁 밖을 나갔다가 진짜 거지로 오해 받아 한동안 빼도 박도 못하게 비루한 생활을 해야만 했기에 설정 상 왕자 캐릭터가 많이 짠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물론 태생적으로 거지로 태어난 톰이 더 불쌍하지만, 이 극의 내용 안에선 '에드워드 왕자의 거지 체험기 or 왕자의 개고생 스토리'가 더 큰 비중으로 묘사되었기에...)
하지만 마지막에 가선 '에드워드'가 다시 본래의 신분을 되찾게 되고, 왕자(에드워드)와 거지(톰)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된다.(에드워드 왕자의 신분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는 '옥새'~) 이것이 만약 요즘 드라마 같은 걸로 만들어진다면, 캐릭터를 좀 변형시키거나 스토리를 더 복잡하게 꼬아서 '순수했던 거지 톰'을 '욕망의 톰'으로 만들어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엔 왕자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던 톰이 점점 그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진짜 왕자'가 되고 싶은 욕심에, 오리지널 왕자인 에드워드가 찾아왔을 때 그의 신분 회복에 방해 공작을 펼치며 다크 포스를 내뿜는.. 뭐, 그런 스토리?
동화 & 청소년 소설인 <왕자와 거지> 성격 상 원래 이야기에선 '다시 왕자가 찾아왔을 때, 그 자리에 대신 앉아있던 거지 소년이 반가워하며 자신들의 신분이 원상복귀 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 훨씬 어울리지만 말이다.. 원작 내용은 '거지 체험을 한 뒤 신분을 회복한 에드워드 왕자'가 톰이 거지 생활에서 벗어나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서로서로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끝이 난다. 또한, 비루한 백성들의 삶을 직접 체험해 본 에드워드가 국왕이 된 뒤 선정을 베풀게 된다는 '밝고 고운 분위기'로 마무리 되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우리 나라 드라마 중에 <짝패>나 <반짝 반짝 빛나는>의 기본 설정이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랑 꽤 비슷한 것 같다. 월화극 <짝패>에선, 어쩌다 운명이 뒤바뀌게 되어 '원래 양반이었던 주인공이 천민으로 자라나고, 천민이었던 주인공이 양반 신분으로 자라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주말극 <반짝 반짝 빛나는>엔 '출생 당시 병원 측의 실수로 원래 부잣집 딸이었던 주인공이 가난한 집 딸로 키워져 온갖 고생을 다하고, 원래 가난한 집 딸은 부잣집 딸로 성장했다'는 설정이 나온다.
그 외, <시크릿 가든>같은 드라마에도 살짝 <왕자와 거지>와 비슷한 설정이 등장한다.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뒤바뀌게 되어 가난한 여주인공은 잠시 백화점 사장 노릇을 하게 되고,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함을 누리며 귀하게 자란 백화점 사장은 빈민의 삶을 체험하기도 했던...
그런 류의 '상반된 신분이나 처지의 주인공이 다른 삶을 경험하게 되는 스토리'의 원형은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라 할 수 있는데, 이 극에 나오는 '왕자'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캐릭터라 한다.(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이들도 많은 듯..) 동화 <왕자와 거지>에 나오는 '왕자'는 부인을 5~6번 갈아치운 영국의 바람둥이 왕 헨리 8세의 외아들인 그 에드워드 왕자인 것이다.
헨리 8세가 첫 번째 부인(아라곤의 캐서린)에게서 얻은 딸이 '피의 메리'라 불리는 메리 1세, 그가 두 번째 부인(앤 불린)에게서 얻은 딸이 '영국 여왕'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엘리자베스 1세, 세 번째 부인(제인 시모어)에게서 얻은 아들이 <왕자와 거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에드워드 6세이다. 그런데, 이 '에드워드 6세'가 헨리 8세 사후에 영국 국왕이 되긴 하지만, (실제로) 17세의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창작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마크 트웨인의 소설 <왕자와 거지>에선 해피 엔딩 모드로 끝나지만, 오직 왕위를 이을 아들을 얻기 위해 부인을 여러 번 갈아치워 가며 '헨리 8세'가 힘들게 얻은 '에드워드 왕자'의 삶이 결과적으로 해피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듯하다. 너무 이른 나이에 사망했으니 말이다.
문란한 헨리 8세의 성병으로 태내 감염되어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다는데, 한창 빛나는 나이에 요절하여 '그 이후에 왕이 된 헨리 8세의 자녀 메리 1세나 엘리자베스 1세'에 비해 그 존재감이 미약한 비운의 왕 '에드워드 6세'가 그나마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이야기 <왕자와 거지>의 주인공 캐릭터로 등장하였기에 후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이 기억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왕자와 거지 or 거지와 왕자> 내용은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비슷한 얼굴의 두 아이가 '한 쪽은 왕자의 신분/한 쪽은 거지의 신분'이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치게 된 뒤 왕자의 제안으로 의복을 바꿔 입었다가 서로 처지가 뒤바뀌게 되어 한동안 다른 삶을 체험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소시 적에 그 내용을 봤을 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었으나, 지금 생각해 보니 '일란성 쌍둥이'가 아니라 '전혀 다른 집(다른 부모) 출생'인 그들의 생김새가 똑같다는 설정이 좀 비현실적이긴 하다.
