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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 시리즈 떠올리게 만든 '해품달' 한가인

타라 2012. 1. 27. 09:17
'(성인 배역) 캐스팅의 원죄'를 안고 있는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은 기본 '원작빨'이 있고 이어질 '스토리' 자체가 워낙에 흥미진진하기에 앞으로도 시청률은 잘 나올 것으로 예상되나, 급작스런 촬영 환경 탓인지 극을 보다 보면 중간중간 '윙?스런 장면'들이 종종 눈에 띄곤 한다.(이 드라마는 ost빨도 받쳐준다.) 그리고, 성인 연기자 등장 이후 '무엇보다 중요한 성인 훤(김수현) & 성인 연우(한가인)의 첫만남, 성인 양명(정일우) & 성인 연우(한가인)의 첫만남'이 매력있게 잘 연출된 것 같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성인이 된 훤과 연우가 처음으로 대면하게 되는 중요한 장면 : 꽤나 아련하고, 흐릿하고, 신비로워야 할 이 장면의 '분위기(일명 무드)'가 한가인의 또릿또릿~하게 치켜뜬 '땡그란 눈'으로 다 망가져 버렸다..

금주에 방송된 <해를 품은 달>7회에서 '뭔가에 홀린 듯 그녀의 거처로 가게 된 훤(김수현)이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연우(한가인)에게 월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장면'은 너무 멋대가리 없이(무미건조하게) 연출되었으며, 예고편을 통해 살짝 기대하게 만들었던 8회 '양명-연우 재회씬' 또한 막상 본 방송을 보고 나니 김빠진 사이다처럼 무척 허무하게 느껴졌다. 설정 면에서도, 그 장면에서의 도망가던 월(한가인)이 그 넓은 거리에서 스님 분장한 양명(정일우)과 딱 마주치게 된 건 '지나친 우연'이 아닐런지?

그 '양명-연우 재회' 장면에서 갓으로 한껏 얼굴을 가린 채, 연우가 기억을 잃은 줄 모르고서 혼자 애절한 목소리로 "나를 모르겠느냐..?"  했던 양명군(정일우)의 설정은 살짝 코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심각한 순간, 나도 모르게 '그렇게 얼굴을 가리고 있는데, 너 같으면 알아보겠냐고~?!'  싶었으니... 무엇보다, 8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시점에서 아역 양명(이민호)과 성인 양명(정일우)은 이목구비가 별로 비슷하지도 않았...;;(모든 극에서 '아역-성인 배우' 간 완벽한 씽크로율은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각색 중인 진수완 작가는 몇 년 전 드라마 <경성 스캔들>을 통해 충분히 믿음을 준 바 있기에 신뢰하고 보는데, 저런 대목(뜬금없는 '지나친 우연'적 설정)에선 살짝 대본 상의 구멍이 느껴졌다. 대본에 갓 쓰는 것까진 안 나왔다면 연출 상의 헛점이겠지만, 양명이 단순 변장을 위해 머리를 빡빡 깎거나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게 불가능함에도 '갓을 벗은 양명'을 향해 뒤쫓던 사내들이 중(스님)이라 말하는 대사가 있었으니 그건 분명 대본 상의 실수가 맞는 듯하며, 그런 걸 떠나 '마침 그 때 그 자리'에서 성인 양명(정일우)과 연우(한가인)가 딱 마주쳤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작위적이다.

하지만 그런 자잘한 아쉬움을 다 덮을 만한 이 드라마 '논란의 중심'은 현재 한가인에게 가 있다. 그나마 <해를 품은 달> 8회에선 7회에 비해 무난한 모습을 보였고 마지막 장면도 임팩트 있었는지라 반응이 조금 좋아지고 있지만, 이 드라마 중심 스토리가 '김수현-한가인-정일우의 멜로'인지라 극이 끝날 때까지 남주 여주 간의 케미 문제부터 시작하여 그녀에 대한 크고 작은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를 품은 달> 7회가 끝난 뒤 전 포털이 '해/품/달 여주인공인 한가인 연기력 논란'으로 시끌시끌했었는데, 뒤늦게서야 7회를 챙겨 본 나 역시 한가인의 첫 대사 "함께 가고 싶은 것을 겨우 참고 있으니, 배웅까지 마다하진 마십시오~에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아무리 좋게 봐줄려고 해도 '대사톤'이 너무 어색하게 튀면서, 빼도 박도 못하는 '발연기'의 향기가 느껴졌기에 말이다..

