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브로드웨이식 뮤지컬과는 다른 형식의 '프랑스 뮤지컬'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정착하기 시작한 바로 그 첫 작품이 <노트르담 드 파리>였는데, 2005~2006년에 프랑스 팀이 내한했었고 2007년 이후론 한국 배우들로 구성된 라이센스 버전으로 해마다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이 뮤지컬과 관련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팀은 DVD(98년 공연 실황)로도 제작된 바 있는 98년 프랑스 초연 멤버 팀이다. 가루(or 갸후-Garou), 엘렌 세가라(Helene Segara), 브루노 뻴띠에(or 브루노 펠티에-Bruno Pelletier) 등이 참여한 <노트르담 드 파리> 초연은 그 때 당시 프랑스에서 굉장히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 초연 팀 멤버들은 프랑스와 불어권 지역에서 빅 스타가 되었다고 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 2005 : '프랑스 뮤지컬'의 국내 첫 상륙~ 생소한 느낌, 신선한 충격

하지만 그들 초연 배우들은 이미 이 뮤지컬에서 은퇴한지 오래 되었고, 2005~2006년에 내한한 프랑스 팀은 전혀 다른 멤버들로, 98년 초연 당시 언더로 활약했던 배우나 새로 투입된 멤버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국내에선 '프랑스 뮤지컬' 자체가 너무나 생소했던 그 시기에 착륙한 맷 로랑(or 맛 로랑-Matt Laurent), 나디아 벨(Nadia Bel), 리샤르 샤레스트(or 리샤르 샤레-Richard Charest) 등의 참여로 이루어진 그 공연은 'DVD 영상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그 불어 뮤지컬을 국내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때 당시 국내 관객들로부터 굉장히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으나, 지금 생각하면 다소 과대 평가된 감도 없지않아 있는 듯하다.

한국에서의 열광적인 반응과 달리, 그 팀에 대한 다른 아시아권이나 본국 프랑스에서의 반응은 초연 멤버들 공연에 비해 다소 심심한 편이었으니 말이다. 그 때,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 프랑스 팀 내한 공연을 필두로, 이후 <십계(Les Dix)>, <돈 주앙(Don Juan)>, <로미오 앤 줄리엣(Romeo & Juliette)> 등의 불어권 뮤지컬이 줄줄이 내한했는데, 프랑스 뮤지컬 자체가 많이 생소했던 그 때와는 달리, 이젠 그 동네 뮤지컬에 대해 제법 알 만큼 알게 된 국내 관객들의 눈도 많이 높아진 상태이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호응을 보냈었던 2005~2006년 첫 내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때와는 다르게, 보다 더 예리한 시각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많아졌다.

높아진 눈, 웬만한 퀄러티에는 쉽게 감동하지 않을 만큼 예리한 비판 능력을 갖춘 관객들

얼마 전에 끝난 공연 <로미오 앤 줄리엣>에서, '가창력 부족'이란 죄목으로 첫 내한 공연(2007년) 때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여주인공 '조이 에스뗄(Joy Esther)'에 대한 엄청난 혹평 또한 그 일환으로 생겨난 현상이기도 하다. '프랑스 뮤지컬'이 국내 첫 상륙했던 <노트르담 드 파리> 2005년 공연 당시에도 (언더 배우 아닌) 메인 배우들 중에 극악스럽기 짝이 없는 가창력으로 노래 불렀거나, 넘버의 매력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거나, 연기가 심히 안되는 배우가 있었음에도, 그 땐 그저 모든 게 새롭고 프랑스 뮤지컬이 왔다는 자체만으로도 '와~' 하던 시기라 그 열악한 퀄러티에도 예리한 시각의 비판 보다는 칭찬 일색의 공연평이 대부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한국에선 너무나 생소했던 '프랑스 뮤지컬' 자체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그 때 당시 내한했던 <노트르담 드 파리> 그 프랑스 팀이 운이 참 좋았던 듯..)

국내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나 <돈 주앙> 같은 불어권 뮤지컬을 한국어로 번안한 '라이센스 버전'이 탄생했듯, 프랑스에서 한 때 빅 히트쳤던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et Juliette)>같은 경우에도 유럽 여러 지역에서 각 나라 별 언어로 무대에 올려진 바 있는데, 이 불어 뮤지컬에 나오는 넘버들은 이상하게도 오리지널 언어인 '불어'로 듣는 게 듣기엔 제일 좋다. 곡 자체의 리듬감이나 운율, 멜로디 등이 원어인 불어와의 매칭률이 상당히 좋고, 그 어떤 언어보다 여성스럽고 음악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 '불어'란 언어 자체에서 오는 장점도 한 몫하는 듯하다.

