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로마 동전에 새겨진 오랜 역사의 '매춘'

타라 2011. 5. 19. 20:45
최근 업소 여성들이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 반나체 상태로 시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커뮤니티에선 '매춘'에 관한 찬반양론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그런 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남성들이고 '유부남이나 애인이 있는 남자'들이 그곳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피해 입는 건 그들의 '배우자'나 '연인'에 해당하는 이들이기에, 여성 회원들이 쓴 의견들을 관심 갖고 읽어 보았다. 여성들 사이에서도 '매춘'에 관해 주장하는 바가 다 달라서 흥미로웠는데, 각각 그 나름대로의 타당한 근거가 있는 내용들이었다.

그런 의견들을 접하면서, 지난 대학 시절의 한 수업 시간에 조를 나눠서 그것에 관해 '토론'을 벌였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냥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 사람은 또 그렇게 말을 하네?' 정도 선에서 토론이 끝났던... 선택 과목에 해당하는 수업이었으며, 그 토론에 참여한 이들 중에는 '남학생'도 있고 '여학생'도 있고 '복학생' 선배와 '신입생(대학 새내기)'도 존재하는 등 비교적 다양한 부류의 학생들이 참여한 토론이었다.


그 토론 때, 
한 남학생이 이런 주장을 하기도 했었다. '매춘은 필요악이다~'라고... 거기에 '맞아, 맞아' 하며 동조하는 남학생들이 많았었는데, 여학생들은 주로 '말도 안된다~'는 반응이었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남성 토론자 VS 여성 토론자' 모드로 갈리는 형상이 되어 버렸다.

아무래도 남자들이 생물학적으로 그런 쪽의 충동이 강하다 보니(다분히 '개인 차이'가 있을 것이며 정확하게 근거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리 알려져 있으니..) 성을 사고 파는 행위를 '정당화' 하려는 경향이 강했고, 여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그것이 '옳지 못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각자 '이러이러해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자기 나름대로의 근거를 들어 가며 말이다..

토론 중 한 남학생이 '남자들은 여자들과 달라서 그러한 욕구를 쉽게 참을 수 없고.. ' 어쩌고 하니까, 우리 조에 있던 한 복학생 선배가 손을 번쩍 들어 그 의견에 반대를 표했다. 남자라고 해서 다 똑같은 거 아니니, 일반화 시키지 말라고... 이 선배는 '남자들도 그런 류의 욕구를 운동이나 기타 등등의 건전한 활동으로 충분히 승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서 잠시 여학생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었는데, 얼마 전 '매춘'에 관한 여성 커뮤니티에서의 여러 반응들을 살펴 보다가 새삼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화가 베르메르(Vermeer)의 그림 '뚜쟁이(The Procuress)'


얼마 전엔 한 여성 회원이 쓴 '매춘의 역사는 너무나 오래 되었으며, 옳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의견도 접했는데, 그 논쟁에서 핵심이 된 건 '성 매매를 합법화 한다고 해서 성 범죄가 과연 사라질까..?'였다. 결론은 '매춘을 합법화 한다고 해서 성 범죄가 없어지지는 않는다'로 의견이 모아지는 듯했다. 실제로 '성 범죄는 환한 대낮에 이뤄지기도 하고, 유부남 범죄자도 많은 데다가, 그런 파렴치한들은 매춘 업소가 있어도 종종 그런 짓을 저지르는 놈들'이란 이유로 말이다.

전반적인 여론이 그러하므로, 우리 나라에서 성 매매를 합법화 하기는 힘들 것 같다. 무엇보다, 현대 사회엔 꽤 많은 직업이 존재하는데, '사람 자체(그것이 육체든, 정신이든..)'를 사고 파는 걸 업으로 삼는 것이 결코 올바른 행위는 아니기에 말이다.. 차라리 조선 후기 때처럼 늦은 저녁 '일정 시간'이 되면 남자들이 집 밖으로 못 나오게 하거나, 범국민적인 차원에서 (남성들이 딴 맘 품지 못하게) '격한 운동'을 의무적으로 장려하는 게 '성 범죄 예방'에 훨씬 효율적일지 모른다.

어쨌든.. (사회 구조 상) 남성들에 비해 그런 행위를 별로 하지 않는 여성들 입장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매춘'의 역사는 그 누군가의 말마따나 진짜진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인류 역사 상 가장 오래된 직업이 매춘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매춘이 존재했었는데,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 시기의 매춘부들 역시 떳떳하지 못한 직업군의 사람으로 분류되었다.


지금과는 또 다른 파격이 있었으며 결국엔 망하게 된 '고대 로마'엔, 매음 지대에서 실제로 유통되었다고 추정되는 요상한 그림의 화폐(동전/주화)가 존재했었다. 매춘부들에게 주어지는 '동전의 모양과 숫자'에 따라 '서비스의 정도나 매춘의 종류'가 정해진 모양이다.

요즘에도 나날이 해괴한 소식들이 많이 들려져 오지만, 역사 속에 사라져 간 옛날 사람들의 삶을 보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엽기적이고 파격적인 행각들이 꽤 많았던 것 같다.

'타락의 시대'로 알려진 '고대 로마 말기'엔 현대인들 입장에서 봤을 때 무척 놀라운 쾌락 행위들이 난무했는데, 지금에 비해 제조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딸리면서도 은근히 정교하게 만들어진 당시의 '매춘 동전'이 때와 장소를 잘 맞춰서 그 '용도'에 맞게(?) 유통되었단 사실이 꽤나 놀랍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