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 뮤직
밤의 여왕 아리아-최고의 소프라노와 최악의 소프라노
오페라 <마술 피리 / 마적(Die Zauberflote)>의 2막에 나오는 '지옥의 복수심으로 내 마음 불타오르네(Der Holle Rache kockt in meinem Herzen)'는 밤의 여왕인 엄마가 자신의 딸을 유괴했다고 믿는 이를 죽여 버리라며, 딸에게 단검을 주면서 살인을 강요하는 노래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 피리>에 나오는 '밤의 여왕'은 냉정하고 탐욕스런 여성으로, 완고하고 보수적인 옛 체제를 상징한다.
02) Natalie Dessay
03) Diana Damrau 최고? '밤의 여왕 아리아', 캐릭터 해석의 좋은 예
04) Erika Miklosa
05) Edita Gruberova
06) Sumi Jo(조수미) '밤의 여왕 아리아', 가창력의 좋은 예
07) Luciana Serra
08) Cristina Deutekom
09) Marcela Sotelano
10) Clara Polito
11) Mrs. xxxx 최악? '밤의 여왕 아리아', 가창력의 극악스런 예
각국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들이 부른 '밤의 여왕 아리아(나의 가슴 분노로 불타올라)'를 모아놓은 영상에서, 한국 대표인 조수미(Sumi Jo)의 '가창력' 자체는 결코 해외 다른 나라 언니들에 뒤지지 않는다. 가장 악보에 충실한 듯, 정확하게 딱딱 내리꽂히는 조수미의 '밤의 여왕 아리아'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극 안의 상황을 생각했을 때 이 곡은 밤의 여왕이 '완전 분노하면서 격렬하게 불러야 되는 노래'인지라, 너무 산뜻하고 맑고 고운 목소리를 내는 조수미 버전이 '연기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하다. 너무 꾀꼬리 같이 청아하고 예쁜 목소리가 '캐릭터 소화'엔 방해가 되는 것이다.
이 영상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건 독일의 디아나 담라우(Diana Damrau)이다. 담라우(세번 째 순서)의 '밤의 여왕 아리아'는 전반적인 면(비주얼, 캐릭터 느낌, 연기, 가창력 등..)에서 가장 해당 역할과 그 노래를 부르는 상황에 잘 어울려 보인다.
단순히 '듣는 것'만 따지자면, 조수미 버전도 상당히 좋다. 특히, 후반부에 나오는 "아!아!아!아! 아!아!아!아!~" 이 고음부는 수미 조(Sumi Jo) 버전이 박자 & 음정이 가장 정확하다.(카라얀이 괜히 칭찬한 게 아닌 듯..) 그녀의 음성 자체는 정말 '신이 내린 목소리'인 듯하다.
그 외, 다른 콜로라투라들(Coloratura)도 난이도 최고의 이 곡을 어느 정도 소화하고 있다. 인간의 목소리가 현악기 소리와 비슷하다는 말이 있는데,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 피리>에 나오는 '밤의 여왕 아리아' 후반부(아!아!아!...)를 부르는 여성 소프라노들의 소리는 현악기의 고음부를 낼 때와 흡사 비슷해 보인다. 최근 환상의 '소프라노 경합'으로 이슈가 되었던 <남자의 자격> 배다해나 선우도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르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언니들 앞에선 조용히 무릎 꿇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밤의 여왕 아리아' 하이라이트 영상 11번 'Mrs. xxxx' 순서로 오면, 미국이 낳은 최악의 소프라노 가수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Florence Foster Jenkins)를 떠올리게 하는 '대략 난감한 가창력의 밤의 여왕 아리아'가 등장한다. 그렇게 음역대가 다르고, 사정 없이 음정이 빗나가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노래 부르는 한 여성 가수.. 듣는 귀가 많이 괴롭긴 하지만, 날고 기는 '최고의 소프라노'들 틈에 끼어 있는 '밤의 여왕을 열창한 최악의 소프라노'가 그 엉뚱난감한 노래로 은근히 큰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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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2010.08.31 19:50
아!~아!~아!~
답글
저도 한번 소리내어 해보는데,에효...;;;
어쩜 저렇게도 맑고 고운음이 나올 수가 있을까요..?
