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억울한 살리에리와 갖가지 '증후군'들

타라 2011. 5. 13. 23:30
다른 말로 '신드롬'이라 표현하기도 하는 '증후군'은 어떤 사람이 특징적인 증상, 태도를 자주 보일 때 다른 결합어와 함께 쓰이는 말이다. 그 중에는 문학 작품 속 등장 인물이나 영화 캐릭터에서 따온 증후군들도 있으며, 대표적으로 '살리에리 증후군' 같은 게 있다. 이 용어 자체가 영화 <아마데우스>의 흥행 이후에 탄생한 것 같은데, 실존 인물 '살리에리'를 생각하면 살짝 억울한 용어가 아닐까 싶다.

'살리에리 증후군 : 나와 경쟁 관계에 있는 상대방에게 천재적인 뭔가가 존재해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가지 못할 경우, 그에 대해 열등 의식이나 질투심을 느끼는 증후군'을 말하는데.. 당대의 '모차르트' 못지않게 잘 나갔던 '살리에리'가 실제로 그에게 열등감을 느꼈다는 증거는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피터 쉐퍼(Peter Shaffer)의 창작물 영향으로 궁정 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는 영화 캐릭터로서 '열등감 넘치는 인물'로 살짝 왜곡되었을 뿐 아니라, 그 캐릭터 그대로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증후군'의 주인공이 되는 곤욕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당대에, 모차르트보다 사회적 지위가
더 높았던 작곡가 '살리에리(Salieri)'

'살리에리 증후군(살리에르 증후군)' 외에도,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을 특징 지을 수 있는 재미난 증후군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몇 가지 소개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뮌히하우젠 증후군 : 18세기에 독일에서 태어난 '뮌히하우젠'이란 사람에게서 유래한 것으로, 그럴듯한 '거짓말'을 잘 지어내서 수시로 주변인들에게 뻥을 치거나 병적으로 거짓말을 일삼고, 심지어는 그 말이 진실인 양 자신의 거짓말에 도취되어 버리는 증후군을 뜻한다. 요즘 우리 나라 유명인들을 보면, 은근히 이 '뮌히하우젠 증후군'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스톡홀롬 증후군 : 어떤 사람이 인질로 붙잡혔을 경우, 그가 '자신을 구하러 온 경찰' 보다는 '목숨을 담보로 자기를 데리고 있는 인질범'에게 동화되는 증후군. 갑작스런 스트레스 상황에서, 인간에겐 그 상황에 나름대로 적응해 보려는 '적응 기제'가 발동하게 된다. 그 영향으로 인하여, '꼼짝없이 붙잡힌 인질'은 구출하러 온 '경찰'에게 오히려 반감을 느끼고 '인질범'에게 인간적인 연민이나 온정을 느끼는 요상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아도니스 증후군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잘생긴 미소년 '아도니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남성들의 외모 집착적인 성향을 뜻한다. '아도니스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은 세상에서 '못생겼다~'는 소리 듣는 걸 가장 싫어하며, 자기보다 잘생긴 남자를 보면 질투심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 우울증이나 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평소에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외모 가꾸기'에 온 정성을 기울인다.


인슈타인 증후군 : 이제 막 옹알이를 끝내고 본격적인 말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 아이의 '말하기 능력'과 연관된 것으로, 지능이 일찍 발달한 어떤 아이가 '머리(IQ)' 좋은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말(언어 능력)'이 늦게 트이는 경우에 그 현상을 일컬어 '아인슈타인 증후군'이라 한다.

소울로우즈 버스팀 증후군 : 과거 시점에 겪은 일들 중, 아주 사사로운 일들을 들먹이면서 쉽게 상처 받거나 자기 자신이 불행하다 여기며 자학하는 증후군을 말한다.

오델로 증후군 : 셰익스피어의 문학 작품 <오델로>에서 유래된 것으로, 어떤 사람이 열등감에 꽉 찬 상태로 자신의 '배우자'나 '연인'이 자기 외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고 착각하는 증후군을 말한다. 이 경우, 그는 특별한 근거도 없이 상대 이성이 '부정한 짓'을 저지르고 다닌다는 '그릇된 믿음'을 갖고서 그를 괴롭히게 된다. '의처증'이나 '의부증' 하고도 비슷한 개념이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해당하는 사람은 '겉(타인에게 보여지는 얼굴 표정)'으론 웃고 있지만 그 '속마음'은 절망감으로 가득 차서 극단적인 자살 같은 걸 생각하기도 하며, 식욕 저하에 시달리기도 한다. 우울증의 일종으로, 주변 환경에 의한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억압의 정서로 이런 증상을 보이게 된다. 혹시나 주변에 잘 웃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그가 '정말 즐거워서 웃는 것인지', 아님 '겉표정과 달리 속마음이 멍들어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