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앞에서

가을의 우수, '존 앳킨슨 그림쇼'의 황금빛 풍경

타라 2012. 10. 21. 17:32
얼마 전,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는 창 밖의 나뭇잎들 & 가을 나무를 보고 감동 받은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4계절 중에 '가을'을 제일 좋아한다. 너무 춥지 않으면서 적당히 서늘하고, 그러면서 그윽한 느낌을 안겨다 주는 이 계절의 그 깊숙한 분위기가 참 좋기 때문이다.

보통.. 화려한 꽃들이 많이 피는 '봄'의 배경색은 연노랑이나 꽃분홍, '여름'은 초록이나 투명한 파랑, '가을'은 붉은빛이나 황금빛, '겨울'은 회색이나 흰색으로 주된 색채가 정해지는데, 가을 산이나 가을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계절 특유의 '황금빛 풍경'은 유난히 나의 마음을 잡아 끈다.

서양 화가들 중에서도 이 느낌의 색채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린 이들은 참 많다. 그 중 19세기에 활약했던 영국의 풍경화가 존 앳킨슨 그림쇼(John Atkinson Grimshaw)의 그림은 볼 때마다 그 특유의 분위기에 매료되거나, 실제로 보는 가을 풍경 or 사진들에서보다 더 큰 감동을 받곤 한다..

[ 달빛 화가 존 앤킨슨 그림쇼(John Atkinson Grimshaw)가 그린 황금빛 가을 풍경 ]

Stapleton Park Near Pontefract

Autumn Morning

Autumn Evening

Golden Light

An Autumn Idyll

The Lovers

An Autumn Lane

A Golden Beam

Autumn

'달빛 화가'로도 알려져 있는 존 앳킨슨 그림쇼는 1836년 영국의 리즈에서 태어났다. 그림쇼는 어려서부터 '그림'에 많은 재능을 보였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가 그림 그리는 걸 싫어했다.

우리 나라 예전 드라마 같은 걸 보면 청소년 아들이 '음악' 한다고 집에서 기타 치고 그러면 그걸 반대하면서 아들의 기타를 막 부숴버리는 부모의 모습이 종종 묘사되곤 했었는데, 그 비슷하게 존 앳킨슨 그림쇼의 엄마도 '미술'에 관심 가지는 아들이 그린 그림을 막 찢어서 없애 버렸다고 한다.

17살 무렵 그림쇼는 철도 회사에 취직하여 '서기'로 일했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존 앳킨슨 그림쇼(John Atkinson Grimshaw)는 '미술 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그림을 그렇게 잘 그리다니, 세상에 '음악 천재'들이 있듯 타고난 '그림 천재'도 존재하는가 보다..

어느덧 결혼을 하여 독립하게 된 그림쇼는 회사를 그만 두고 '전업 화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좋은 작품'은 역시 알아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지, 그는 '화가'로서 나름의 성공을 거두어 돈을 많이 벌게 되었다. 그의 어머니 요구처럼 그냥 평범하게 직장 생활(월급쟁이) 했으면 결코 벌지 못했을 큰 돈을 말이다..

부모의 반대를 뚫고 자기 길을 개척한 존 앳킨슨 그림쇼(John Atkinson Grimshaw)가 58세 때 병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크고 작은 인생의 굴곡은 있었겠지만, 자기만의 독특한 화풍을 개척한 '성공한 화가'인 것만은 틀림없다. 매일 매일 이어지는 일상은 피곤하고 복잡한 일들로 가득 차 있지만, 가끔은 그림쇼가 그린 우수 어린 풍경들을 통해 그 '환상적인 황금빛 분위기'에 흠뻑 취해 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