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이 맞다면 오늘(4월 4일)은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의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te)> 파리 공연이 끝나는 날이다. 이 뮤지컬은 내게 의미 있는 작품일 수밖에 없다. 뮤지컬 자체를 눈꼽 만큼도 좋아하지 않던 나를 이 쪽 세계에 관심 갖게 해준 매개체가 '배우 브루노 펠티에(Bruno Pelletier) & 그가 출연한 <노트르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란 뮤지컬'이었고, 그렇게 이 분야에 관심 갖게 된 내가 공연장에 직접 가서 보면서 가장 엄청난 삘을 받은 작품이 바로 제라르의 <로미오 & 줄리엣(Romeo et Juliette)> 내한 공연이었으니...
개인적으로 '듣는 귀'가 불편하면 감상하는 게 꺼려지므로, 음악이 내 취향이 아닌 뮤지컬 & 대사 위주의 뮤지컬은 봐야겠단 생각 자체가 들지 않는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같은 경우엔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이 만들어 놓은 음악(노래)이 심히 마음에 들어서 관심 갖게 된 뮤지컬인데, 한층 정돈된 분위기의 지난 롬앤줄 2009' 내한 공연은 잊을 수가 없다. 직접 보면서 '내 눈앞에 이런 세계가 펼쳐지다니~' 식으로 엄청 감동하면서 본 작품이니 말이다..(이 뮤지컬 음악이 좋다는 건 <로미오 앤 줄리엣> 라이센스 공연 때 우리 나라 배우들도 인증한 바 있다. 그 안에 나오는 곡의 멜로디가 유난히 좋아서, 작품 안에서 그걸 부르는 배우들도 노래 부르면서 행복했다는...)
제라르 각색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사뭇 다른데, 오래 전에 읽었던 원작에선 잘 기억조차 나지 않는 '존재감 없는 여러 조연 캐릭터'들의 존재감을 급 부상시킨 작품이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 줄리엣>에 나오는 전반적인 비중은 여전히 '로미오'와 '줄리엣' 캐릭터가 가장 높고 주된 스토리 자체도 그들의 이야기로 흘러가지만, 다른 캐릭터의 매력도 워낙에 커서 골라 보는(?)=캐릭터를 골라서 버닝하는 재미가 있다.
우스갯소리로 <로미오 앤 줄리엣> 한국어 라이센스 공연 시즌 1에선 이 작품이 '뮤지컬 <티볼트>', 시즌 2에선 '뮤지컬 <머큐시오>'란 얘기도 있었는데, 프랑스 팀이 공연한 지난 2009' 내한 공연에서도 이들 캐릭터가 가장 인상 깊었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2009년 이후의 뉴 버전 공연'은 한마디로 '뮤지컬 <티볼트와 머큐시오>~'로 칭해도 될 만큼... 거기엔 그 캐릭터를 연기한 톰 로스(티볼트 역)와 존 아이젠(머큐시오 역)의 공이 컸다고 생각한다.
쇳소리 음색과 열악한 가창력으로 줄리엣의 넘버를 '개판 오분 전' 수준으로 불러서 로미오까지 동반 자폭하게 만든 조이 에스뗄(줄리엣 역)의 만행에도 불구하고, 공연 전반적으로 가장 고른 실력을 보여준 배우들이 바로 톰 로스(Tom Ross)와 존 아이젠(John Eyzen)이었고 그 둘이 내는 시너지 효과가 꽤 좋았었다. 상대적으로, 최고의 로미오인 다미앙 사르그(Damien Sargue)가 많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목소리 궁합이 좋은 초연 줄리엣 세실리아 카라(Cecilia Cara)와 붙었다면 같이 실력 발휘했을텐데, 하필이면 가창력 열악한 조이 에스뗄(Joy Esther)과 파트너가 되어 자기 실력을 깎아먹고 있으니... 둘이 실제로 사귀는 건 자기네 사생활일 뿐이고, 보다 좋은 극을 보길 원하고 관련 상품(DVD, 음반 등)을 소비하는 관객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배우는 작품 안에서의 실력으로 어필해야 하는 것이다.
몬테규가의 머큐시오(로미오 덕후) VS 카풀렛가의 티볼트(줄리엣 덕후)
카풀렛가의 가면 무도회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 눈 맞던 날, 머큐시오와 티볼트가 대치하던 이 '죽음의 꼭두각시' 장면은 제라르의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 땐(2002년 프랑스 파리 공연 실황을 담은 DVD) 없었던 장면이다. 2007년 아시아 투어 때부터 추가된 장면과 곡인데, 2009년 내한 공연 때 '오랜 연륜에 빛나는 원조 티볼트 톰 로스(Tom Ross)'와 '기대주 존 아이젠(John Eyzen)'의 조합이 자아내는 그 느낌이 꽤 좋았었다.
