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어린 영혼의 복을 기원하는 티벳의 '수장' 풍습

타라 2010. 11. 2. 23:40
사람이 죽었을 때 특정한 절차와 방식으로 뒷처리를 하는 '장례 문화'는 나라별로, 시대별로 조금씩 다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초기 국가인 부여에는 '순장' 풍습, 옥저에는 가족 공동 무덤인 '골장제'라는 것이 있었다. 얼마 전에 드라마 배경으로도 나온 바 있는 가야에도 '순장'의 풍속이 존재했었다.

중국 서쪽 끝에 위치하며 인도, 네팔 등과 맞닿아 있는 티벳(Tibet)에 가면 죽은 자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위치에 따라 화장(火葬), 토장(土葬), 탑장(塔葬), 천장(天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장례를 치를 뿐 아니라 '수장(樹葬)'이라는 특이한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기도 한다. 이것은 거지나 신분이 낮은 사람들의 시신을 천으로 감싼 후 흐르는 강에 던져 버리던 '수장(水葬)'과는 다른 개념이다.

티벳의 수장(樹葬)

무나 이 수장(樹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미처 돌을 넘기지 못한 1세 미만의 영아'들을 상대로 수장의 절차를 행하게 된다. 이 수장(樹葬) 풍습'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전 세계'의 여러 국가들 중에서 티벳에서만 유일하게 행하는 장례 절차라고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 어떠한 죄도 저지르지 않은 채 '순수한 상태로 있던 갓난아기'들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 소금물을 통해 그 시체를 깨끗하게 하고 나무 상자 안에 넣은 뒤 산이나 숲 속에 있는 '큰 나무' 위에 걸쳐놓는 방식으로 수장을 치른다. 형편이 많이 어려운 집에선 '나무 상자' 대신 천으로 된 '포대기'나 '보자기'를 관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태어난 지 얼마 안되어 저 세상으로 가게 된 영아'들을 수장(樹葬)하는 건 그들이 윤회하여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나게 되었을 때 '길고 커다란 나무처럼 오랫동안 훌륭하고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종의 상징성을 담아 그리 하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그 집에 존재하는 나머지 아이들이 액을 면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들에겐 존재한다.


2만 여 년 전부터 고대 인류가 존재했다는 티벳에선 라마교라 불리는 토착 신앙 '티벳 불교'를 믿는데, 승려들 수만 해도 굉장히 많다고 한다. 티벳에서 고승이 죽으면 '탑장(塔葬)'의 형식으로 장례를 치르게 된다. '영탑장(靈塔葬)'이라고도 하는 이것은 크게 깨달음을 얻은 성현(聖賢)들에 한해 그걸 치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혼이 빠져나간 육체를 소금물로 깨끗하게 씻은 후 티벳 고원에서 말리고, 귀한 향료를 몸에 칠한 다음 영탑(靈塔) 안에 모셔놓는 방식이다. 이 탑장(塔葬)과 화장(火葬)의 경우엔, 티벳에서 행해지는 여러 장례 절차들 중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방식에 속한다.
 

티벳의 영탑장(靈塔葬)

티벳인들에겐 유난히 정해진 예법이나 금기 사항 같은 게 많은 편이다. 과거의 티베트엔 '일처다부제(一妻多夫制度 : 한 여인이 남편을 여럿 둘 수 있는 제도)'라는 특이한 결혼 제도가 존재하기도 했었다. 장례 절차에 있어서도 죽은 자의 신분이나 연령대, 상황에 따라 참 다양한 방식이 존재했던 곳인데, 전 세계 장례 문화 중 티벳 지역만의 정말 독특한 풍습에 속하는 '세상을 떠난 영아들에 대한 수장(樹葬) 풍습'은 3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