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드라마 <추노>의 여주인공 이다해(언년이)의 극 중 노출 수위에 관련하여 '선정성' 논란과 '모자이크' 논란이 있었다. 해당 드라마의 '스토리 외적인 문제'여서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은데, 그래두 생각보다 커진 그 문제에 관한 풍경들을 가만 지켜보자니 어쩐지 떨떠름한 기분이 들었다. 본격 주인공들 벗기는 사극 <추노> : 남자는 많이 벗어도 당연한 거고,
남성 캐릭터의 95% 노출보다 여성 캐릭터의 5% 노출이 더 논란이 되는 요상한 풍경
똑같은 배우의 몸이고, 같은 TV 드라마이다. 그런데 극 중 '남자의 몸'은 95%가 노출되었어도 몸매 관리 잘한 것이고 멋진 것이며, '여자의 몸'은 5% 노출되었을 뿐인데 '선정성' 논란에 시달리다니... 이건 뭔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과학적 사고를 좀 중시하는지라..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드라마 속 노출 수위는 언년이(이다해) 보다는 남자인 최장군(한정수) 쪽이 훨씬 파격적이었던 것 같다.
이런 류의 문제에 은근히 기분이 나빠지는 건, 예전에 어떤 '황당한 논리의 자뻑에 빠진 남자'와 희한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우월하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그 근거로 '여자는 남자들 보는 앞에서 웃통 못 벗고 다니지만, 남자는 여자들 앞에서도 웃통 깔 수 있다. 그래서 남자가 더 우월하다'는 되도 않는 궤변을 늘어 놓았다. 이 얼마나 엉뚱한 발상인가- (그런 류의 우월성은 남녀의 어느 한 쪽에 있는 게 아니라 남녀 통합해서 '개개인'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서로 '차이점'이 있는 것이지, 어느 한 쪽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보통 사람에 대한 '우월성'을 따질려면 그 어느 한 쪽이 '인류의 발전에 공헌하는 업적'을 많이 세웠다든지, 언어나 수학 영역 같은 '무슨무슨 시험에서 동등한 조건에서 출발하여 더 탁월한 성적'을 냈다든지, 다른 한 쪽에 비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범죄율이 적었다'든지.. 뭐, 그런 류의 근거를 들이대야 그나마 말이 된다.
사회적 통념의 영향으로 노출에 대해 당당한 남자들, but 남성들의 노출도 때론 민망하다~
헌데 그 남자는 단순히 '(사회적인 범주 내에서) 여자는 웃통 못 까고 다니지만, 여자들 앞에서 남자의 상체 노출은 당당하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그걸 남성의 우월성이라 생각했던 걸 보면 <논리적인 사고>가 좀 부족한 사람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 논리적이지 못한 발상으로, 스스로 남성인 자신의 우월하지 못함을 되려 증명했던...(그리고, 여자들 입장에서도 다 큰 외간 남자들이 코앞에서 웃통 까고 그러면 좀 민망하지 않을까~? 그러려니 할 수는 있지만, 그것 역시 그리 자연스런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서로 신체 구조가 다른 젠더(Gender) 중에서 여성들 앞에서의 '남성의 상반신 노출'이 그 반대쪽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사회적 통념'의 문제일 뿐이다. 즉, 지구상에 존재하는 또 다른 사회에 가면 그 통념이 달라진다는 말씀~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금요 다큐 <아마존의 눈물>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거기 원시 부족들은 남자고 여자고 할 거 없이, 모두가 서로 앞에서 다 벗고 다닌다. 올 누드로.. 그 중 어떤 부족은 여자는 거리낌 없이 다 벗고 다니고, '남자들에 한해서' 특정 부위를 가리고 다니기도 한다. 우리가 속한 사회는 그들처럼 올 누드로 돌아다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그곳과는 또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해도, 남녀 배우에 대한 '이중 잣대'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추노>에서 언년=혜원(이다해)의 극 중 노출씬이 몇 번 등장했지만, 그래봤자 전체 신체 부위 중 고작 5% 정도 노출했을 뿐이다. 얼굴 부위는 '몸'에 해당하는 게 아니니, 엄밀하게 말해선 (이다해의 기럭지를 감안해서) 전체 몸 중의 2~3% 정도의 부위를 노출했을 것이다.
여성에게만 들이대는 황당한 '이중 잣대' : 남자의 노출은 무죄, 여자의 노출은 유죄?