굉장히 희귀한 캐스팅이었던 '파비앙 데나(Fabien Dena)의 티볼트(언더 배우) & 존 아이젠(John Eyzen)의 머큐시오' 조합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몸치인 톰 로스와 달리, 파비앙 데나는 춤도 되고 나이도 존 머큐시오와 그리 차이 나지 않아서 그 '대립하는 관계'가 더 생동감 있게 다가왔던...(이번 2010년 파리 공연에선 파비앙 데나가 줄리엣 친구인 '시인' 캐릭터를 연기한 걸로 알고 있다.)
제라르 이하 이 뮤지컬 제작자들이 이번 2010' 파리 공연에서 이런 저런 변화를 많이 시도한 것 같은데, 대충 훑어본 바로는 2009년 내한 공연 때의 설정들이 더 나았던 것 같다. 배우들 동선이나 안무도 그렇고, 캐릭터 특징 & 극 구성이나 반주 편곡도 그렇고... 특히 벤볼리오 솔로곡인 'Comment lui dire(어떻게 말하지)'의 경우엔 2009년 내한 공연 때의 편곡이 참 좋았었건만, 2010년 파리 공연에선 그 사이 다른 편곡으로 반주를 갈아치웠다.(그런 '에잇~'스런 만행을..;;)
각각 솔로곡 한 곡을 더 부르면서 머큐시오와 티볼트 캐릭터의 비중이 좀 늘어났는데, 그게 효과적으로 잘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초연 때와 달리 머큐시오에게 'La folie(광기)'란 곡을 준 것만으로 충분할텐데, 그 'La folie'와 거의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인 'La reine Mab(Je reve)'는 또 머큐시오(존 아이젠)로 하여금 왜 부르게 하는지..? 곡 분위기라도 영판 다르면 또 모를까, 안 그래도 '광기' 불러제끼면서 '제멋대로에, 까불락 미친놈 캐릭터~'로 둔갑한 머큐시오를 더 미친 애처럼 만들어 놓았다.
개인적으로 제라르의 <로미오 앤 줄리엣> 공연에서 머큐시오 역을 맡은 존 아이젠(John Eyzen) 특유의 강렬한 에너지와 '연기력'을 높이 사지만, '캐릭터' 자체는 초연 머큐시오였던 필립 다빌라(Philippe D'Avilla)의 그것을 더 높이 평가한다. 필립 다빌라의 머큐시오는 적어도 '세상 모르고 날뛰는 어린 애, 겁없이 나대는 놈, 광기에 쩔어 제멋대로 설치는 혈기방장함 작렬의 미친 애' 캐릭터는 아니었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머큐시오'는 필립의 머큐시오처럼 어른스럽고, 사색적이며, 고고해야 한다- 그게 이 뮤지컬 노랫 가사에 나오는 내용(대본 내용)에도 부합하고 말이다..
2009' 음반 DVD 파트에서 'La Hongrie'라고 표기된 메뉴엔
이 뮤지컬 헝가리판 영상이 소개되어 있다..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이 곡은 잘 만들지만,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를 가진 극을 구현하는 차원에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거나, 가끔 가다 오버하는 것 같던데.. 전반적인 극 구성이나 캐릭터적인 차원에선 <로미오 & 줄리엣> 헝가리 버전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제라르도 이 뮤지컬 헝가리 버전의 미덕을 인정하는지, 올해 나온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te) 뉴 버전-전곡 음반(2CD+1DVD)' 안에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헝가리 버전 영상(맛뵈기 영상)을 같이 수록해 놓았다.
이 뮤지컬을 내어놓은 오리지널 국가에서 자국어 버전 음반을 만들면서 굳이 파생되어 나온 다른 나라 버전 DVD 영상을 따로 챙겨가며 수록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굳이 이 작품에 대한 원판 불어(프랑스) 버전 '2009년 음반+특별 보너스 영상 DVD'를 제작하면서 헝가리 버전 영상을 별도로 넣어준 것을 보면 이 작품을 만든 제라르도 헝가리 버전의 그 미덕을 나름 인정한다는 뜻이 아닐까..?
