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특수 효과가 가미된 웹툰 '옥수역 귀신'과 '봉천동 귀신'이 별로 무섭지 않았다고 말한 포스팅을 하긴 했으나, 그렇다고 하여 내가 모든 '공포 영화'에 공포심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니다. 비록 갖가지 장치들을 동원하여 대놓고 '무섭지롱?' 하는 영화엔 별 감흥 없으나, 극 전반에 걸쳐 은근히 스산한 분위기가 흐르는 <공포 영화>엔 나도 모르게 오싹~하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여담으로 오래 전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반전(?)적 결말'의 영화 <식스 센스>를 극장에서 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 영화가 그닥 반전스럽거나 무섭게 느껴지진 않았다. 내가 인정하는 진정한 반전 영화는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이고, <식스 센스(The Sixth Sense)>나 <디 아더스(The Others)>를 봤을 땐 그 임팩트가 좀 약해서 별로 반전스런 결말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영화 속 '반전 결말' 갑(
甲)은 <유주얼 서스펙트>?
이 절름발이(사실은 안 절름발이)씨는 천재였다...


<유주얼 서스펙트>에 비해 다소 '결말부 반전'이 약해 보였던 영화 <식스 센스> 중간중간에 '죽은 자'들의 모습이 등장하긴 했으나, 그렇게 공포스럽거나 놀랍게 느껴지진 않았다.

당시 그 영화관 안에서 나를 더 공포스럽게 만든 건, 긴장감 넘치는 '배경 음악'만 깔렸을 뿐 아직 귀신(죽은 자들 모습)이 등장하지도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겁에 질려 "꺄악~~~~!!!!!!!!!" 하고 소리 질러대던 여성 관객들의 '초고음 비명 소리'였다. 아직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여기서 "꺅~!!" 저기서 "꺅~!!"거리니 놀랄 수밖에... 그래서 '조용히 좀 감상하지. 극 안에 나오는 귀신보다 네 비명 소리가 더 무섭거든~?' 그러고 싶은 걸 꾹 참고 봤던 기억이 난다..

기타 등등의 공포 영화도 그럭저럭 담담한 마음으로 보며 '공포 영화 따위(?) 무섭지 않아~' 하던 어느 날, 비디오 가게에서 일본판 <링>을 빌려 보았다. 그 영화도 따지고 보면 되게 무섭진 않았고, 마지막에 사다코가 TV 속에서 기어나올 땐 '이거 웬 병맛~' 싶으면서 그 설정이 살짝 코믹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가 음산하여 나도 모르게 두려움에 떨면서 본 영화였다.


그 때 그 영화를 볼 당시의 '주변 환경'도 한 몫했던 것 같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 오후 시간대임에도 벌써 창 밖 풍경이 어둑어둑했던 '을씨년스런 날씨' 속에, 집에서 혼자 거실 불 꺼놓고 <링> 비디오를 빌려 보았던 것이다. 해당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저 음산한 분위기 속에, 언제 무서운 장면이 나올지 몰라~' 식의 예상이 그 영화를 더 무섭게 느끼게끔 만든 게 아닌가 싶다.

허나 <링>의 마지막 장면은 좀 황당했으며, 그 당황스런 '사다코 장면'은 한 때 여러 곳에서 코믹 버전으로 '패러디'되기도 했었다. 이젠 휴대폰으로도 'TV 프로그램'을 감상하고 '영화'도 보고 하는 세상이 되어 공포 영화 <링> 속에서의 '사다코 엔딩 장면'에 대한 새로운 패러디가 등장했다.


휴대폰 그 조그마한 화면으로 영화를 보다 보니 그 안에서 튀어 나오는 '사다코' 사이즈도 작을 수밖에 없는데(그녀가 해당 화면보다 훨씬 크면 그 화면 밖으로 나오는 결말 자체가 성립이 안되니..), 스마트폰으로 영화 <링>을 보던 관람자 입장에선 폰 크기 만큼이나 작은 사이즈의 '귀신 사다코'가 만만한 거다.

이 웹툰에선 아이폰을 개발한 '잡스'씨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사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폰'으로도 굳이 '영화'를 볼려면 볼 수는 있다. 어쨌든 '세상의 변화'에 따라 이젠 누워서도 조그마한 휴대폰으로 TV 프로나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어서, 점점 이런 류의 유머도 생겨나는 게 아닐까 한다.

예전엔 '초미니 사이즈의 사다코'가 굴욕을 겪는 이런 이야기 외에 '높은 받침대 위에 있던 TV에서 기어 나오다가 쿵~하고 떨어지는 사다코' 시련 버전도 존재했었다. 분식집이나 동네 식당 같은 데 가면 보통 TV가 그렇게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 눈높이에 맞춰) '높은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 주인공이 식당 주인이라면..?' 하는 가정 하에 사다코에 대한 그런 설정도 가능한 것이다.

화면 밖으로 나올 준비 중인 사다코


원래는 벌벌 떠는 '영화 속 <링>의 주인공'을 압도하며 큰 공포감을 심어줘야 할 '귀신 사다코'가 이래저래 '코믹물(패러디물)'의 단골 인물로 등장하여 큰 고초를 겪고 있는 듯하다.

그랬던 영화 <링>의 사다코가 조만간 3D(쓰리디) 영화로 돌아온다고 한다.(2012년 개봉) 입체적인 삼디 영화로 보면, 극 안의 '사다코'가 마치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이미 '희화화'된 지 오래 되었지만, 3D(삼디) 영화는 또 느낌이 다를 수 있으니 '색다른 분위기의 공포 체험'을 해보고 싶은 이들에겐 꽤 땡기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