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의 곡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와일드혼 노래의 경우엔, (예를 들어) 한 작품 내에 10곡이 있다 치면 그 중 '1~2곡' 정도는 정말 좋지만 '나머지 곡'들은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한 <지킬 앤 하이드>, <드라큘라>, <루돌프>, <스칼렛 핌퍼넬>, <몬테 크리스토> 등등 죄다 그러한 경향이...)

(사람마다 취향은 좀 타겠지만) 비교적 최근에 공연된 와일드혼의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를 보며 1막의 한두 곡/2막의 한 곡 정도 외에는 죄다 노래(멜로디 라인)들이 별 특징 없이 밋밋하고 따분하게 느껴져서 좀 힘들어 했던 기억이 있으며, 작년 <지킬 앤 하이드> 내한 공연 후기에도 썼듯 난 1막 후반부의 'This is the moment(지금 이 순간)' 장면이 나오기 전까진 정말 '(듣기에 너무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 지루한 노래들을 억지로 듣고 있어야 하는) 관객 투혼'을 발휘해야만 했었다.


그나마 와일드혼의 작품 중 한국 관객들에게 제일 먹히는 게 <지킬 앤 하이드>인데, 그렇다고 해서 이 뮤지컬 안에 나오는 곡들이 다 듣기 좋기만 한 건 아닌 것이다. 다른 뮤지컬들도 대체로 그런 경향이 있지만, <지킬 앤 하이드> 역시 그 안에 나오는 '임팩트 있는 소수 몇 곡'으로 관심을 끄는 뮤지컬이다.


원작 소설이 따로 있는 이 뮤지컬 안에서의 주인공은 '젠틀하고 학구적인 지킬 박사'와 '그 내면의 악한 기운만을 뽑아낸 악마 하이드' 사이를 오가는 역할인데, 그 중 좀 더 흥미로운 부분은 '지킬 박사가 하이드로 변신하는 장면'과 '하이드가 갖가지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며 설쳐대는 장면들'이다.

적어도 내 세계 안에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Jekyll & Hyde)>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 '로버트 에반(Robert Evan)을 알기 전'과 '알기 후'로 나뉜다-

얼마 전.. 이 배우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 것은 순전히 은혜로운 '다음(Daum) 뮤직' 덕분인데, 우연히 다음 뮤직 이벤트에 참여했다가 '1개월 무제한 음악 듣기' 쿠폰에 당첨된 것이다. 그 시기에 난 안소니 왈로우(Anthony Warlow)가 참여한 <1994' 지킬 앤 하이드 컨셉 앨범>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국내에서 정식 발매되어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해외 음반은 <1997' 지킬 앤 하이드 브로드웨이 초연 앨범>과 <2006' 지킬 앤 하이드 부활(Resurrection)> 앨범이다.


그래서 국내 온라인 음원(다음 뮤직)으로 접할 수 있는 <지킬 앤 하이드 2006' 음반(Jekyll & Hyde : Resurrection)>을 한 번 들어나 보자 해서 듣게 되었다가, 이 앨범에서 '지킬 & 하이드' 노래를 부른 로버트 에반(Robert Evan)의 탁월한 가창력에 삘 받아서 "심봤다~!!"를 외치며 그 때부터 쭉 에반 지킬(하이드)에 감탄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 국내 모 배우의 그것을 찬양하기 위해 로버트 에반의 지킬과 비교하는 글을 우연히 접하고 꽤 당황했던 기억이 있는데, 둘 사이에 타고난 '성량'이나 '가창력'의 간극이 참 크다. 동일 선상에서 대놓고 비교하기엔, '로버트 에반의 굴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래 실력'의 급이 많이 다른 느낌~(아무리 개개인마다 각 배우에 대한 호/불호가 갈려도, '막귀 행각'은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로버트 에반(Robert Evan)이 녹음한 <2006년 지킬 앤 하이드 : 부활(Jekyll & Hyde : Resurrection)> 앨범은 이 뮤지컬 관련하여 왕 추천하고 싶은 음반으로, 에반 지킬 뿐 아니라 루시나 엠마 역 여배우들 가창력도 수준급이다.(내 비록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쪽 뮤지컬보다 불어권이나 독어권 등의 유럽 뮤지컬을 더 선호하긴 하지만, '가창력'이 정말 뛰어난 고급 인력들은 확실히 영어권의 브로드웨이 쪽에 많이 포진되어 있는 듯하다..)