오리지널 원 버전은 그것만의 미덕이 있겠지만, 보다 선명한 '캐릭터 구축'과 이야기의 결이 제대로 살아있는 '촘촘한 극 구성'의 차원에서 독일어권 대표 작품인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베트(Elisabeth)>'가 오스트리아 원판보다 일본 다카라즈카판의 연출이 더 훌륭하듯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te)>'의 경우엔 프랑스 원판보다 이 뮤지컬 헝가리 버전 이야기가 훨씬 더 극적이고 연출이 훌륭하다. 해당 뮤지컬의 '음악적인 차원(노래)'을 떠난, '상연되는 이야기(극)적인 차원'에서 논하자면 말이다. 이런 걸 두고 '청출어람~'이라 칭하는 걸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듣는 귀'가 불편하면 감상하는 게 꺼려지므로, 음악이 내 취향이 아닌 뮤지컬 & 대사 위주의 뮤지컬은 봐야겠단 생각 자체가 들지 않는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같은 경우엔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이 만들어 놓은 음악(노래)이 심히 마음에 들어서 관심 갖게 된 뮤지컬인데, 한층 정돈된 분위기의 지난 롬앤줄 2009' 내한 공연은 잊을 수가 없다. 직접 보면서 '내 눈앞에 이런 세계가 펼쳐지다니~' 식으로 엄청 감동하면서 본 작품이니 말이다..(이 뮤지컬 음악이 좋다는 건 <로미오 앤 줄리엣> 라이센스 공연 때 우리 나라 배우들도 인증한 바 있다. 그 안에 나오는 곡의 멜로디가 유난히 좋아서, 작품 안에서 그걸 부르는 배우들도 노래 부르면서 행복했다는...)
제라르 각색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사뭇 다른데, 오래 전에 읽었던 원작에선 잘 기억조차 나지 않는 '존재감 없는 여러 조연 캐릭터'들의 존재감을 급 부상시킨 작품이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 줄리엣>에 나오는 전반적인 비중은 여전히 '로미오'와 '줄리엣' 캐릭터가 가장 높고 주된 스토리 자체도 그들의 이야기로 흘러가지만, 다른 캐릭터의 매력도 워낙에 커서 골라 보는(?)=캐릭터를 골라서 버닝하는 재미가 있다.
우스갯소리로 <로미오 앤 줄리엣> 한국어 라이센스 공연 시즌 1에선 이 작품이 '뮤지컬 <티볼트>', 시즌 2에선 '뮤지컬 <머큐시오>'란 얘기도 있었는데, 프랑스 팀이 공연한 지난 2009' 내한 공연에서도 이들 캐릭터가 가장 인상 깊었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2009년 이후의 뉴 버전 공연'은 한마디로 '뮤지컬 <티볼트와 머큐시오>~'로 칭해도 될 만큼... 거기엔 그 캐릭터를 연기한 톰 로스(티볼트 역)와 존 아이젠(머큐시오 역)의 공이 컸다고 생각한다.
쇳소리 음색과 열악한 가창력으로 줄리엣의 넘버를 '개판 오분 전' 수준으로 불러서 로미오까지 동반 자폭하게 만든 조이 에스뗄(줄리엣 역)의 만행에도 불구하고, 공연 전반적으로 가장 고른 실력을 보여준 배우들이 바로 톰 로스(Tom Ross)와 존 아이젠(John Eyzen)이었고 그 둘이 내는 시너지 효과가 꽤 좋았었다. 상대적으로, 최고의 로미오인 다미앙 사르그(Damien Sargue)가 많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목소리 궁합이 좋은 초연 줄리엣 세실리아 카라(Cecilia Cara)와 붙었다면 같이 실력 발휘했을텐데, 하필이면 가창력 열악한 조이 에스뗄(Joy Esther)과 파트너가 되어 자기 실력을 깎아먹고 있으니... 둘이 실제로 사귀는 건 자기네 사생활일 뿐이고, 보다 좋은 극을 보길 원하고 관련 상품(DVD, 음반 등)을 소비하는 관객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배우는 작품 안에서의 실력으로 어필해야 하는 것이다.
카풀렛가의 가면 무도회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 눈 맞던 날, 머큐시오와 티볼트가 대치하던 이 '죽음의 꼭두각시' 장면은 제라르의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 땐(2002년 프랑스 파리 공연 실황을 담은 DVD) 없었던 장면이다. 2007년 아시아 투어 때부터 추가된 장면과 곡인데, 2009년 내한 공연 때 '오랜 연륜에 빛나는 원조 티볼트 톰 로스(Tom Ross)'와 '기대주 존 아이젠(John Eyzen)'의 조합이 자아내는 그 느낌이 꽤 좋았었다.