어쨌든.. 작가의 사회 풍자적인 내용도 살짝 들어가 있는 이 <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그 때 당시 꽤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극 안에서 '거지 소년 톰'은 궁 안에 들어가 한동안 호강을 좀 하지만, 원래 '왕자였던 에드워드'는 장난삼아 옷 바꿔입고 궁 밖을 나갔다가 진짜 거지로 오해 받아 한동안 빼도 박도 못하게 비루한 생활을 해야만 했기에 설정 상 왕자 캐릭터가 많이 짠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물론 태생적으로 거지로 태어난 톰이 더 불쌍하지만, 이 극의 내용 안에선 '에드워드 왕자의 거지 체험기 or 왕자의 개고생 스토리'가 더 큰 비중으로 묘사되었기에...)
하지만 마지막에 가선 '에드워드'가 다시 본래의 신분을 되찾게 되고, 왕자(에드워드)와 거지(톰)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된다.(에드워드 왕자의 신분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는 '옥새'~) 이것이 만약 요즘 드라마 같은 걸로 만들어진다면, 캐릭터를 좀 변형시키거나 스토리를 더 복잡하게 꼬아서 '순수했던 거지 톰'을 '욕망의 톰'으로 만들어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엔 왕자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던 톰이 점점 그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진짜 왕자'가 되고 싶은 욕심에, 오리지널 왕자인 에드워드가 찾아왔을 때 그의 신분 회복에 방해 공작을 펼치며 다크 포스를 내뿜는.. 뭐, 그런 스토리?
동화 & 청소년 소설인 <왕자와 거지> 성격 상 원래 이야기에선 '다시 왕자가 찾아왔을 때, 그 자리에 대신 앉아있던 거지 소년이 반가워하며 자신들의 신분이 원상복귀 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 훨씬 어울리지만 말이다.. 원작 내용은 '거지 체험을 한 뒤 신분을 회복한 에드워드 왕자'가 톰이 거지 생활에서 벗어나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서로서로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끝이 난다. 또한, 비루한 백성들의 삶을 직접 체험해 본 에드워드가 국왕이 된 뒤 선정을 베풀게 된다는 '밝고 고운 분위기'로 마무리 되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우리 나라 드라마 중에 <짝패>나 <반짝 반짝 빛나는>의 기본 설정이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랑 꽤 비슷한 것 같다. 월화극 <짝패>에선, 어쩌다 운명이 뒤바뀌게 되어 '원래 양반이었던 주인공이 천민으로 자라나고, 천민이었던 주인공이 양반 신분으로 자라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주말극 <반짝 반짝 빛나는>엔 '출생 당시 병원 측의 실수로 원래 부잣집 딸이었던 주인공이 가난한 집 딸로 키워져 온갖 고생을 다하고, 원래 가난한 집 딸은 부잣집 딸로 성장했다'는 설정이 나온다.
그 외, <시크릿 가든>같은 드라마에도 살짝 <왕자와 거지>와 비슷한 설정이 등장한다.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뒤바뀌게 되어 가난한 여주인공은 잠시 백화점 사장 노릇을 하게 되고,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함을 누리며 귀하게 자란 백화점 사장은 빈민의 삶을 체험하기도 했던...
헨리 8세의 외아들 '에드워드 6세'
그런 류의 '상반된 신분이나 처지의 주인공이 다른 삶을 경험하게 되는 스토리'의 원형은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라 할 수 있는데, 이 극에 나오는 '왕자'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캐릭터라 한다.(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이들도 많은 듯..) 동화 <왕자와 거지>에 나오는 '왕자'는 부인을 5~6번 갈아치운 영국의 바람둥이 왕 헨리 8세의 외아들인 그 에드워드 왕자인 것이다.
헨리 8세가 첫 번째 부인(아라곤의 캐서린)에게서 얻은 딸이 '피의 메리'라 불리는 메리 1세, 그가 두 번째 부인(앤 불린)에게서 얻은 딸이 '영국 여왕'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엘리자베스 1세, 세 번째 부인(제인 시모어)에게서 얻은 아들이 <왕자와 거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에드워드 6세이다. 그런데, 이 '에드워드 6세'가 헨리 8세 사후에 영국 국왕이 되긴 하지만, (실제로) 17세의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창작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마크 트웨인의 소설 <왕자와 거지>에선 해피 엔딩 모드로 끝나지만, 오직 왕위를 이을 아들을 얻기 위해 부인을 여러 번 갈아치워 가며 '헨리 8세'가 힘들게 얻은 '에드워드 왕자'의 삶이 결과적으로 해피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듯하다. 너무 이른 나이에 사망했으니 말이다.
문란한 헨리 8세의 성병으로 태내 감염되어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다는데, 한창 빛나는 나이에 요절하여 '그 이후에 왕이 된 헨리 8세의 자녀 메리 1세나 엘리자베스 1세'에 비해 그 존재감이 미약한 비운의 왕 '에드워드 6세'가 그나마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이야기 <왕자와 거지>의 주인공 캐릭터로 등장하였기에 후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이 기억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