헌데.. 이 드라마 속 추노 패거리들인 대길(장혁), 장군(한정수), 왕손(김지석) 등의 캐릭터는 '반라 등장씬'도 꽤 있었던지라 신체 중에 기본 50% 정도는 노출하고, 극 초반의 장군(한정수)은 목욕씬에서 거의 95% 정도를 노출한 바 있다. 그 외 다른 인물들의 노출 장면도 꽤 있었고, 최근엔 태하(오지호)까지 나서서 본격적으로 '반라 장면'을 연출했다.
이 드라마 속 남정네들은 앞태 뿐만이 아니라 올 등짝까지도 대놓고 노출하는 등 무척 '3차원적이고 입체적인 노출씬'을 버라이어티하게 선보여 왔던 것이다~ 곧 극에서 하차하게 될 백호 역의 데니안은 '감독의 주문에 따라 실컷 식스팩 만들고 몸 만들기에 열중했는데, 그 훌륭한 몸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게 되어서 아쉽다'는 귀여운 투정을 부리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그 '노출 면적이나 빈도수' 면에서 언년이(이다해)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압도적으로 많은 남자 캐릭터들의 그 대놓고 뻔뻔하게 노출하는 장면들>은 당연하다는 듯 받아 들여지고 있고, 여주인공이 완전히 보여준 것도 아니고 아슬아슬하게 좀 보여준 것 가지고는 '선정적'이라고 생 난리다.
여자는 조금만 벗어도 선정적이라 난리 치는 '이중 잣대'의 근원지는..?
남녀 배우의 신체 노출에 관한 이런 이중적인 잣대 역시 어떤 면에서 보면 '성차별적 요소'가 되는 게 아닐까..? 아니면, 본문 상단에 밝힌 그 '논리적이지 못한 한 남자'처럼 '여성들 앞에서 남자의 노출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걸 어떤 류의 남성적 우월함으로 받아들이는 마초적인 사고 방식'이 아닐까 싶다.
그런 마초스런 사고 방식이 여성 시청자들에게도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은 대략 기함할 일이다. 그냥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다수의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서 그들이 말하는 '표면적'인 주장과는 반대로 '본질적'으론 여성을 단순히 성적인 존재로 격하시키고 있는 듯한 불쾌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여성 캐릭터에게만 유난히 '성적인 대상'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불쾌한 시선들~
드라마 <추노> 속에서 혜원(이다해)의 경우, 가슴골을 포함한 상반신의 지극히 일부분을 노출했을 뿐이다. 그에 반해, 이 드라마 속 남성 캐릭터들은 대길(장혁)을 비롯하여 신체 부위 중 '상반신 노출'은 기본으로 하여 극 초반엔 거의 벗고 다니다시피 했다.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엄연히 '성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젠더이자, 섹슈얼한 존재인데 어찌 하여 <초콜릿 복근에, 웬만한 부실한 여성들보다 훨씬 풍만한(?) 가슴을 지닌 남성 캐릭터의 극 중 50% 이상의 신체 노출>은 조용히 넘어가고, <여성 캐릭터의 극 중 5% 정도의 신체 노출>은 유난히 그 선정성이 부각되어 여기 저기서 떠들고 난리인 것일까..?
그건 즉..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다수의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극 안에 나오는 남성은 '그냥 특정한 형태의 신체를 지닌 사람'으로 파악하고 있는 반면, 극 안에 나오는 여성은 '성적인 대상'인 것에 더 크게 의미를 두고서 파악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유독, 해당 드라마 안에서의 <여성 등장 인물에 대해서만 가해지는 그런 류의 성적인 시각>과 <남자 등장 인물을 바라볼 때와는 전혀 다르게 적용하는 '이중 잣대'적인 시선>이 무척 불쾌하다. 겉으론 점잖은 척, 고상한 척 유별나게 지적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남성 캐릭터의 노출 때와는 다르게) '스스로 나서서 여성 캐릭터에 대한 그 선정성을 필요 이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또 하나의 남녀 차별~ : 여자의 몸은 섹슈얼한 몸이고, 남자의 몸은 무매력 바윗 덩어리인가?
