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작곡한 이 뮤지컬 넘버들 중 주인공인 헨리 지킬 박사가 실험에 들어가기에 앞서 1막에서 부르는 'This is the moment(우리말 제목 : 지금 이 순간)'은 우리 나라 뮤지컬 배우들이 각종 무대에서 뻑 하면 부르면 단골 아이템이다. 작년 <지킬 앤 하이드> 내한 공연 때 브래드 리틀(Brad Little)의 '지킬'을 보았고, 그의 가창력이 워낙에 대단해서 찬양하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최고로 치고 싶은 'This is the moment'은 안소니 왈로우(Anthony Warlow) 버전이다.
지난 달엔가.. 뮤지컬에 종사하는 다수의 한국 배우들과 여러 외국 배우들이 부른 'This is the moment(지금 이 순간)'을 모아 놓은 영상을 봤는데, 그렇게 모아 놓고 비교해 봐도 '노련하면서 시원스런 가창력을 자랑하는 안소니 왈로우'가 부른 'This is the moment'이 단연 최고였다.
1961년생인 '안소니 왈로우(Anthony Warlow)'는 19세 때 오페라 무대로 데뷔한 '호주 출신의 오페라 & 뮤지컬 배우'이다. 그동안 <레 미제라블> <마이 페어 레이디> <오페라의 유령> <맨 오브 라만차> <아가씨와 건달들> <마술 피리> 등 많은 작품들에 출연했으며, 개인 앨범도 여러 번 냈다. 안소니 왈로우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Jekyll & Hyde)>의 94년도 컨셉 앨범에 참여했는데, 전막 공연을 통해 직접 '지킬'을 연기한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안소니(앤서니) 왈로우는 전 세계에서 '지킬 넘버'를 가장 잘 부른 배우로 인정받고 있기에, 그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 할 수 있다.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등과 같은 작품으로 인해 '안소니 왈로우'를 좋아하는 국내 팬들도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앤서니 왈로우가 부른 '지금 이 순간'은 라이브 버전 뿐 아니라, 94년에 나온 <지킬 앤 하이드(Jekyll & Hyde)> 전곡 앨범에 나오는 녹음 버전 'This is the moment'도 무척 듣기 좋다.
뮤지컬 <지킬 & 하이드>와 관련하여 여러 음반들이 나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안소니 왈로우가 '지킬과 하이드' 넘버를 부른 1994년 음반(Jekyll & Hyde 1994 Concept Cast)은 특히 추천하고 싶다. 1997년 <지킬 앤 하이드> 브로드웨이 초연 이전에 나온 컨셉 앨범이다.
이 음반에 나오는 곡 구성이나 순서는 브로드웨이 초연이랑은 좀 다르다. 한 때 큰 병을 앓았던 앤서니 왈로우(Anthony Warlow)가 투병 중에 녹음했다고 하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에 나오는 그의 '캐릭터 해석'과 '지킬 & 하이드의 노래'는 꽤 훌륭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