얼마 전 라이센스 버전에서도 소소한 멤버 변경이 있었던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팀의 공연을 보고 와서, 문득 몇 년 전에 본 프랑스 내한 공연 팀(맷 로랑 & 리샤르 샤레스트...팀)의 노래가 생각나서 비슷한 조건에서 비교해 보았는데, 우리 나라 배우들의 실력(가창력 & 연기)도 딱히 그 때 그 내한 팀에 비해 딸리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아직까지도 전설적인 존재라고 말할 수 있는 이 뮤지컬의 '98년 초연 DVD 멤버의 공연-갸후 & 브루노 뻴띠에...팀'은 배역에 대한 기본 세팅이나 각 넘버와의 매칭률, 노래 실력에서부터 이미 '동급 최강-비교 불가'이기에, 그 최강 멤버들의 공연은 따로 접어두고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뮤지컬은 역시 '불어로 공연하는 게 개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팀이 공연한 <노트르담 드 파리>에는 한국 팀으로 구성된 <노트르담 드 파리>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어떤 벽같은 게 존재하는 것 같았다. 일단 '언어'가 가져다 주는 느낌이 그러하고, 비주얼적인 차원이라 할지.. 전반적인 '때깔' 면에서 왠지 모르게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나 할까-(뚜렷하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오묘한 차이가 분명 존재하는 듯 했다..)

이 공연을 본 지도 꽤 오래 되었고, 최근 들어 멤버가 바뀐 것도 있고 해서 한 번 쯤은 다시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측근이 지인의 도움으로 이 공연을 보러간다고 해서 '저두 좀 어떻게 안될까요? 플리즈..(굽신 굽신~)'을 연발한 끝에, 얼마 전 공짜로 이 뮤지컬을 보게 되었다. 그것두 무려 VIP석으로~ 내 돈 주고 볼 때는 절대 엄두도 못내는 비싼 좌석인데, 이런 제일 좋은 좌석이 무려 '공짜 초대권' 좌석이라니..! ;;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어필한 대가로 보게 된 이 공연은.. 그냥 그랬다. 얼마 전에 <로미오 앤 줄리엣> 프랑스 팀의 공연을 보고 와서, 여러 면에서 비교가 되어 그런 감도 없지않아 있었겠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댄서들도 실력 면에선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눈에 확 들어오는 입체적인 '마스크'에 기본적인 기럭지나 골격 등 동양인과는 기본 '체형' 자체가 많이 다른 길쭉길쭉한 <로미오 앤 줄리엣> 서양 댄서들의 무대를 보다가 뭔가 좀 짧은 듯한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공연에서의 댄서 & 평균 신장이 서양인들에 비해 다소 아담하고 오밀조밀해 보였던 한국 팀의 무대를 무대와 매우 가까운 좌석에서 보니 어찌 그리 삘이 안 오던지..;;(한 눈에 들어오는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뭔가 뽀대가 남다르고, 감흥적인 면에서 또한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었다.)

차라리 2층이나 3층 좌석에서 봤을 때가 감흥 면에선 더 좋았었다. 어차피 멀리서 보면, 눈에 (자세하게) 뵈는 게 없으므로..;; 하지만 1층, 무대 가까운 좌석에서 출연진들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니까 좀 그랬다. 아~ 라이센스 버전은 역시,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봐야 되는 거였다. 거기에다, 타 뮤지컬에 비해 많이 심플한 이 뮤지컬의 전반적인 무대 분위기도 그 심심한 감흥에 한 몫 했는데.. 예전엔 심플해서 좋다고 느껴졌던 그 무대가 날이 갈수록, 이런 저런 안목이 높아질 수록 점점 심심하게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해당 가사와의 매칭률 100%인 오리지널 언어(불어)의 가사가 안겨다 주는 착착 감기는 그 느낌과는 영 다른 (번안 공연을 위해 억지로 끼워맞춘 듯한) 라이센스 버전 가사(노랫말)에 대한 압박까지..


예전엔 이해 안되던 것들도 점점 이해 되게끔 만드는 힘이 있는 '시간'이란 존재..