'진짜 듣기 좋은 노래'는 소수 몇 곡에 한정된 와일드혼의 뮤지컬인지라 2006년산인 <지킬 앤 하이드 : 부활(Jekyll & Hyde : Resurrection)> 앨범에 나오는 곡들도 전부 다 좋기만 한 건 아니지만, 그 중 몇몇 곡은 꽤 훌륭하다. 무엇보다, 이 음반에 나오는 곡들의 '편곡'이 기존의 <지킬 앤 하이드> 음반이랑 많이 다른데, 그 독특하고 세련된 느낌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 로버트 에반(Robert Evan)이 참여한 <지킬 앤 하이드 2006' 부활> 앨범 추천곡 *

Prologue/I need to know
This is the moment
Alive(이 버전의 '얼라이브'는 특히 대박~)
The girls of the night
If You only knew
Someone like You
It's a dangerous game

<지킬 앤 하이드> 여자 파트 노래 중에선 한국 CF 배경 음악으로도 쓰인 엠마의 곡 'Once upon a dream'이 가장 유명한 곡인데, 이 노랜 이상하게 내 취향이 아니다.(오히려 너무 알려진 곡이어서 식상하다고나 할까-) 우리 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곱상하고 달달한 느낌의 곡을 좋아하는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같은 뮤지컬에서도 한국에선 유난히 극 중 마리아가 부르는 잔잔한 곡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이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지저스 크라이스 슈퍼스타>에선 예수의 고뇌가 담겨 있는 'Gethsemane(겟세마네)' 같은 곡이 더 좋고, <지킬 앤 하이드>에서도 달달한 분위기의 'Once upon a dream' 보다는 지킬 박사의 고뇌가 담겨 있는 'I Need To Know(난 알아야 해)'나 하이드가 미쳐 날뛰는 'Alive(생명)'가 더 좋다. 그런 걸 보면, 대체적인 뮤지컬 넘버들 중 '귓전을 간지르는 곱상한 노래(or 잠 오는 노래)' 보다는 '드라마틱하고 격렬한 감정의 노래' 쪽이 훨씬 내 취향인가 보다..


'지킬 & 하이드' 역 로버트 에반(Robert Evan) - Alive
<2006' 지킬 앤 하이드(Jekyll & Hyde) : Resurrection>


얼마 전부터 "심봤다~!!"를 외치고 있는 로버트 에반(Robert Evan)이 <지킬 앤 하이드 2006' 부활> 앨범을 통해 부른 'Alive(생명)'는 특히 대박인데.. 작년 내한 공연 때 직접 본 빵오빠(브래드 리틀)도, 왈로우신(앤소니 왈로우)도, 싹 다 잊게 만드는 가창력이었다.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내에서, 하이드가 부르는 'Alive'에 대한 느낌 *

로버트 에반>>>>>브래드 리틀>>>>>>>>>>>>>>>>>>나머지 지킬 앤 하이드 역의 배우들

전반적으로 뛰어난 가창력이긴 하지만, 직접 그 역할을 한 게 아니어서 그런지 <1994' 지킬 앤 하이드 컨셉 앨범>을 녹음한 안소니 왈로우(Anthony Warlow)의 'Alive'는 로버트 에반(Robert Evan)의 그것에 비해 살짝꿍 심심한 경향이 있다. 한국 지킬들 경우엔, '연기'야 혼신을 다 해서 하지만 '가창력' or 타고난 '성량' 면에서 브로드웨이 쪽 배우들에 비해 좀 약하단 느낌이다.

2009년 <지킬 앤 하이드> 내한 공연 때 '다소 설렁설렁 연기한 듯한 브래드 리틀(Brad Little)의 공연'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게 쳐 줬던 이유도 '한국 배우들을 능가하는 그 탁월한 성량' 때문이었는데, 브래드 리틀이 라이브로 부른 1막 후반부의 'Alive'와 1막 마지막 장면에서의 'Alive - Reprise'는 정말정말 강렬했고, 난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제대로 '짐승미' 작렬해 주셨던...)


그런데, 최근에 우연히 발견하게 된 로버트 에반의 'Alive'는 그 빵지킬의 'Alive'를 능가하고 있다. 롭 에반(Rob Evan)은 몇 년 전 이 뮤지컬 관련 콘서트로 여주인공들과 함께 내한한 적이 있는데.. 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가창력 정말 뛰어나고 '지킬'이었을 때와 '하이드'일 때가 확연하게 구분되며, 셋 다 노래 실력 대박이었다고 한다.(그 때 알았다면 갔을텐데, '가창력 면에서 역대 최고 지킬'이라는 이 배우를 너무 뒤늦게서야 발견하게 되어서 참 아쉽다..)

얼마 전.. 모 사이트에서 한국 배우들을 비롯한 전 세계 '지킬 앤 하이드' 역을 거친 배우들의 'Alive'를 다 들어 봤는데, 이리 듣고 저리 들어 보아도 로버트 에반이 부른 'Alive'가 단연 최고였다. 안소니 왈로우(Anthony Warlow)나 드류 사리치(Drew Sarich)가 부른 'Alive'도 로버트 에반(Robert Evan)이 부른 것에 비하면 다소 약하단 느낌이 들 정도로...

에반 하이드 버전의 이 'Alive'는 음반 녹음 버전인데도 굉장히 강렬하고, 듣는 재미가 크다. 기존에 들어 본 '얼라이브' 중에서 이렇게까지 가창력 탁월하면서 격렬한 'Alive'는 없었는데.. 최근에서야 발견하게 된 브로드웨이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의 주인공 로버트 에반(Robert Evan)은 그렇게, 내가 알고 있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속에서의 선호곡 'Alive'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었다. 세계 곳곳에 숨어있는 실력 있고 재능 있는 배우(가수)를 발견하게 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신고

posted by 타라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