성인 남자든 여자든, 실제적으로 '똑같이 성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이다. 신체 노출을 해서 섹시함이 느껴지는 건 여배우인 이다해나.. 장혁, 오지호, 한정수, 김지석 이하 남자 배우들이나.. 양 쪽 다 마찬가지인 것이다.(그렇게 똑같이 노출했음에도 남자 쪽 노출엔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드라마 <추노>에서 노출을 감행한 '남자 배우들의 굴욕'이기도 하다~) 이 극에 나오는 여배우의 경우, 우리 나라 사회적 통념을 감안하여 이 극의 남자 배우들에 비해 '훨씬 적은 부위'를 노출하기도 했다.
극 중에서, 똑같이 오장육부를 지닌 양 쪽 배우들이 어차피 '신체 노출을 한 것'은 동일하기 때문에.. 어느 한 쪽 성(여성 캐릭터)의 '선정성'이 부각된다면 다른 쪽 성(남성 캐릭터)의 그런 면모 역시 부각되어져서 논란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동일한 잣대>로, 어느 한 쪽 성(이 극의 남성 캐릭터)이 '단순히 그런 성적인 대상으로서만 인지되면서 선정성 논란에 시달리지 않는 것'이라면, 상대적으로 노출 부위가 적었던 다른 한 쪽 성(이 극의 여성 캐릭터)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여야 한다.
특정 드라마에서.. 남자 출연진과 여자 출연진 모두 일정 부분의 신체 노출을 했는데, 유난히 여배우의 상대적으로 적은 부위의 노출에 관련하여서만 '선정성' 운운하며 난리 치는 것은 남성과 여성에게 불합리한 <이중 잣대>를 들이대며, 남성 캐릭터의 경우와는 달리 극의 여성 캐릭터를 단순히 '성적인 대상'으로서만 파악하는 마초적인 시각 or 남녀 불평등적인 구시대적 발상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 드라마의 '투철한 서비스 정신'과 <남녀 평등> 세상을 지향하는 '박애주의적인 자세' :
'여성 시청자들에게 눈요기 서비스 한 만큼, 남성 시청자들에게도 똑같이 서비스 한다~?'
첫 회부터 잘 살펴보면 알겠지만, 수목극 <추노>의 제작진들은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의 노출을 의도적으로 즐기고 있다. ;; 그건 비단 이 극의 여주인공인 언년이(이다해)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것이다. 또한, 조연 캐릭터들을 통한 성적인 대사도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진정한 심야 시간대 '19금 사극'이라 할 수 있을까..? "애들은 가라~" 풍의..)
어떤 면에서 보면, 최근 3단 콤보 시리즈로 신체의 3~5% 정도 부위에 해당하는 '숄더와 바스트 사이'를 노출한 이다해는 이 극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를 대표하여 홀로 3~4인분 몫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엄밀하게 말해선 '홀로'가 아니라 큰 주모 역의 조미령과 더불어 '2인 복식조'이다.
나름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추노> 감독은 드라마 시작 훨씬 전부터 여러 배우들에게 '미리부터 몸 만들어 오라' 시키고, 극이 시작되자 마자 '식스팩 남정네들의 잦은 상반신 노출~'로 여성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요기적 부가 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장혁, 오지호, 한정수, 김지석 등 '몸짱 남자 배우들의 몸매 공개'로써 말이다.. 그 중, 최장군 역의 한정수는 거의 살신성인 수준(?)으로 지상파 방송용으론 너무 아찔하게 '전라-3%(해설 : 남자 배우의 올 누드 빼기 3퍼센트)' 수준의 노출을 감행하기까지 했다. 이건 거의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서 '국소 부위 모자이크 처리한 전라의 상태'로 등장한 아마존 원시 부족 출연자들의 노출 수위와 비슷한 수준이다.
철저한 '남녀 평등' 정신에 입각했을 때, <여성 시청자>들에게 그만큼의 눈요기 서비스를 해 주었으면 <남성 시청자>들에게도 당연히 그 비슷하게 서비스 해 주어야 형평성에 맞다. 인기극 <추노>는 비단 '초콜릿 복근의 남자들에게 열광하는 여자 시청자'들만 보는 드라마는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극을 보는 '남자 시청자'들도 챙겨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극 초반 '각선미 조미령의 미끈한 다리'와 최근 회에 등장한 '극의 1人의 여자 대표로서 같은 부위를 여러 차례 나눠서 노출하는 등, 홀로 3인분(3人의 남자 대표인 장혁, 한정수, 김지석의 노출씬에 상응하는) 몫을 한 이다해의 가슴골 노출'이 아니었던가-
드라마 <추노>의 감독은 혹시.. 평소에 남녀 평등 정신이 무척 투철한 박애주의자였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