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방영 중인 월화극 중에 <동이>도 꽤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이번 주에 새로 시작한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사극 형식을 취한 극본 공모 당선작'이라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1~2회를 한꺼번에 몰아서 보았는데, 예상했던 대로 역시 재미있었으며 다음 회 내용도 무척 기대되는 스토리였다. 기존의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구미호 스토리'에선 구미호가 살기 위해 인간의 간을 파 먹곤 했었으나, 이 드라마에선 인간이 자기 아이를 살리기 위해 구미호 딸의 간을 탐한다는 설정이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에 나오는 구미호(한은정)는 은근히 마음 약하고 보통의 인간들보다 더 착한 심성을 가진 정 많은 구미호로, 사람이랑 결혼해서 10년을 채우면 '인간'이 될 수 있었으나 그 남편(정은표)이 하루 남겨놓고 천기누설을 하는 바람에 모든 게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버린다. 구미호는 그간의 정을 생각해서 그를 살려주지만, 충격을 받은 구미호 남편은 자결하고 만다.
이 부부 사이엔 '반인반수의 자식 연이(김유정)'가 있는데, 이제 다시 여우로 돌아간 구미호(한은정)랑 달리 이 아이는 3개월이 더 지나야 본격적인 여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엄마 구미호는 인간인 연이를 데리고 숲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맹수들이 들끓는 숲은 어린 연이가 지내기엔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정으로 3개월을 더 '인간 세상'에 머무르기로 한 착한 구미호(한은정)와 그 딸(김유정)이 '각종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들이 판을 치는 험악한 세상에 나와 겪는 다양한 고난과 핍박의 이야기'가 바로 이 드라마 <구미호 : 여우누이뎐>의 주된 스토리이다.
구미호보다 더 무서운 박수 무당(만신)
여기에, 구미호의 비밀을 알고서 그녀를 쫓는 퇴마사(박수현) & 윤두수의 건방짐을 불쾌해 하며 그를 궁지로 몰 음모를 꾸미는 정규 아버지 조현감(윤희석) 등 다양한 관계들이 얽히고 섥힐 예정인데.. 잘만 풀어 간다면 앞으로의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
요즘엔 이상하게도 '주인공이나 주인공 가족' 캐릭터에 별다른 매력이 안 느껴지는 극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 <구미호 여우누이뎐>에 나오는 '구미호 모녀'는 전형적인 설정을 등에 업고 있음에도 비교적 감정 이입이 잘되는 주인공들이다. 체형, 얼굴 윤곽 등 전반적인 면에서 얍시리한 분위기를 지닌 한은정은 '구미호' 역으로서 무척 좋은 씽크로율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울러 '번뇌의 대마왕 윤두수' 또한 무척 매력적인 캐릭터 같으며,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극에 잘 녹아드는 장현성의 연기도 꽤 좋은 편이다. 그 주변에서 구미호 모녀를 구박하는 사람들 경우엔, 지나치게 사악하긴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이유를 지니고서 갈등을 겪는 인물들'이다.
1~2시간 분량이 주를 이뤘던 기존의 '구미호 소재의 한국 사극'들에 비해 <구미호-여우누이뎐>은 16부작 분량의 연속극이다. 허나 이제 2회 밖에 방영되지 않았음에도 극 전개가 비교적 빠른 편이라, 남은 내용에 대해서도 기대되는 바가 크다.
기존 이야기물들의 원형을 차용한 대목이 많고, 극적인 재미를 위해 캐릭터가 약간 과장되게 표현된 점이 있긴 하지만, 새 월화극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그 모든 것을 잘 취합해서 또 다른 새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극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주제)도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창작자의 필력이나 솜씨에도 '유효 기간'이 있는지 요즘엔 기대했던 작가나 연출자들 중에서 실망스런 결과물을 내어놓는 경우가 꽤 많이 눈에 띄는데, 한국 드라마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더 나은 미덕을 보여줄지 모를 '재능 있는 신인 작가들'도 많이 발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당하게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이 드라마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좋은 평가를 받아서, 향후에도 신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지닌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TV극에서 접할 기회가 점점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에 나오는 구미호(한은정)는 은근히 마음 약하고 보통의 인간들보다 더 착한 심성을 가진 정 많은 구미호로, 사람이랑 결혼해서 10년을 채우면 '인간'이 될 수 있었으나 그 남편(정은표)이 하루 남겨놓고 천기누설을 하는 바람에 모든 게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버린다. 구미호는 그간의 정을 생각해서 그를 살려주지만, 충격을 받은 구미호 남편은 자결하고 만다.