굉장히 희귀한 캐스팅이었던 '파비앙 데나(Fabien Dena)의 티볼트(언더 배우) & 존 아이젠(John Eyzen)의 머큐시오' 조합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몸치인 톰 로스와 달리, 파비앙 데나는 춤도 되고 나이도 존 머큐시오와 그리 차이 나지 않아서 그 '대립하는 관계'가 더 생동감 있게 다가왔던...(이번 2010년 파리 공연에선 파비앙 데나가 줄리엣 친구인 '시인' 캐릭터를 연기한 걸로 알고 있다.)
제라르 이하 이 뮤지컬 제작자들이 이번 2010' 파리 공연에서 이런 저런 변화를 많이 시도한 것 같은데, 대충 훑어본 바로는 2009년 내한 공연 때의 설정들이 더 나았던 것 같다. 배우들 동선이나 안무도 그렇고, 캐릭터 특징 & 극 구성이나 반주 편곡도 그렇고... 특히 벤볼리오 솔로곡인 'Comment lui dire(어떻게 말하지)'의 경우엔 2009년 내한 공연 때의 편곡이 참 좋았었건만, 2010년 파리 공연에선 그 사이 다른 편곡으로 반주를 갈아치웠다.(그런 '에잇~'스런 만행을..;;)
각각 솔로곡 한 곡을 더 부르면서 머큐시오와 티볼트 캐릭터의 비중이 좀 늘어났는데, 그게 효과적으로 잘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초연 때와 달리 머큐시오에게 'La folie(광기)'란 곡을 준 것만으로 충분할텐데, 그 'La folie'와 거의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인 'La reine Mab(Je reve)'는 또 머큐시오(존 아이젠)로 하여금 왜 부르게 하는지..? 곡 분위기라도 영판 다르면 또 모를까, 안 그래도 '광기' 불러제끼면서 '제멋대로에, 까불락 미친놈 캐릭터~'로 둔갑한 머큐시오를 더 미친 애처럼 만들어 놓았다.
개인적으로 제라르의 <로미오 앤 줄리엣> 공연에서 머큐시오 역을 맡은 존 아이젠(John Eyzen) 특유의 강렬한 에너지와 '연기력'을 높이 사지만, '캐릭터' 자체는 초연 머큐시오였던 필립 다빌라(Philippe D'Avilla)의 그것을 더 높이 평가한다. 필립 다빌라의 머큐시오는 적어도 '세상 모르고 날뛰는 어린 애, 겁없이 나대는 놈, 광기에 쩔어 제멋대로 설치는 혈기방장함 작렬의 미친 애' 캐릭터는 아니었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머큐시오'는 필립의 머큐시오처럼 어른스럽고, 사색적이며, 고고해야 한다- 그게 이 뮤지컬 노랫 가사에 나오는 내용(대본 내용)에도 부합하고 말이다..
이 뮤지컬 헝가리판 영상이 소개되어 있다..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gurvic)이 곡은 잘 만들지만,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를 가진 극을 구현하는 차원에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거나, 가끔 가다 오버하는 것 같던데.. 전반적인 극 구성이나 캐릭터적인 차원에선 <로미오 & 줄리엣> 헝가리 버전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제라르도 이 뮤지컬 헝가리 버전의 미덕을 인정하는지, 올해 나온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te) 뉴 버전-전곡 음반(2CD+1DVD)' 안에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헝가리 버전 영상(맛뵈기 영상)을 같이 수록해 놓았다.
이 뮤지컬을 내어놓은 오리지널 국가에서 자국어 버전 음반을 만들면서 굳이 파생되어 나온 다른 나라 버전 DVD 영상을 따로 챙겨가며 수록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굳이 이 작품에 대한 원판 불어(프랑스) 버전 '2009년 음반+특별 보너스 영상 DVD'를 제작하면서 헝가리 버전 영상을 별도로 넣어준 것을 보면 이 작품을 만든 제라르도 헝가리 버전의 그 미덕을 나름 인정한다는 뜻이 아닐까..?
오리지널 원 버전은 그것만의 미덕이 있겠지만, 보다 선명한 '캐릭터 구축'과 이야기의 결이 제대로 살아있는 '촘촘한 극 구성'의 차원에서 독일어권 대표 작품인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베트(Elisabeth)>'가 오스트리아 원판보다 일본 다카라즈카판의 연출이 더 훌륭하듯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te)>'의 경우엔 프랑스 원판보다 이 뮤지컬 헝가리 버전 이야기가 훨씬 더 극적이고 연출이 훌륭하다. 해당 뮤지컬의 '음악적인 차원(노래)'을 떠난, '상연되는 이야기(극)적인 차원'에서 논하자면 말이다. 이런 걸 두고 '청출어람~'이라 칭하는 걸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