그 이후로 '그럭저럭 연기가 괜찮게 느껴지는 장면'도 있고 '여전히 연기가 어색한 장면'도 있었으나, 결국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한가인은 경력에 비해 연기력이 결코 좋지 못한 연기자인 듯하다. 이 드라마 속 '사연 있는 연우(=월)' 역할을 연기하기엔, 연기 디테일이 많이 부족한 것이다.

<해/품/달> 7회 마지막 장면 & 8회 첫 장면에서 '갇힌 공간 트라우마'를 갖게 된 연우가 두려움을 느끼며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을 한가인은 어쩜 그리 '똥그랗게 커져버린 눈'으로 일관하는지...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장면은 아역이었던 김유정의 연기가 조금 더 자연스럽고 디테일하지 않았나 싶다. 한가인의 경우 '눈 크기의 변화'는 있지만 '눈빛 변화'는 없는 단조로운 연기로, '눈동자'까지 연기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앞으로도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중요 장면을 통해 연우가 놀라는 씬에서 그녀가 그렇게 '커진 동공 연기'만을 선보인다면, 극을 보는 입장에서 '똥그란 눈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다. ;;


<해를 품은 달> '완소 아역'들의 퇴장 이후 등장한 '성인 연기자'들 연기에서 임금 '훤' 역할의 김수현은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의 '석규 세종' 연기를 벤치마킹한 것 같은 삘인데, '완전판이었던 오리지널 한석규의 연기'에 비해 '어설픈 한석규 버전'을 선보이며 다소 오버스런 연기를 펼쳐 보였고 '연우' 역 한가인은 뭔가 모자란 듯한 연기를 선보였다. 김수현은 그래도 이 역할을 위해 뭔가 '준비'는 많이 한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것에 반해, 이전까지도 '연기력' 면에서 별로 호평을 받지 못했던 한가인은 자신의 역량에 비해 다소 버거운 듯한 이 역할을 별다른 각오나 준비 없이 덥썩~(그냥) 물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가정에 안주해 버린 탓일까- 한가인의 연기에선 별로 '내가 이거 꼭 잘 해내고야 말거야~' 하는 '절실함'이랄까 '근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남들은 '기회'가 안 와서 충분히 잘할 수 있어도 못 맡는 그런 역을 연기하게 되었음에도... 그런 류의 절박함이 있었다면, 애초에 한가인이 <해를 품은 달> 성인 등장씬 이후의 몇몇 '중요한 장면'들을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연기해 버리지는 않았을 터-

그리고.. 자체 뽀샵 처리를 해주거나 카메라가 측면에서 잡는 특정 장면에서 여전히 '그림 같은 미모'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카메라가 정면에서 비춘 한가인의 뭔가 '뭉툭하고 둔탁해진 모습'에선 언뜻언뜻 결혼한 지 좀 된 아줌마의 모습이 느껴지며, 다른 그 무엇보다 체형 자체가 아줌마 체형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호리호리해 보이는(손까지 섬섬옥수인) 미혼의 연하남 배우 김수현 or 정일우와 이성 관계로 그럴듯하게 어울리기엔 한복 입은 한가인의 떡대가 너무 커보인달까-(TV 드라마는 '음성만 들리는 라디오 극'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역 배우들 간의 '비주얼적인 어울림'도 무척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한복 고유의 우아한 선'은 드라마 <춤추는 가얏고> <여명의 눈동자> 시절의 오연수나 <왕꽃 선녀님> 때의 이다해처럼 '살짝 마른 듯한 체형의 여성'이 입었을 때 잘 사는 것 같다.

