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아버지 그늘에 가린 작곡가-모차르트 아들 '프란츠'

타라 2011. 3. 13. 21:27
요즘에도 아버지가 '배우'이면 그 자식도 부모 따라서 '배우'가 되거나 하는 등, 부모와 똑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작곡가 '모차르트(Mozart)'의 아들도 그 비슷한 케이스인데, 유아 사망률이 높았던 그 시절 '모차르트 & 콘스탄체 부부'는 총 6명의 아이를 낳았으나 그 중 4명이 사망하고 2명(둘째 아들과 막내 아들)만이 살아남았다.

모차르트의 여섯 자녀들 중 살아남은 두 아이
프란츠(막내 아들-좌측) & 칼(둘째 아들-우측)
 

그 중 볼프강 모차르트의 둘째 아들 칼
(Karl)은 동생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음악 교육'을 받았으나 결국 공무원이 되었고, 막내 아들인 프란츠(Franz)는 아버지처럼 '작곡가'로 활약했다. 영화 <아마데우스>로 인해 왜곡된 이미지를 갖게 된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가 모차르트 아들인 프란츠의 '음악 교육'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아마데우스> 원작자인 피터 쉐퍼(Peter Shaffer)의 희곡이 살리에리를 비롯한 여러 '실존 인물'들을 골로 보내버린 게 아닐까 싶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피터 쉐퍼씨가 자신의 창작물을 극적으로 돋보이게 하기 위해 '모차르트'나 '살리에리'의 관계 &  그들의 성향이나 삶을 이상한 쪽으로 과장하고 왜곡시켜 버렸으니 말이다.. 실제로 성격이 어떠했는지 안 겪어봐서 모르겠으나, 적어도 직업적인 면에선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에게 크게 꿀릴 건 없는 이력을 자랑하고 있는 듯하다. '살리에리'는 그 시기의 오스트리아 황제에게 이쁨 받았던 궁정 작곡가로, 당시 작곡가로선 직위도 꽤 높았고 죽기 직전까지 그 위치(궁정 악장)를 유지한 채 나름 잘 먹고 잘 살다 간 음악가이다.

평생 철밥통인 공무원 생활을 했으니, 비교적 부침이 심했던 프리랜서 모차르트 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삶을 누렸을 것이다.(실제로, 당시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 함) 지금 현재 '모차르트의 음악'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하지 않아서 그렇지, '살리에리의 음악'도 당시의 유럽에선 나름 최고로 인정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하이든/베토벤 같은 작곡가와도 친하게 지냈으며, 베토벤에게 대위법을 가르치고 볼프강 모차르트(Wolfgang Mozart)의 아들인 프란츠 크사버 모차르트(Franz Xaver Mozart) 외 여러 인물들의 '음악 교사'로서 후진 양성에도 힘썼던 인물이다.

유명한 영화 <아마데우스>를 통해
왜곡되게 묘사되어진 
억울한 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
(Antonio Salieri)'


'모차르트의 죽음'에 관해서도, 피터 쉐퍼 원작의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묘사된 것과 달리 '살리에리는 그의 죽음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모차르트'가 30대 중반의 나이에 죽은 것은 '그간의 피로'와 '의사도 정확하게 진단 내리기 힘들었던 육체의 여러 질병'들이 겹쳐져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기준으로 하면 '요절'한 것이지만, 당시의 기준으로 하면 30대 중반(그 시대 기준으로 '중년'의 나이)에 죽은 게 되게 일찍 죽은 건 아니다. 그 땐 지금처럼 <의학적 수준>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이며, 30대 중반은 커녕 제대로 걸음마도 떼지 못한 '유아기' 때 사망한 이들도 정말 많지 않은가- 의학 수준도 후지고, 교통 수단도 다양하지 않았던 그 시기에 볼프강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는 '어린 시절~죽기 직전'까지 쉴 새 없이 전 유럽을 '마차' 타고 돌아다닌 인물이다.

'기차'나 '비행기' 타고도 그렇게 끊임없이 여행 다니면 몸에 무리가 가는데, 당시의 모차르트는 '마차'로 툭 하면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으니 몸에 병이 날 만도 하다. 게다가 그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작곡가'에다 '엄청 부지런하게 작곡에 매진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결혼한 뒤 '작곡 생활'로 바쁜 와중에도 애는 또 얼마나 열심히 만들어 댔는지...(애 낳고 좀 쉴 만하면, 모차르트가 콘스탄체를 또 임신하게 만듦) 모르긴 몰라도, 모차르트의 생활 패턴 상 몸에 '크고 작은 질병들'이 생겨났을 걸로 사료된다.

프란츠 크사버 볼프강 모차르트

모차르트와 사별한 콘스탄체는 아들도 아버지와 같은 음악가로 만들기 위해 '조기 음악 교육'을 시키며 많은 애를 썼는데, 결국 막내 아들 '프란츠 크사버 볼프강 모차르트(Franz Xaver Wolfgang Mozart)'가 작곡가로 활약하긴 했으나, 그 음악적인 명성 면에서 아버지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만큼 빛을 보지는 못한 것 같다. 실제로, 요즘 사람들 중엔 모차르트 아들이 그와 같은 '작곡가'였단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으니...


하지만 당시에, 먹고 살 정도는 됐던 모양이다. 모차르트 아들인 '프란츠'도 악기 연주자와 음악 선생으로 나름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니 말이다.. '영화 한 편으로 인해 어쩌다 악역으로 묘사된 살리에리(Salieri)'와 '아버지의 그늘에 가린 작곡가=모차르트 아들 프란츠(Franz)'는 <짧고 굵게~>의 삶을 살다 간 '모차르트(Mozart)' 보다는 훨씬 오래 살았고, 작곡 활동 뿐 아니라 후진 양성에도 힘쓰면서 비교적 <가늘고 길게~>의 삶을 살다 간 작곡가들이다.

모차르트 아들의 '음악 교사'였던 살리에리가 프란츠를 두고 한 말 :
"이 젊은이는 보기 드문 음악적 재능을 갖고 있다. 그의 아버지(모차르트)에 못지 않다.."

사후에 '볼프강 모차르트'가 엄청나게 유명해져서 그렇지, 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나 '프란츠 크사버 모차르트'도 당대 음악가로선 크게 기죽을 이유가 없는 삶을 살았던 걸로 보인다.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나게 많은 명곡을 남긴 모차르트의 명성으로 그 후손들은 큰 부자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볼프강 모차르트의 두 아들 '칼 토마스'와 '프란츠 크사버' 모두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자식이 없었다고 한다.(그 둘은 50세, 70세를 넘긴 나이까지 살았음)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어서 그렇지, 그런 걸 보면 '두 세기 전'에도 은근 평생을 싱글로 지내는 독신주의자들이 존재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