그 예전.. 이 뮤지컬에 한참 꽂혀 있었을 때는 눈에 콩깍지가 씌여서 잘 몰랐었는데, 세월이 좀 흐르고 나름 이 공연을 볼 만큼 봐서 그런지 '무대 세트'라고 해봤자 사각 기둥 몇 개와 거대한 성벽 하나 딸랑 있는 <노트르담 드 파리>란 뮤지컬 자체가 다른 뮤지컬들에 비해 어쩐지 많이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 뮤지컬은 98년 초연 때 프랑스에서의 빅 히트와는 달리, 영미권에선 (저런 설정도 한 가지 사유가 되어) 굉장히 혹평을 받기도 했었는데, 예전엔 '아니~ 이 좋은 작품이 영미권에선 왜 홀대 받았지?' 싶었으나 지금은 그 영미권 반응이 조금은 이해될 것도 같다.

프랑스 예술 특유의 정서를 반영한 이 작품은 그 나름대로의 미덕이 참 많은 뮤지컬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또 사람에 따라선 심심하게 느껴질 만한 요소도 분명 갖추고 있는 듯 했기에...(그 날 함께 공연을 봤던 분도, 이 뮤지컬 보다는 그 이전에 본 <맘마미아>를 더 재미있게 봤다고 말씀하셨다.) 거기다, 같은 프랑스 뮤지컬 중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도 <노트르담 드 파리>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별도의 액션 없이 철저하게 노래만 부르다 들어가는 성향이 유난히 짙은 편이다. 영미권에선 '이게 무슨 뮤지컬이냐'고 심하게 혹평을 받았던 대목이기도 한... 예전엔 그런 방식이 캐릭터의 감정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또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역시, 움직이는 것~? : '누가 누가 나를 더 즐겁게 해줬나'에 대한 치열한 서열 다툼

'콩깍지'와 '안 콩깍지'의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이었나..? <노트르담 드 파리>는 내가 생전 처음으로 알게 된 '프랑스 뮤지컬'이었고, 그래서 한 때 나만의 에이스였는데, 얼마 전 공연을 통해 이 작품에 대한 '눈의 콩깍지'가 서서히 벗겨지면서, 나의 에이스는 최근에 더 흥미진진하게 본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쪽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내한할지도 모를(할지 안할지, 현재로선 잘 모르겠지만) <태양왕>이랑 그 에이스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될 것 같다.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에 대한 내 애정이 영 식은 것은 아니다. 비록 다른 뮤지컬들에 비해선 무대 세트가 너무 심플해서 좀 심심하게 느껴지고, 대체로 전 곡이 다 좋은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이나 <태양왕>에 비해 다소 지루한 곡들도 군데 군데 꽤 많이 배치되어 있긴 하지만, 그래두 빅토르 위고 원작의 <노트르담 드 파리>엔 '기본 작품빨'이란 게 있고, 언제 들어도 여전히 좋은 '킬링 넘버'들이 존재하기에 말이다.. 그리고, 한국어 공연으로 옮겨온 이 뮤지컬의 라이센스 버전에 참여한 몇몇 배우들의 실력은 꽤나 훌륭해 보인다.

점점 식상하게 느껴지는 공연, 그 안에서 반짝 빛났던 구성원들의 부쩍 성장한 모습


이번에 관람한 공연에선 '콰지모도' 역의 윤형렬, '에스메랄다' 역의 오진영, 또 '페뷔스' 역의 김태형이 특히 눈에 띄었는데,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버전 예전 공연(한국어 버전의 한국 초연) 때 비해 실력이 참 많이 는 것 같아 특별히 칭찬해 주고 싶다. 진성에서 끌어올릴 수 있는 음역대가 이 뮤지컬 프랑스 내한 팀 '에스메랄다'였던 나디아 벨보다 한 수 위인데다, 전반적인 가창력이 너무나 좋은 한국의 뮤지컬 배우 오진영.. 마지막 곡 '춤추어라, 나의 에스메랄다여'에서의 호소력 짙은 노래가 너무나 인상적이었으며, 연기력도 예전에 비해 일취월장한 듯한 윤형렬, 그리고 예전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실력으로 이번에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Belle(아름답다)' 삼중창을 끝내주게 불러준 페뷔스 고음 파트의 김태형.. 완전 감동이었다~ 

다시 만난 그들의 모습을 보니 1년 여 전에 비해 부쩍 성장한 모습이었는데,
이젠 너무 익숙해진 무대와 스토리에 다소 식상한 감이 있는데다, 약간의 지루함마저도 느껴졌던 프랑스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 이번 라이센스 공연에서, 한국어 버전 첫 탄생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던 그들의 '성장한 모습'을 코앞에서 지켜보는 그 타임이야말로, 이번 공연을 통해 가장 눈과 귀의 감각이 크게 반응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