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앞에서
동성애의 원조? 미소년 '가니메데스'의 납치
그런데 '힘 있는 남자들이 예쁘장한 미소년에게 집적거리는 행위'에 대한 역사가 꽤 오래된 듯하다. (비록 신화적 인물이긴 하지만) 신들이 인간들과 교류하던 고대 그리스엔 '가니메데스(가니메데)'라 불리는 한 아름다운 인간 미소년이 있었는데, 당시 제우스 신이 그 소년을 납치하여 시동(侍童)으로 삼았다는 얘기가 있다. 말이 '시동'이지, 쉽게 말해 '동성애의 대상'에 가까웠다고 한다.
'아직 덜 자란 미소년'에게까지 흥미를 느껴 납치를 시도한 신들의 제왕 '제우스'는 종종 원조 동성애자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인간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었던 '가니메데스(Ganymedes)'는 원래 트로이 왕가의 왕자였는데, 마침 시동(侍童)을 구하던 제우스 신이 그의 수려한 외모를 마음에 들어하면서 자신이 직접 '독수리'로 변신하여 가니메데스를 납치해 갔다.
이후에 '아들을 잃고 상심에 빠져있던 가니메데스의 아버지(트로이의 프리아모스 왕)'에게 심부름꾼을 보낸 제우스 신은 그의 아들이 천상의 세계에서 잘 지낸다는 말을 전하고, 가니메데스의 몸값으로 황금 포도 나무와 불사의 암말 두 마리를 선물했다고 한다.(말 두 마리와 황금 나무에 팔려간 불쌍한 가니메데스~ ;;) 인간 부자(父子)의 비극 & 신(神)의 일탈이라고나 할까-
<그리스-로마 신화>에 관한 그림을 그리던 많은 서양 화가들이 '제우스'와 '가니메데스(가니메데)'에 얽힌 이 이야기를 화폭에 담았는데, 각각의 화가들마다 그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화가들에 의해 형상화된 이 소재의 그림은 대체로 '제우스 신의 동성애'에 초점이 맞춰진 분위기이다. 가니메데스(Ganymede)를 라틴어로 '카타미투스(Catamitus)'라고 하는데 '동성애 상대가 되는 소년'을 뜻하는 말 '캐터마이트(Catamite)'가 바로 이 단어에서 유래된 것이다.
<크레타섬의 전설>에선 미노스 왕이 가니메데스를 납치하여 술 시중을 들게 했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신들과 함께 지내던 가니메데스'는 죽어서 황도 12궁 중 제 11궁에 해당하는 '물병자리'가 되었으며, 이것은 독수리 자리 동쪽 편에 있는 '가니메데스가 술 따르는 모습으로 형상화된 별자리'이다. 그 인근에 위치한 '독수리자리'에서의 독수리는 '변신한 제우스 신'을 의미한다.
묘사한 그림(이 때에도, 제우스 신 옆에는 그가 총애하던 가니메데스가 있다.)
<신들에게 술 따르는 일>은 원래 '청춘의 여신인 헤베(Hebe)'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발목 부상으로 후임자를 구하던 제우스 신이 독수리로 변신하여 지상에 내려왔다가 '금발의 꽃미남 왕자 가니메데스'를 발견하곤 그를 낼름 납치해 간 것이었는데, 이후 제우스는 늘 자신의 침실에까지 그를 옆에 두고선 총애했다고 한다.(미성년자에게 '술 시중'이라니, 우리 기준으로 생각하면 좀 부적절하다..)