학창시절,친구들과 아~아~소리로 장난쳤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늘 감사한 맘으로 머물다 갑니다.
비가 엄청 내려요.
마음에 행복한 9월,안으시길 바랄께요.^^* -
지이 2010.08.31 21:40
덕분에 넘귀한자료 감사히 구경하고 가요 넘 고맙습니다^^
답글
제가 유치원다닐때 처음 키메라께서 밤의 여왕 아리아 를 부르는 모습을보고 너무나 인상적이여서^^그화장법도 그렇구^^
그때부터 이아리아를 좋아라한것같애요^^
다른건몰라도 스트레스쌓일땐 아~아~아~아~아~아~아~아
가사는몰라도 빙의 ㅋ된거처럼따라부르면 스트레스가싹~~날라가는느낌~
가족들은 괴로와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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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하루 2010.09.07 14:11
감탄하면서 듣다가 마지막 분 때문에 빵 터졌어요..ㅋㅋㅋㅋ
답글
우리 아들이 자꾸 틀어달라고 그러면서 옆에서 흉내내는 통에 귀가 괴롭습니다..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
a 2010.09.23 13:57
조수미씨와 mrs.xxx의 영상을 기대하며 듣고 있었어요ㅋㅋㅋㅋ
답글
에이, 그래도 밤의 여왕 아리아인데. 막귀인 난 모를 차이겠지ㅋㅋ.....하면서 봤는데 이건ㅋㅋ?ㅋㅋㅋ 용감한 도전이군요. -
piglet 2010.10.15 22:14
대체 올라가지도 않는 음을 억지로 부르고ㅋㅋㅋ 듣는 사람이 괴로움. 아 근데 앞에 잘하는 언니들은 다 똑같이 들리는 이 귀는 뭐지요?ㅋㅋㅋㅋ
답글 -
토깽 2010.10.27 01:30
정말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분 정말 빵 터지네요ㅋㅋㅋㅋ
답글
용기가 참으로 대단하신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글의 주제와는 상관없지만 카라얀님 옛날 만화영화 세일러문에도 잠깐 등장하셨다지요ㅋㅋㅋㅋ 본문에서 카라얀님만 언급되면 그 장면이 떠올라요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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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dico 2012.03.31 16:23
올려주신 것처럼 전에 가수별로 이곡을 비교해가며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답글
칼라스 버전이 없네요?^^ 수미조가 가창력의 교과서라는 점 격하게 동의합니다.
음질 좋은 걸로 들어보시면 다들 아시겠지만 타가수들과 비교해 조수미 버전은
정말 음표 단위로 딱딱 끊어진다랄까, 완전 기계적인 가창력을 보여주거든요.
헌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점이 조수미의 치명적 핸디캡 같아요. 인간적인 매력, 서정성 내지 감성 표현이 부족하단 거죠.
독일언니 디아나가 인물도 좀 되고 해서 최근 인기긴 한데 주의깊게 비교해서 들어보면 디아나는 고음 높이가 2% 부족합니다. 상대적으로 저음으로 소화해내므로 듣기엔 부드럽고 타가수보다 따뜻하지만 원곡을 100% 구현했다라고 보긴 힘들겠죠.
좌우지간 저는 칼라스 버전이 제일 좋더군요. 명불허전이라 음역과 호흡, 해석 등등 모든 면에서 리전드답더라고요. 타고난 목소리 자체가 아름다워요^^-
그런 경향이 있지요.. ^^ 칼라스 언니는 이제 고인이 되신지라..
그래두, 마리아 칼라스는 표현력이 정말 뛰어나지요~
헌데, 마리아 칼라스는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른 적이 없다는
말이 있더군요~(칼라스 버전이라 알려진 '밤의 여왕..'은 실제로
그녀가 부른 게 아니라고...)
얼마 전에 여러 장르가 섞인 음악회를 본 적이 있는데,
성악을 직접 들으니 정말 듣기 좋더군요~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오페라 가수의 노래를 코앞에서 직접 듣게 된다면 정말
감동적일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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