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앞에서

19세기에 활약했던 유럽 화가들의 '홍수'를 소재로 한 그림

타라 2010. 9. 22. 23:55
최근 추석 연휴 때의 홍수로 인해 피해를 본 가정들이 있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돌이켜 기억해 보면, 이맘때쯤(여름이 갓 지난 9월 경) 폭우나 홍수로 피해가 가는 지역이 있다는 뉴스를 꽤 오래 전부터 접해왔던 것 같기도 하다. 홍수나 산사태, 지진 등의 자연 재해 없는 세상이 오면 정말 좋으련만...

유럽의 유명 화가들 중에도 이 '홍수(洪水)'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있다. 그들은 '직업'이 직업인지라 (특히 풍경 화가들은) 봄/여름/가을/겨울, 그 사계절 동안 벌어지는 어떤 모습이든 그 광경을 적극적으로 화폭에 담아내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시슬레 - 마를리 항구의 홍수 1(Flood at Port-Marly)


모네와 같은 시기에 활약한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로 '풍경화'를 주로 그린 알프레드 시슬레(Alfred Sisley)의 경우엔, '홍수'를 소재로 한 연작 그림을 남기기도 했다.

시슬레 - 마를리 항구의 홍수 2(Flood at Port-Marly)


1876년 세느강의 항구인 마를리가 홍수로 범람했을 때, 그 근교에 있는 마를리 르 루아에 살고 있었던 시슬레는 시간 경과에 따른 '홍수 그림'을 7점 그렸고, 그 중 2점은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었다.

모네 - 아르장퇴유의 홍수(L'Inondation a Argenteuil)


19세기 유명 인상파 화가인 프랑스의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는 아르장퇴유 근처에 집을 구해 살면서, 그곳의 변화를 담은 풍경화들을 유난히 많이 남겼다.

폴 위에 - 생 클루 공원의 홍수(L'Inondation a Saint-Cloud )


프랑스 화가 폴 위에(Paul Huet)가 그린 '홍수' 소재의 그림 '생-클루 공원의 홍수'는 꽤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 광경이 어쩐지 사실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홍수' 관련 그림은 프레데릭 모건(Frederick Morgan)이 그린 '홍수'이다. '화목한 가정'의 평화로운 일상이나 '근심 걱정 없이 밝은 모습의 아이들' 그림을 주로 그렸던 19세기 영국 화가 프레데릭 모건은 이 그림에선 '물난리가 난 한 마을에서, 갓난 아기를 안고 (폭우의 영향으로 집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 상태에서) 지붕 위에까지 올라간 젊은 엄마의 절박한 상황'을 묘사했다.

프레데릭 모건 - 홍수(A Flood)


프레드릭 모건의 그림 '홍수(A Flood)'는 로얄 아카데미에 출품되어서 큰 호응을 얻은 작품인데,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은 채 그 옆에서 꽤나 간절한 어린이(큰 아이)'와 마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 채 '해맑게 웃고 있는 갓난아기(작은 아이)', 근심 어린 눈으로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애들 엄마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보는 입장에서) 그 안에서의 상황 자체에 굉장히 '감정 이입'이 잘되는 그림인데, 화폭에 담긴 <물난리를 피해 지붕 위로 올라간 엄마와 두 아이>가 빠른 시간 내에 구출되어 홍수로 인한 희생을 당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그림이다. 아무쪼록 우리 주변에서 이번 홍수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가정에서, 그 수해에 대한 복구 작업이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