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페스트 감염, 로마 멸망에 일조했던 '목욕탕 향락 문화'
앞으론 '버스' 뿐 아니라 영업용 '택시' 안에도 CCTV를 설치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즘엔 별의 별 범죄들이 일어나기에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범인을 잡기 위해선 CCTV가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밖에만 나가면 어느 장소에든 CCTV가 설치되어 있으니 어쩐지 내 행동을 감시 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인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개인적으로 공공 장소의 화장실 같은 곳을 가면, 때때로 '위에 뭐(카메라) 없나~' 하며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예전에 '화장실 감시 카메라'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말이다..
그런데 근래 들어선 '대중 목욕탕' 안에, 그것두 '탈의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는 사례들이 많다 하여 화들짝 놀라고 있는 중이다. 현행법 상 설치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실제론 찜질방이나 목욕탕 안 탈의실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 꽤 많다고 한다.
어차피 요즘엔 집에서 매일 샤워하고 공중 목욕탕 안 가는 이들도 많지만, 갈수록 그런 장소는 출입하기 꺼려지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찍혀도 누가 누군지 모르긴 하지만, 개인의 은밀한 부분이 특정인이 운영하는 '무인 감시 카메라'에 찍힌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 불쾌한 일이니 말이다..
우리 시대에는 '목욕탕'이 단순히 때 밀고 사우나 하기 위해 가는 곳이지만, 중세 유럽에선 이 목욕탕이 이상한 기능을 하기도 했었다. 꽤 오랫동안 음탕한 행위가 벌어지는 '목욕탕 향락 문화'가 성행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몸 파는 언니들(일명 매춘녀)'이 공중 목욕탕에서 '영업'을 한 모양이다. 중세 유럽 이전, 고대 로마 말기 때에도 목욕탕을 중심으로 한 무분별한 혼욕과 퇴폐 문화가 번진 적이 있었다.(사치와 타락이 난무했던 그 '목욕탕 향락 문화'가 고대 로마를 멸망하게 만든 한 원인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의 '목욕탕 향락 문화'는 12세기 이후로 큰 인기를 누렸으며, 14세기 무렵엔 독일의 뮌헨이나 레겐스부르크 등지에서 '결혼 피로연'을 행하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우리 입장에서 생각하면 굉장히 민망스런 일인데, 당시엔 신랑 신부 뿐 아니라 결혼을 축하하러 온 친구들까지 단체로 벌거벗고서 탕 안에 술과 요리를 띄워놓은 채 함께 먹고 마시며 즐겼다고 한다.
그 후 '매춘 행위가 이뤄지는 목욕탕'이 한동안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그곳은 '몸을 깨끗하게 씻는 장소'가 아닌 '영혼을 더럽히는 장소' or '건강을 망치는 장소'로 변질되어 갔다. 영국에선 유부녀나 수녀들은 이러한 공중 목욕탕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입욕 규칙'을 선포하기도 했다.
한동안 목욕탕 내에서의 '음탕한 행위'가 성행했지만, 유럽에서 목욕탕을 중심으로 하여 대대적으로 매독(성병)과 페스트(흑사병)가 번지자 15세기 이후 그런 식의 '목욕탕 향락 문화'는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또한 16세기 프랑스에선 '혼욕 금지령'이 내려졌다.
페스트나 매독, 나병 등이 목욕탕을 통해 감염된다고 생각했던 16~18세기 유럽인들은 목욕을 잘 하지 않게 되었으며, 그 시기를 살았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한 달에 1번,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일 년에 1번 밖에 목욕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대신 그 시기의 프랑스인들은 (목욕을 잘 하지 않음으로 인한) 몸에서 나는 악취를 감추기 위해 '향수'를 개발하게 되었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유행하게 되었다.
공중 목욕탕이 지금과 비슷한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것은 20세기 초반 무렵이다. 그 때 미국에 거주하는 한 유태인 사업가가 '비누 사업'과 '수돗물 사업'을 벌이면서, 그걸 팔아먹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현재와 같은 새로운 목욕 문화가 대중화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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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불어 2010.12.17 01:02
향수의 유래가 참말로 껄쩍찌근하네여 ㅎㅎㅎ
답글
그래서 전 향수를 별로 안좋아해여, 목욕하는 건 싫어라 해도 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럼 넘 드르운가여 ㅡㅡ;;;
타라님, 제 블에 잠시 다녀가주세여...
이유는여??