이 부부 사이엔 '반인반수의 자식 연이(김유정)'가 있는데, 이제 다시 여우로 돌아간 구미호(한은정)랑 달리 이 아이는 3개월이 더 지나야 본격적인 여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엄마 구미호는 인간인 연이를 데리고 숲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맹수들이 들끓는 숲은 어린 연이가 지내기엔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정으로 3개월을 더 '인간 세상'에 머무르기로 한 착한 구미호(한은정)와 그 딸(김유정)이 '각종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들이 판을 치는 험악한 세상에 나와 겪는 다양한 고난과 핍박의 이야기'가 바로 이 드라마 <구미호 : 여우누이뎐>의 주된 스토리이다.
그 중 이 '구미호 모녀'를 결정적인 불행에 빠뜨릴 대마왕은 윤두수(장현성)인데, 이 캐릭터가 단순한 악역은 아니다. 그가 주인공인 구미호 아이의 간을 탐하는 것은 박수무당 만신(천호진)이 '얼마 못 살 윤두수의 외동딸 초옥(서신애)'의 명줄을 늘리려면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아이의 간'을 먹여야 한다고 처방해 줬기 때문이고, 그 아이가 바로 구미호(한은정)의 딸(김유정)인 탓이다.
그로 인해 이 윤두수는 '딸을 살리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과 '인간적인 도리 & 양심' 사이에서 심각하게 고뇌하는 인물인데, 거기에 더하여 매력적인 구미호에 대해 묘하게 끌리는 마음까지 지니고 있다.
이 윤두수(장현성) 주변엔, 남의 속도 모른 채 그가 군식구인 구미호(한은정)와 연이(김유정)에게 잘해 준다고 이 모녀를 대놓고 미워하고 핍박하려는 사악한 악당들이 존재한다. 물론, 이 모녀 주변엔 구미호에게 반해 그 모녀를 지켜 주려는 벙어리 머슴 천우(서준영)와 반딧불 놀이 갔다가 만난 연이를 연모하는 정규 도령(이민호) 같은 수호 천사도 존재한다.
※ 새 월화극 <구미호 : 여우누이뎐>에서 '정규 도령'으로 나오는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 <개인의 취향>에 나왔던 그 이민호가 아니라, 예전에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에서 '정배' 역으로 나왔던 아역 출신의 또 다른 이민호이다..(동명이인~) ※
여기에, 구미호의 비밀을 알고서 그녀를 쫓는 퇴마사(박수현) & 윤두수의 건방짐을 불쾌해 하며 그를 궁지로 몰 음모를 꾸미는 정규 아버지 조현감(윤희석) 등 다양한 관계들이 얽히고 섥힐 예정인데.. 잘만 풀어 간다면 앞으로의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
요즘엔 이상하게도 '주인공이나 주인공 가족' 캐릭터에 별다른 매력이 안 느껴지는 극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 <구미호 여우누이뎐>에 나오는 '구미호 모녀'는 전형적인 설정을 등에 업고 있음에도 비교적 감정 이입이 잘되는 주인공들이다. 체형, 얼굴 윤곽 등 전반적인 면에서 얍시리한 분위기를 지닌 한은정은 '구미호' 역으로서 무척 좋은 씽크로율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울러 '번뇌의 대마왕 윤두수' 또한 무척 매력적인 캐릭터 같으며,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극에 잘 녹아드는 장현성의 연기도 꽤 좋은 편이다. 그 주변에서 구미호 모녀를 구박하는 사람들 경우엔, 지나치게 사악하긴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이유를 지니고서 갈등을 겪는 인물들'이다.
1~2시간 분량이 주를 이뤘던 기존의 '구미호 소재의 한국 사극'들에 비해 <구미호-여우누이뎐>은 16부작 분량의 연속극이다. 허나 이제 2회 밖에 방영되지 않았음에도 극 전개가 비교적 빠른 편이라, 남은 내용에 대해서도 기대되는 바가 크다.
기존 이야기물들의 원형을 차용한 대목이 많고, 극적인 재미를 위해 캐릭터가 약간 과장되게 표현된 점이 있긴 하지만, 새 월화극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그 모든 것을 잘 취합해서 또 다른 새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극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주제)도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창작자의 필력이나 솜씨에도 '유효 기간'이 있는지 요즘엔 기대했던 작가나 연출자들 중에서 실망스런 결과물을 내어놓는 경우가 꽤 많이 눈에 띄는데, 한국 드라마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더 나은 미덕을 보여줄지 모를 '재능 있는 신인 작가들'도 많이 발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당하게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이 드라마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좋은 평가를 받아서, 향후에도 신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지닌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TV극에서 접할 기회가 점점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