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결 극 구성 자체가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진 않지만, 그 안에 나오는 몇몇 넘버들이 좋아서 요즘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Mozart!)' 뮤지컬 콘서트와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모차르트 오페라 락(Mozart L'Opera Rock)' 공연 실황 DVD를 자주 감상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진실성 여부에 대해선 좀 회의적이지만 '캐릭터의 매력도'라든가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물' 차원에서 큰 미덕을 갖는 건 피터 쉐퍼(Peter Shaffer)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아마데우스' 쪽인 것 같다.

그런데.. 창작물로선 꽤 그럴듯 하지만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같은 <실존 인물>의 삶에 대해 조사하면 할수록 피터 쉐퍼의 <아마데우스(Amadeus)> 내용은 그들의 관계를 너무 왜곡 & 뻥튀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캐릭터적인 매력은 무척 강렬하지만, 그 영화에 나온 살리에리(Salieri)는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하면서 신을 원망하고 그를 독살해 버린 '악역'스런 인물이다. 그 영향으로, 오늘날 많은 대중들이 '모차르트는 재능 있는 작곡가/살리에리는 능력 없는 작곡가, 열등감 넘치는 살리에리, 모차르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살리에리'와 같은 엉뚱한 상식을 갖게되어 버렸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리


허나 '실제로도 살리에리가 과연 그랬나?'란 질문을 던져보면 '글쎄요~'에 가까운 답이 나온다. 살리에리의 '모차르트 독살설'은 남말 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부풀려진 카더라설'일 뿐, 별로 신빙성은 없는 내용이다. 또한, 어떤 면에서 보면 모차르트보다 더 잘나갔던 살리에리가 진짜 그를 질투했는지도 의문이다.(그것에 관한 건, 나름 자뻑 증세가 있었던 모차르트의 '일방적인 망상적 멘트'가 퍼진 것일 수도 있다.) '살리에리'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한 학자들의 자료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아마데우스> 작가인 피터 쉐퍼에게 "우리 살리에리,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를 외쳐야 할 판이다.

최근까지도 잘나가고 있는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Mozart l'Opera Rock)>에서 플로랑 모뜨(Florent Mothe)의 '살리에리' 캐릭터가 2막에서 부르는 솔로곡 'L'Assasymphonie'가 이 작품에 나오는 다른 곡들을 제치고 <2010' NRJ 뮤직 어워드(NRJ Music Awards)>에서 '2010년 프랑스의 노래'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아울러, 이 배우도 '모차르트 락 오페라' 팀 중 유일하게 단독 수상했다.


이 뮤지컬 안에서 '살리에리' 캐릭터의 비중이 그리 크진 않지만, 그가 2막에서 부르는 몇몇 곡들이 정말 강렬하고 배우 자체도 매력 있어서 '살리에리(플로랑)'에게 관심 갖는 관객들도 많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모차르트 오페라 락> 수록곡 중 '모차르트' 솔로곡들이 좀 더 취향에 가까웠으나, DVD 공연 실황을 보면서 '살리에리'가 무리들을 대동하고 나오는 무대도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어린 시절부터 하프시코드와 바이올린을 익히고 어려운 화성법까지 공부한 실존 인물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는 청소년기에 궁정 작곡가 레오폴트 가쓰만을 만나게 되면서 황제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황제에 의해 '궁정 작곡가'로 임명되었다. 요즘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당대의 살리에리가 빈에서 활동할 때 그 나름대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살리에리 역시 '몇 십 편에 달하는 오페라'를 작곡했으며, 베토벤이나 하이든 같은 작곡가와도 친하게 지냈다.

지금 사람들은 직접 본 게 아니기 때문에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관계>에 대해서 그 시기 사람들의 여러 증언들을 토대로 '추측'을 할 수밖에 없는데, 사람은 그 누구나 자기 입장만 중시 여기기에 단순히 '한 쪽의 주장'만 듣고서 그 관계를 정확하게 판단 내리긴 곤란하다. 후대의 여러 작가들이 쓴 '살리에리 열등감설, 모차르트-살리에리 라이벌설'은 다분히 '모차르트의 주장'에 근거한 내용들이다.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의 살리에리


당시 '잘 나가는 음악가에다 황제에게 예쁨 받던 살리에리'가 딱히 모차르트(Mozart)를 질투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모차르트와 그의 아버지 레오폴트 입장에선 모차르트가 번번히 궁정의 중요한 자리에서 살리에리(Salieri)에게 밀리거나 황제의 후원을 못 받으니 '살리에리가 방해 공작을 펼쳐서 그리 되었다~'고 생각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일에 대해 의도적으로 방해를 했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다. 그저 모차르트 측의 주장만이 있을 뿐...

여러 정황 상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활동에 훼방 놓을 의도는 없었던 것 같고, 어떤 면에선 당대의 모차르트보다 더 잘나갔던 그가 딱히 모차르트에게 열등감 가질 이유도 없어 보인다. 그랬던 그들의 관계가 오늘날 '모차르트를 시기한 살리에리' 구도로 알려지게 된 건 몇몇 오페라 작가와 희곡 작가에 의해 그리 된 것이고, 그들이 '모차르트의 일방적 주장'만을 참고하여 엄한 살리에리를 '열등감 있는 인물'로 만들어 놓은 건 오늘날 '살리에리'보다 '모차르트'가 더 유명한 작곡가로 이름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실을 파헤쳐 볼수록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사실.. 모차르트가 음악적인 면에서 무척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많은 훌륭한 곡을 작곡하긴 했으나, 사람 자체로 보면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잘난 척 했던 경향이 살짝 있는 것 같다.

<실존 인물> 살리에리(1750~1825)


음악적 자부심도 강했고 제멋대로인 경향이 있는 모차르트(Mozart)가 당시 궁정 작곡가로서 인정 받았던 살리에리에 비해 사회 생활 면에서 밀리니까, 오히려 그것에 피해 의식을 갖고서 엄한 살리에리(Salieri)에게 원인을 돌리며 '이게 다 너 때문이다~(네가 방해 공작을 펼쳐서 내가 이렇게 된 것이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어차피 우리가 '타임 머신' 타고 가서 직접 확인한 게 아니기 때문에, 역사적 <실존 인물>에 대한 건 항상 '양 쪽 주장' 다 들어보고 판단해야 하기에 말이다. 

'안토니오 살리에리' 쪽을 연구한 학자들의 자료, 심지어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본인이 남긴 글들을 읽어 보아도 '살리에리'란 인물이 '모차르트'나 그 가족에 대해 그리 적대적인 태도를 지닌 인물은 아니었던 듯하다. 여러 면에서, 정확하지 않은 카더라설을 근거로 하여 '하나의 그럴듯한 창작물'을 만들어 낸(없는 얘기 지어내서 완전 '소설' 쓴) 작가들에 의해 엄한 살리에리(Salieri)가 '열폭 살리에리, 모차르트를 음해한 질투 살리에리' 이미지로 굳어지게 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