말 안해줄래여 ㅎㅎㅎ
그럼 편한밤 보내시고 즐거운 하루 맞이하세여 ^^*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2.17 01:30
가발이 유행한 이유도 향수와 같다고 하죠...ㅎㅎㅎ
답글
로마시대의 목욕탕은 지금의 찜질방이랑 성격이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목욕뿐만 아니라, 사교장소였고, 도서관이 있었고,
토론과 여흥까지 가능했었다니 지금의 찜질방과 다름이 없었죠.
목욕탕의 향락과 퇴폐는 중세 이후가 더 심했었고,
로마멸망의 원인을 목욕탕에 두는 건 일종의 덮어씌우기
성격이 강한 셈이죠. -
여전히 잘 읽고 갑니다~ 로마시대의 목욕탕은 친목도모(?)의 장소이자 의견교류의 장이기도 했다는 어디선가 줏어들은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ㅂ=;;
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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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 2010.12.17 17:28
다른 생각을 가진 분의 글도 있어서 여기 링크 걸어요.
답글
저 역시 이 밑의 글에 공감하는 편입니다.
http://blog.daum.net/pssyyt/8934760-
딱히 '다른 생각'이라고 '흑/백'으로 나눠서 생각하는 게
무리인 것 같은데요..? 쏭쏭님, 제가 봤을 때에는 님께서
단순히 해당 포스트들의 <제목>만 보구서, 본문의 내용을
좀 <확대 해석>하신 게 아닐까 합니다.. ^^;
쏭쏭님이 링크 걸어주신 글에서도 포스트 제목을 그냥
'로마는 퇴폐적 목욕 문화로 망한 제국인가?'라고 쓰시고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러이러하지 않을까..? 식의 개인적인
견해를 어필하며 '현재의 독일에서도 당시의 풍습과 비슷한
대목이 있다..'라고 마무리 지으셨지, 딱히 '로마는 절대로
그것으로 인해 망한 게 아니다!' 식의 <확고부동한 단정형
증거>를 든 글은 아니지요..
그리고, 저 역시 님이 링크 걸어주신 글과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는 대목이 있구요.. 제 경우에도, 고대 로마가 단순히
'퇴폐적인 목욕 문화'로 망했다고 생각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본문이나 제목에도 그런 류의 문구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이 글 제목도 <~일조했다고 알려져 있는 목욕탕
향락 문화> 혹은 <~일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목욕탕
향락 문화>로 적을 참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글 제목이
너무 길어져서, 다른 포스트들과 밸런스가 맞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제목에서 '~알려져 있는' or '~의혹을'이란
문구를 뺀 것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쓴 이 포스트 문장들엔 님이 생각하신
그런 식의 단정형 문구가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쓴 것은 '사치와 타락이 난무했던 그 목욕탕 향락 문화가
고대 로마를 멸망하게 만든 <한 원인>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로 나와있지요~ 그렇죠..? (제가 없는 말을 지어낸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알려져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빼도 박도 못하게, 엄연히 '실제로 그렇게 알려져 있는 것'을
'그렇게 알려져 있다~'고 쓰는 건 틀린 문장이 아닙니다..
이것은 제가 어찌어찌 생각한다는 개인적인 <견해>의 차원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실존하는 <팩트(사실 관계)>를 밝히는 차원에 해당하는
것이랍니다...
로마가 멸망한 이유에 대해선 제가 접한 것만 해도 꽤 여러 가지에요..
그 중 하나가 이 '퇴폐적 목욕탕 문화'구요.. 이 내용과 '로마 멸망과의
연관성'에 대해선 각 기록자들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 다릅니다.. 그렇담,
우리 같은 <제 3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걸 '종합'해서 받아들여야
되겠지요~ 단순히 한 가지 주장만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으면 곤란합니다..
(왜..? 우리가 '타임 머신' 타고 가서 직접 본 게 아니므로~)
저같은 경우엔 '목욕탕 문화와 로마 멸망과의 관계'에 대한 대목을 단순히
한 가지 기록만 보구서 파악한 게 아니라,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기록을 다 참고해서 이 글을 작성한 것이구요.. 제가 생각했을 땐
어떤 이들이 말한 것처럼 '로마가 목욕탕 문화로 망했다~'로 <단정>지어서
말하기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 '고대 로마를 멸망하게 만든 한 원인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식의 '논리적 오류 없는 문구'를 본문에 넣은
것입니다...
