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전에도 지난 역사 속에서 여러 복잡한 사건들이 있었으며, 우리 나라와 같은 단일 민족 국가와는 달리 '영국'은 켈트족, 바이킹족, 스코트족, 앵글로 색슨족 등 여러 민족들이 쟁탈전을 벌이다가 탄생한 국가이기에 지금도 한 나라 내에서 '지역 감정'이 무척 심하다고 한다.(그러고 보면 '잉글랜드=영국'이 그렇게 고상한 나라는 아닌 듯하다..) 예전에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온 <원탁의 기사> 이야기 속 '아더왕(King Arthur)'이 켈트족의 대표적인 왕에 속한다.
William Wallace(1272~1305)
한 때 멜 깁슨과 소피 마르소가 주연으로 나와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브레이브하트(Braveheart)> 역시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실존 인물 윌리엄 월레스'의 일화를 다룬 작품인데, 꽤 감동적이고 재미나게 본 영화이다. 지금 다시 보면 어떨지 몰라도, 그 땐 윌리엄 월레스(멜 깁슨)가 "자유~!!"를 외치며 죽어가던 극 후반부 장면도 꽤 인상적이었다.
영화에 나온 것처럼 윌리엄 월레스(William Wallace)는 '잉글랜드'로부터 자신의 나라인 '스코틀랜드'를 독립시키기 위해 폭동을 주도하였고, 특유의 전략으로 실질적인 독립을 이루었으나 잉글랜드 측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배신자들로 인해 안타깝게 죽음을 맞게 된 인물이다. 그런데.. 그 영화에선 '윌리엄 월리스'가 주인공으로 나오기에 그 쪽 군사들을 응원하게 되지만, 양 쪽 군사들 모두 죽고 죽이고 하면서 서로서로 잔인한 행각을 일삼은 건 마찬가지인 듯하다.(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무자비로 살생하는 '전쟁'은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쨌든 실화에서든, 영화에서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썼던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월레스(William Wallace)가 결국 배신자들에 의해 체포된 뒤 잔혹하게 처형당한 건 무척 안타까운 대목이다. '영화'에서 묘사된 것보다, 그의 처형 장면에 대한 '실제 기록'이 더 잔인하다.
현재까지, 윌리엄 월레스의 나라인 스코틀랜드 외 아일랜드 & 웨일스 등에 남아있는 '켈트족'에겐 재미난 풍습이 존재했다. 보통 '윤회'나 '환생' 사상은 불교를 믿는 동양인들에게만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서양에도 환생을 믿는 이들이 많았고 '켈트족' 역시 그 부류에 속한다. 고대에 활약했던 켈트족들의 전설엔 '인간이 죽은 뒤 새나 물고기, 들짐승 등으로 환생함으로써 그들의 영혼이나 의식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는 내용이 존재한다. 물론 항상 짐승으로만 환생하는 건 아니고, (그들의 인식 속에서) 같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자신들 무리를 이끄는 족장을 '부족 전체의 상징적인 존재'처럼 여긴 켈트족 사회에서, 그 족장이 크게 다쳐서 신체 중 일부분을 상실하게 되면 그는 곧 족장직에서 사임해야만 했다. 부족의 상징인 족장은 언제나 완전무결한 존재여야 했으므로...
서양에서 13이란 숫자가 불길한 숫자로 일컬어지게 된 것이, 이 켈트족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란 설이 있다. 그들은 13을 '죽음의 숫자'라 여겼다. 이렇게 '13'을 불길한 수로 여겨 꺼리는 사례들은 오늘날 미국 등 다른 서구권 국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인데, 일각에선 '13'을 용맹한 개척의 의미를 지닌 모험의 숫자로 보기도 한다. 어차피 그런 류의 의미도 사람이 부여한 것이고 인간의 말과 생각엔 나름의 힘이 있기에,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면 긍정적 의미의 숫자가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고대 켈트족 사회는 '여성의 지위'가 무척 높아서 여자들이 직접 어린 소년들에게 전투 훈련을 시키기도 하고, 때론 무리를 이끄는 부족장이 될 수도 있었으며, 비교적 다양한 직업에 종사할 수 있었다. 또한.. 결혼한 부부 중에서 '남편'보다 '부인' 쪽 재산이 더 많을 경우 그 집안의 가장은 부인이 되며, 남편은 집안의 잡다한 일을 하면서 그런 부인을 보좌하는 역할을 해야만 했다.
더 흥미로운 건, 켈트족 부족 사회에서 7세가 된 어린애들은 그 때부터 자기 집을 떠나 이웃집에 가서 10년 간 살아야 했다는 사실- 물론, 아이를 맡게 된 옆집 어른들은 그를 자기 친자식처럼 잘 키워야 했다. 그들이 그리 하는 건, 자라나는 아이들로 하여금 '(피를 나눈 내 가족 뿐만이 아니라) 부족 전체에 대한 소속감'을 갖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같은 '사람 사는 세상'인데, 각 지역별 & 민족별로 '생활 패턴이나 오랜 시간동안 반복되어 정착된 풍습이 다 다르다'는 게 참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요즘엔 내 자식만 끼고 돌면서 남의 집 아이는 아무렇게나 되어도 상관없단 식의 행태를 보이는 이들이 많은데, 고대 켈트족의 경우처럼 '한 사회 테두리 내에서 모두가 그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고 서로를 아끼며 산다'는 대목 & '여자들이 직업 선택이나 출세에 큰 제약을 받지 않았다'는 대목은 참 이상적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