그리스 신화 속 이 '제우스 신과 가니메데스'의 일화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들이 오고 갔다. 자기 마음에 든다고 멀쩡한 남의 아들을 납치하여 평생 자기 시중을 들게 하는 제우스 신을 보면서 '신화에 나오는 신(神)이란 존재도 결코 완벽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인간들 가운데 가장 잘생겼단 평가를 받고 있던 '가니메데스'가 그 '황홀한 미모'로 인해 절대 권력자 제우스에게 찜 당하여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했던 것이어서 '되게 예쁘거나 잘생긴 것도 좀 피곤한 일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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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뻐도 탈이군요! 신의 총애를 받아서 가족과
답글
떨어져 살아야 하는 비운을 타고 났으니요~
예전 신화를 보면 이상한 관계가 많죠~~ㅎ
평범한 인간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 그래서 그냥 재미로
읽고 있어요!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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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2.10 18:33
시금에 향락은
답글
그 시대나
현대 그리고
신들의 친정으로 그려진 향락
못 말려요 ㅎㅎㅎ
사랑합니다 !
행복은 곁에 있어요
아름다운
사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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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 2011.02.10 19:11
곱상하고 예쁘게 생긴 후임에게 '치근'거리는 선임이라는 설정은 야오녀들의 환상속에서 날개를 달고 필요이상 높이 날아오른 것 같네요.
답글
여자 선후배간에 오스칼 같이 생긴 인물이 없어 백합물이 나오기 힘든 세태는 거울을 보면 더 자명해지듯이...군대의 현실이란 보다 살벌한 것이지요.
동성간의 유희나 장난은 동성연애에 더 가까운 것이겠죠.-
한 때 '남자' 선배들한테 들은 얘기인 걸요..? ^^;
야오녀는 말 그대로 '여자'잖아요~ 여자들한테
저런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 기준이지만,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 속
'오스칼'이 그렇게 남자로서 잘생겼다고 보기도, 그렇다고
여자로서 빼어난 미모로 보기도 좀 그렇더라구요.. 그 만화에서
같은 여자가 봤을 때도 정말 '아름답다' 느낄 정도로 여자로서
더 예쁘게 그려진 건 '마리 앙투아네트' 캐릭터죠~ 남자로서
훨씬 멋진 만화 캐릭터는 널리고 널렸구요..(오스칼 미얀~ ;;)
오히려 다카라즈카 가극단 출신의 여배우나, 제 주변의 현실 속에서
직접 본 중성적인 여성들, 아님 가끔 가다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남장 여인에게서 만화 속 '오스칼'보다 더 큰 '설레임'을 느껴본 적은
있습니다만.. 그녀의 미모에 유난히 높은 점수를 주시는 아델님께선
오스칼 팬이신가 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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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 2011.02.10 19:50
저 오랜 옛날부터 이런 신화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해지고 그림도 그려졌다니.. 지금도 파격적인데 당시 사고에서는 어땠을까 싶네요..ㅎㅎ
답글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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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니메데스..너무 불쌍하네요.ㅠㅠ
답글
제우스는 여자만 좋아했던 바랑둥이 신이 아니였군요..-_ㅠ...
근데 불 훔치는 그림 옆의 가니메데스
촘 섹쉬하네용..^^ㅎㅎ
변태같은 눈으로 잡아먹을 것 같은 제우스만 없었으면
좋겠는데..-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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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든 영화든 쾌락주의는 동성애와 맞닿은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답글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상당히 인간적이고 유희적인 존재들로 묘사되고는
하는데, 그러한 것과 연관이 있으려나요.
그러고보니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 일반화된 동성애는 주로 주종관계나
사회적 지위의 차이에 의한 관계만 인정되었다고 하더군요. 같은 사회계급끼리
사랑에 빠지면 요즘처럼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군대의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치근덕 거리는 것도 같은 이치... 쿨럭 이건 농담입니다. ^^;;;; -
샤워실에 둘이 있을 때 비누얘기하면
답글
그런 거라고 언뜻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동성애도 잘 보면 정말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잘 모르기 때문에 공부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원조 동성애자...제우스..
답글
헐..
요즘 우리 애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빠져있는데...
옆에서 저도 같이 본답니다.
오늘부터 제우스가 화면에 나오면.. 이상한 생각이 들꺼 같네욤..ㅡ.ㅡ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타라님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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