양명(정일우) & 연우(한가인) / (김수현) & 중전(김민서). 양명이 '꿈에 그리던 연우'를 만나서 끌어당겼을 땐 전혀 안 설레고, 쓸데없이 훤이 '사랑하지도 않는 중전'을 조롱하기 위해 끌어당긴 장면에서 설렌 1인~ ;;


(데뷔 때의) 연기자 한가인이 원래 둔탁해 보이는 체형은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다. 그냥은 불가능하지만 '돈'이 아주 많다면 요즘엔 '몸매'와 '피부' 상태 바꾸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데, 꾸준한 CF로 매년 '고소득'을 올리는 데다가 부잣집에 시집 간 한가인이 그런 기본적인 '관리'조차 하지 않은 채 이 중요한 드라마(많은 시청자들이 엄청나게 기대해 왔던 드라마)에 임했다는 사실이 참 아쉽게 느껴진다.

항간에 한가인이 '미스 캐스팅'이란 말이 있지만, 연기만 잘했다면 한가인은 충분히 이 역할에 어울리는 편이다.(다만, 여주인공이 '한가인'이면 남자 주인공을 '비슷한 나잇대 & 얼굴 크고 덩치가 좀 있거나 무게감 있는 분위기의 남배우'로 캐스팅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반대로, 남자 주인공에 굳이 '김수현'을 써야 했다면 '한가인보다 덩치가 작고 어린 여배우'를 캐스팅했어야 밸런스가 맞는 듯~)
<해를 품은 달> 원작 소설에 나오는 여주인공 '연우'가 탁월한 미인인 데다, 각색된 드라마 속 선배 무녀(전미선)가 이목구비 흠잡을 데 없는 미인이기에 극 중 '여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의 미모'가 어느 정도 수준은 되어줘야 하는데, 최근 들어 '주연급으로 나오는 80년대 태생 여배우'들 중에 그만한 미모도 찾아보기 힘들기에 말이다.


무엇보다, '결코 이 캐릭터에 최적의 캐스팅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미모가 있는 한가인'을 제하고서 '연우=무녀 월' 역으로 딱히 떠오르는 '알려진 주연급 여배우'가 국내에 없다- 1990년대라면 모를까, 2000년대 접어들어 TV 드라마에 나오는 우리 나라 여배우들 마스크나 이미지는 다 고만고만한 것 같다.

단순히 '미모'만으로 따지자면 70년대 태생인 이영애-김희선의 계보를 잇는 80년대 태생의 미녀 배우 쌍두마차는 김태희와 한가인인데, 그녀들이 '연기'만 잘했다면 천하를 호령했겠으나 어찌 된 일인지 미녀 탤런트 김태희와 한가인은 출연작을 통해 가끔 '연기력 논란'을 일으키고 다닌다. 한가인의 경우, 8년 전 주말 드라마 <애정의 조건> 이후론 그렇다 할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


'의느님의 힘을 잔뜩 빌어 고쳐서 용된 케이스'가 난무하는 요즘 연예계에서, 한가인과 김태희는 소시 적부터 '예쁘다' 소리 듣고 자랐을 '모태 미인'들이다. 거기다 공부 머리까지 타고났는지, 아님 학창 시절에 한 눈 안 팔고 남다르게 성실했던 건지 학벌도 무척 좋은 편이다. 그 타고난 미모로 돈도 엄청나게 잘 벌고 말이다.. 그렇게 모든 걸 다 가진 그들 직업이 '연기자'임에도 매번 '연기 못한다~'는 평가를 달고 다니는 걸 보니, 어쩐지 '신은 공평하다' 시리즈가 떠오르곤 한다. 앞으로 더 나아질지(아님 그대로일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미모의 전성기 시절인 20대'를 그 둘은 대체로 '연기력 논란' 속에 보내야만 했다.

학교 때 '한 공부' 하다가 성인이 된 이후 '탁월한 미모'로 쉽게 '스타급 연기자'가 된 한가인과 김태희에게, 보통 사람들이 갖지 못한 많은 것을 주신 신(神)께서 혹 공평한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직업이 연기자'인 그녀들에게 '좋은 연기력 or 주어진 캐릭터에 철저히 몰입하는 연기 근성'을 주는 걸 빼먹으셨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