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커튼콜 : 댄서들 인사 → 배우들 인사

1998년에 탄생한 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는 이제 프랑스에선 서서히 잊혀져 가는 작품이 되었을텐데, 그로부터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수입해 와 결국 라이센스 버전까지 만든 우리 나라에선 아직까지도 한창 진행 중인가 보다. 한국어로 각색되어 한국 배우들이 연기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버전도 그럭저럭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노랫말(가사)에 대한 감흥으로 인해 '불어'로 불리워지는 오리지널 버전이 개인적으론 훨씬 더 좋다. 하지만 한국어로 제작된 라이센스 버전으로 인해 이 뮤지컬이 (프랑스 팀의 작품으로 알려졌을 때보다) 우리 나라에서 더 대중화되었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배우로 구성된 한국어 각색의 라이센스 공연 : 해당 작품에 대한 한국에서의 저변 확대?

DVD나 CD를 통해 충분히 보고 듣고 했기에 외국어(불어)로 공연되어도 자막을 전혀 보지 않고 그 자체로 무대를 즐기는 매니아층도 있지만, 보다 폭넓은 수요층인 일반 관객들 중에는 외국어로 공연되는 뮤지컬일 경우 공연을 보면서 '자막'까지 봐야된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는 관객들도 많으므로... 그리고, 외국 팀을 초빙한 '내한 공연'일 경우엔 장기 공연이 힘든 관계로 일부 지역에서만 공연을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국 배우로 구성된 '라이센스 공연'일 경우엔 전국 여러 지역에서 공연을 할 수 있기에 해당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관객층, 즉 수요의 범위가 내한 공연의 경우보다 더 넓어지게 된다.

이번에 관람하고 온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공연 캐스팅은 다음과 같다.

[ 이 날의 공연 Cast ]

콰지모도 - 윤형렬 
에스메랄다 - 오진영
프롤로 - 김성기 
그랭구와르 - 박성환
클로팽 - 임호준 
페뷔스 - 김태형 
플뢰르 드 리스 - 곽선영


이 중 '콰지모도' 역의 윤형렬, '에스메랄다' 역의 오진영, '페뷔스' 역의 김태형, '플뢰르 드 리스' 역의 곽선영은 한국 배우로 구성된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2007년) 초연 멤버이고 '프롤로' 역의 김성기, '그랭구와르' 역의 박성환, '클로팽' 역의 임호준은 작년부터 이어진 앵콜 공연에서 새로 합류한 배우들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공연은 2007년 말, (수도권 지역이 아닌) 김해 공연장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그리고 2008년 들어서 서울 공연 이후 지방으로 내려갔으며, 2008년 말에 다시 김해에서 앵콜 공연을 가진 뒤 2009년에 들어서 또 다시 서울과 다른 지방 무대에 올려지게 되고, 올해 안에 한국 배우들로 구성된 이 라이센스 공연이 중국 쪽에도 진출한다고 한다.

해당 배역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많이' 연기했는가에 대한 연륜, 결코 무시할 수 없나~?

이번에 보고 온 공연에서, 새로 합류한 멤버들도 딱히 나쁘진 않았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 초연 때 발탁되어 꽤 오랜 시간 동안 해당 배역으로의 내공을 쌓아온 한국 팀 초연 멤버(윤형렬, 오진영, 김태형, 곽선영)들의 모습에선 특유의 안정감과 연륜이 느껴졌다. 새로 합류한 멤버들에게선 아직까진 뭔가 설익은 모습들이 보였달까- 하지만 이들 역시, 한국 팀 초연 멤버들처럼 앞으로 그 배역으로 더 오래 무대에 서게 된다면 그 세월(시간) 만큼의 내공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최근 부쩍 안정감 있게 느껴졌던 그들 초연 멤버들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했던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특히 '콰지모도' 역의 윤형렬은 예전에 비해 '연기'가 참 많이 늘었는데,
초연 때도 가창력은 좋았었지만 연기 면에서 한 20% 정도 부족한 느낌이 있었고, 그 때 당시 같이 '콰지모도' 역을 했던 빼어난 연기력의 '김법래 콰지모도'와 많이 비교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들어선 '윤형렬 콰지모도' 역시 연기적인 면에서 많이 보강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번 공연 마지막 장면(춤추어라, 나의 에스메랄다여~)에서 형렬 콰지가 에스메랄다의 주검 앞에서 너무도 안타깝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손까지 부들부들 떨면서 아주 감정 이입 제대로 해서 연기하던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여주인공 오진영 역시 무척 안정감 있게 '에스메랄다' 역을 연기했는데, 원래도 잘하는 거 알고 있었지만 간만에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역시 오진영은 가창력이 참 뛰어나구나~'를 온몸으로 느끼고 왔다. 그리고, 가까이서 보니까 실물이 훨씬 날씬하고 예뻤는데 이번에 '진영 에스메랄다'의 '메이크 업'도 너무 잘된 것 같았고, 자연스럽게 웨이브 진 찰랑거리는 '헤어 스타일'도 참 마음에 들었다.

