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꽃미남'으로 알려진 조선조 논란의 폐왕 : 연산군

타라 2010. 9. 9. 23:32
조선의 왕들 중 '희대의 폭군'으로 알려져 있는 연산군(1476~1506)은 우리 나라 영화나 TV 드라마에도 단골로 많이 나왔던 왕이다.(영화 <왕의 남자>, 드라마 <조선 왕조 500년 시리즈>, <왕과 비>, <왕과 나> 등등..) 비교적 최근에 본 것이 재작년 드라마 <왕과 나>에서의 정태우 연산군이었는데, 배우의 연기가 무척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역대 한국 드라마에 나온 '연산군' 역의 다른 남자 배우들 중에도 연기력 출중한 배우들이 꽤 있었다. '연산군' 역할 자체가 '광기 넘치는 강렬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역량 되는 배우들이 도전해 보기엔 꽤 매력적인 역할이 아닐까 한다. 그런 '광기 넘치는 모습을 선보이는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력'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영화에서든 드라마에서든 '연산군'을 소재로 한 사극이 또 나왔으면 좋겠다..


드라마 <왕과 나>의 연산군(정태우)


바람둥이(?)왕인 성종 측근들과 할마마마(인수 대비)에 의해 자기 친어머니(폐비 윤씨)가 억울하게 사약 받고 피 토하며 죽은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완전 삐뚤어지기로 한 연산군은 극강 '막 나가는 폭군'으로 변신하여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쫓겨난 왕이다.


실록에 의하면 연산군은 (복수의 일환으로) 자기 어머니인 '폐비 윤씨'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자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색을 밝히며 온갖 여인네들을 궁으로 끌어들이고, 숙모를 겁탈했다는 카더라설이 있으며, 각종 사화를 일으키면서 궁정에 피바람을 몰고 오는 등 물의를 많이 일으킨 왕으로 기록되어 있다.


어린 시절.. 폐비 윤씨가 쫓겨난 이후로 '다음 중전인 정현왕후'의 손에 큰 연산군은 성종이 세상을 떠난 뒤 정상적인 절차로 왕위에 올랐으며, 한동안은 별탈 없이 잘 지냈다. 성종 임금은 윤씨를 폐위시킨 이후론 궁 내에서 '폐비 금언령'을 내렸기 때문에 연산군은 왕위에 오를 때까지 폐비 윤씨의 일에 대해 자세히 몰랐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정치적 야심을 품은 간신배들에 의해 폐비 사건이 들추어지게 되었다.


영화 <왕의 남자> 속 장녹수(강성연) & 연산군(정진영)


그 이후 연산군은 폐비 윤씨의 죽음에 연루된 자들을 모조리 처형하고, 자신에게 아부하는 '간신'들만 챙기고 바른 말 하는 '충신'들은 모조리 파직하거나 죽여 버렸으며, 미색이 뛰어난 장녹수를 만난 이후론 정사 돌보기는 뒤로 한 채 여색에만 빠져 있다가 결국 이를 보다 못한 대신들이 일으킨 '반정'으로 인해 왕좌에서 쫓겨났으며, 강화도에서 귀양살이 하다가 30세의 이른 나이에 병들어 죽게 된다.


그냥 정상적인 가정 환경에서 자라났으면 인생이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는데, 그의 생모가 폐비(廢妃)가 되어 사사된 것에 이어 그 아들까지 폐왕(廢王)이 되어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니 참 측은한 모자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막 나가던 시절의 연산군은 너무나 '잔혹무도한 짓'을 많이 저질렀기에, 한 편으론 '정신 질환자이거나 사이코패스가 아닌가..?'도 살짝 의심된다.(물론 연산군의 생모가 비참하게 죽은 건 안된 일이지만, 그보다 더한 꼴을 보구서도 폭군이 안된 왕들도 많은 걸 보면...)


그런데, 이 '폭군 연산군'에 대해 꽤 흥미로운 얘기들도 전해져 온다. 조선의 9대 임금인 성종과 폐비 윤씨 사이에서 난 연산군은 중키 정도에 호리호리한 체형 & 백옥처럼 하얀 피부를 가졌으며, 무척 곱상하게 생긴 꽃미남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또한, 연산군은 서화를 즐긴 '미술' 애호가였으며 '춤'을 무척 잘 춘 왕으로 알려져 있다. 그와는 달리, 연산군은 '학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왕이었단 얘기도 있다.


드라마 <왕과 비>의 연산군(안재모)


연산군은 자기 모후인 폐비 윤씨가 노국 공주와 얼굴이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그녀의 초상화를 수집하도록 했다고 한다. 회화에 재능이 있었던 고려의 공민왕이 먼저 죽은 '노국 공주'를 그리워하며 그린 '노국대장공주진' 그림이 있는데, 조선의 연산군이 그 그림을 즐겨 보았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요즘엔 연산군에 관해 '폐비의 일을 알기 전까진 그가 나름 괜찮은(?) 왕이었다'는 새로운 관점의 내용들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난 행적들을 따져 보았을 때 '연산군은 막 나가는 폭군이 맞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는 듯하다. 


'신하들에게 쫓겨난 조선의 왕들=연산군 & 광해군' 중에 '광해군은 확실히 재평가 되어야 하는 유능한 왕'이었지만, '연산군은 빼도 박도 못하게 잔혹무도한 막장 군주'가 맞다는 것이다. 대세적인 의견과 상관없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란 근거에 기초하여) 연산군도 원래는 괜찮은 왕이었다 or 아니다'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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