그렇게 널리 알려져 있는 건 사실이어서, 저 문장은 진짜 논리적인 오류가
없는 문구거든요~
또한.. 이 글 제목에서도 '로마 멸망에 <일조했던> 목욕탕 향락 문화'라고
썼지, '로마를 멸망하게 한 목욕탕 향락 문화' 식의 문장을 쓰진 않았습니다..
원래는 이 글 제목의 그 부분이 '로마 멸망에 일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목욕탕 향락 문화'였는데.. 글 제목이 너무 길어져서 뒷 부분을 생략한 걸
가지고, 쏭쏭님께서 (본문 내용은 제대로 읽어보시지 않은 채) 단순히 '글의
제목'만 읽어보시고선 마치 제가 로마 멸망 원인을 단순히 목욕탕 문화라고
단정지어 말한 것처럼 너무 <확대 해석>하셨네요...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저 역시 특정한 한 나라가 단순히 '목욕탕 문화'..
그 한 가지 이유로 망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랍니다~ (글을 찬찬히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글 본문 속에도, 제가 그렇게 여긴다는 대목은
어느 구석에서도 찾아볼 수 없구요.. 오히려 이 글 본문에선, 로마 보다는
중세 유럽 쪽 얘기를 더 많이 하고 있지요...
다만.. 그 시기를 연구한 10명의 사람이 로마 멸망의 원인에 대해 3~4가지
이유를 제시했다면 <제 3자 입장에선 그걸 다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목욕탕 문화' 대목도 전혀 영향이 없다고는 파악할 수 없어서, 심사숙고 끝에
'여러 사람들이 그리 주장하는 걸로 봐서 그것도 한 이유가 되었을지 모른다..'
라는 생각에 '일조'란 표현을 쓴 거였어요~
(타임 머신 타고 가서 우리 눈으로 직접 보지 않은 이상) 우리같은 제 3자는
여러 사람이 주장한 것들 중 '어느 한 쪽이 절대적 진리다~'라 생각지 않고,
그들의 견해를 골고루 다 참고해서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생각하구요...
이 포스트의 본문 글에 쓴 '로마 멸망'에 관한 대목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쓴 게 아니라 우리 주변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실제 일어난 <사실 관계>를 쓴
것인데('~라고 알려져 있다' 이 대목..), 그 차이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글의 주인이 본문을 통해 전혀 밝히지도 않은 '개인의 생각'으로 받아들이거나
해당하는 글과 '흑백 관계'에 있다고 보기에는 힘든 다른 글을 인용해 오신 건
좀 납득하기 힘든 행동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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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스 2010.12.17 18:16
아무래도 이것도 기독교의 덮어씌우기 공작에 쥔장이 놀아난듯.
답글
퇴폐문화가 성장한건 우습게도 기독교가 로마제국에 의해 공인될 무렵부터 시작되었고...본 글에도 인정했듯 기독교 중세문화가 창궐했을때 퇴폐문화도 번성했지요...
그럼 왜 중세 유럽은 멸망안당했을까요? 단순한 의문 안드세요?
좋은 의도해서 글을 쓰셨겠지만 불행히도 잘못된 지식을 남들에게도 전파한 격이 되고 말았네요...-
제가 놀아난 적 없는데, 본문 글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오버는 금물입니다~ ^^;
(이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중세 기독교 문화는
퇴폐적이지 않고, 고대 로마는 퇴폐적이었다'라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를
펼친 적이 없는데, 호루스님께선 왜 그렇게 받아들이셨을까요..?
그리고.. 제가 본문에 인용한 내용은 잘못된 지식을 남들에게 전파(?)하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출간된 여러 책들에 나와있는 내용이어서
(실제로) 대중들에게도 어느 정도 널리 알려져 있는 내용이다..'라는 식의
<실존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쓴 것>인데, 그걸 호루스님께서는 이상하게
받아들이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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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2.18 17:26
한달에 한번 일년에 한번 참 충격적인 내용 이네요 ㅎㅎ
답글
사람의 체취가 향수로 감춰 질순 없지요^^
똑같은 향수를 사용해도 사람에 의해 달라지는 것이 향수인데
저때는참 역한 냄새일듯싶네요 ㅎ
므튼 그때 향수가 발달 되었다니 새롭게 배우고 갑니다^ -
박혜연 2011.12.15 00:43
이슬람권국가 특히 호메이니의 나라 이란같은 경우에는 목욕탕이 대도시든 시골이든 거의 찾이보기가 어렵고 있어도 여성들은 거의 안간다고 하네요? 들은바로는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