매번, 대중 가수 출신과는 다른 차원의 노래를 들려주는 뮤지컬 배우 출신의 오~스메랄다

무엇보다 오진영은 가창력이 참 뛰어난 배우이고, 한국 버전에서의 에스메랄다 중 가장 빼어난 노래 실력(소화할 수 있는 기본 음역대, 다양한 음역대에서의 자연스런 감정 표현, 저음과 고음 사이를 큰 균열감 없이 자연스럽게 넘나들기 등..)을 갖추고 있는 전문 뮤지컬 배우 출신이기도 한데, 대중 가수 출신의 여주인공인 문혜원이나 최성희(바다)의 에스메랄다에 비해 그동안 좀 찬밥 취급 받아온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굳이 이 작품 뿐만이 아닌 다른 뮤지컬에서도 가수 출신(or 연예인 출신)의 배우들이 기존 뮤지컬 배우들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더 있어서 그런지, 작품 홍보 등 여러 면에서 더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경향이 있는데 막상 뚜껑 열어보면 '가창력'은 기성 뮤지컬 배우들이 더 빼어난 경우가 많다.

이 작품 속에서 같은 곡을 비교해 봐도, 앞의 두 에스메랄다들이 생고함 질러가며 너무 급작스럽게 올라가는 곡 후반부 고음을 뮤지컬 배우 출신 오진영은 '이 정도 쯤이야~' 하는 분위기로 아주 스무드하고 여유있게 소화하던데, 앞의 두 여배우들(문혜원, 바다)도 가창력이 딱히 나쁜 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가수' 출신과 '뮤지컬 배우' 출신은 데뷔 때부터 기본적으로 익힌 창법이나 노래 스타일이 많이 다른 것 같다.(말로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그 오묘한 분위기와 차이점이 분명 있으니 말이다..)

오진영은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2005~2006) 때 온 '나디아 벨(에스메랄다 역)'보다도 소화하는 음역대가 더 넓었는데, 후반부 고음이 돋보이는 'Vivre(살리라)' 멜로디(1부-쾌락, 2부-살리라)에서 나디아 벨이 매번 진성으로 끌어올리기 많이 버거워하며 가성 처리했던 것을 오진영 에스메랄다는 여유로운 진성으로 소화해서 아주 인상적이었다. 문혜원 에스메랄다나 바다 에스메랄다 경우에도 그 대목을 애써 끌어올리긴 하는데, 기존에 들어본 바론 듣는 입장에서 좀 부담스러울 정도로 힘들게 끌어올리는 느낌이었고, 오진영 에스메랄다의 경우엔 그 음정보다 더 높은 음역대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주 여유로운 분위기에, 파워도 있고, 고음역대에서의 감정 처리 또한 매끄러운 편이어서 듣기엔 한결 편했다. '음색'에 대한 취향이야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일단 노래를 소화해 내는 '가창력' 면에선 분명 그러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버전은 베스킨 라빈스 모드~? : 골라 보는 재미

하지만 같은 배역이라도 배우들마다 표현해 내는 색깔이 조금씩 다르고, 관객 취향도 꽤나 다양한데, 그 취향 만큼이나 각 관객들마다 선호하는 배우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싶기도...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은 보통 '더블 or 트리플 캐스팅'이어서 관객들마다 자기 취향에 따라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공연 보러가기 전까진 '묻지 마' 캐스팅으로 일관하는 외국 팀 내한 뮤지컬과는 달리, 한국 배우로 구성된 한국어 버전은 기본적으로 캐스팅 일정을 미리 알려주니 원하는 배우진들로 골라보기가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각 배역들의 조합을 관객이 짜는 게 아니기 때문에 100% 완벽하게 원하는 조합으로 보기 힘들 때도 많다는 것-

To be continued...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