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로미오 & 줄리엣' 2009년 내한 공연-더블 캐스트(로미오,줄리엣,유모)+후기

타라 2009. 3. 6. 15:32
Romeo and Juliette(2009년 내한 공연)] Sejong Center of Seoul-French Cast ]

이 공연은 이미 끝나고, 배우들도 벌써 프랑스로 돌아갔을텐데 아직까지도 지난 달의 그 일이 꿈결처럼 아른거린다. 늘 듣던 CD라 아직까지도 제라르가 작곡한 이 뮤지컬 CD를 달고 사는데, 전반적인 넘버들이 너무 훌륭한 롬앤줄에 대한 나의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이번 <로미오 앤 줄리엣(Romeo & Juliette)> 내한 공연 2009년 캐스트에 관한 이 내용은 이전에 쓰던 거라서, 마무리 버전으로 각 배역 간 캐스팅에 관한 나머지 포스트들을 작성하려 한다. 이 뮤지컬에 관한 각종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는데, 기존에 내한한 다른 프렌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나 <돈 주앙(Don Juan)>처럼 '한국 배우로 구성된 라이센스 공연'이 이어질 거란 얘기도 있고, '프랑스 팀이 다시 한 번 더 내한'할 거란 얘기도 있다. 개인적으로, 후자 쪽을 강렬하게 지지하는 바이다.

기성 '한국 뮤지컬 배우'들도 가창력이나 연기력 등 나름 실력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요즘엔 전세계 유명 작품을 라이센스화한 한국 뮤지컬에서 종종 실력 안되는 '유명 연예인'들을 주요 배역으로 끼워넣어 공연하는 사례가 너무 많아서 어쩐지 신뢰가 가질 않는다. 무엇보다, 작품 배경이 서양 쪽인 서양물에 밋밋하게 생긴 동양인이 출연하니 별로 삘이 안 오기도 하고... 한국에선 차라리 동양물인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서 무대에 올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삼국 시대, 고려, 조선 시대 등등 찾아보면 우리 나라 시대극 중에서도 뮤지컬을 할 만한 소재는 무궁무진할테니 말이다..

 


로미오 & 벤볼리오
-뉘노 헤상드(Nuno Resende)
 

 
줄리엣
-소피 제망
(Sophie Gemin)
 


유모
-글라디스 프레올리
(Gwladys Fraioli)

Romeo(로미오) & Benvolio(벤볼리오) 더블 캐스트 -  뉘노 헤상드
: <로미오 앤 줄리엣> 이번(2009년) 내한 공연에서 '로미오'와 '벤볼리오' 더블 캐스트로 온 배우이다. 말은 '더블'이라고 하는데, 실상 이번에 온 이들은 무대에 선 횟수(비중)로 봤을 때 '더블'이라기 보다는 '언더' 배우에 가깝다. 2007년 내한 공연 땐 '쥘르 그리종'이란 배우가 '로미오' 언더로 왔었는데, 이번엔 뉘노 헤상드(Nuno Resende)가 더블 캐스트로 내한했다.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 DVD를 보면 뉘노 헤상드(Nuno Resende)로 추정되는 배우가 한 명 나온다. 정식 캐릭터를 할당받은 배우나 댄서로 출연한 건 아니고, 베론 영주의 수행원 정도 되는 듯(엑스트라?).. 뉘노는 이 뮤지컬 초연(2001~2002년) 때 '머큐시오'와 '티볼트' 더블 캐스트로 활약했다고 한다.

뉘노 헤상드(Nuno Resende)는 그 외에도 <미녀와 야수>, <그리스>, <알라딘> 등의 뮤지컬에 출연했고, 프랑스에서는 나름 유명한 뮤지컬 배우인 듯하다. 이번에 아쉽게도 이 배우의 공연을 보지 못했는데, 영상으로 들어보니 가창력은 참 좋은 것 같았다. 헌데, 가창력은 좋되 음색이 '로미오' 넘버에 어울리는 음색은 아니었다.(해당하는 '노래'와 부르는 사람의 '음색'에도 서로간에 잘 어울릴 수 있는 '궁합'이란 게 분명 존재하기에..) 하지만 이번에 뉘노의 '벤볼리오' 연기가 그렇게 좋았다고 하는데, 못봐서 확인 불가이지만 어떻게 훌륭한지 궁금은 하다. 나중에 다른 뮤지컬에서 뉘노 헤상드를 다시 만날 기회가 있겠지..?

Juliette(줄리엣) 더블 캐스트 -  소피 제망
: 지난 번 <십계(Les dix)> 내한 공연 때도 왔던 처자인데(네페르타리 역), 이번 <로미오 & 줄리엣(Romeo & Juliette)> 내한 공연에선 '줄리엣' 더블 캐스트로 왔다.(...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번에 '줄리엣' 역으로 이 여배우는 무대에 몇 번 안 섰다. 딴에 메인 캐스트랍시고, 조이 에스뗄 혼자 다 해먹는 바람에..;;) 매번 끼억끼억~거리면서 줄리엣 넘버를 소화하는 허스키한 목소리의 '조이 에스뗄표 줄리엣'에 질린 탓에, 한 번 쯤은 언더 츠자가 줄리엣 역으로 나오는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해 조금 아쉽다.

헌데, 이 배우 역시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줄리엣' 이미지는 아니다. <로미오 앤 줄리엣> 다른 나라 버전을 보니 날씬한 줄리엣들도 많던데, 왜 프랑스 줄리엣들은.. 그리고 내한한 줄리엣들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죄다(조이 에스뗄, 스테파니 앵포코, 소피 제망) 얼굴이 넙데데하고 몸매가 통통한지..? 보통 (평범녀 아닌) 진정한 '미인'의 조건은 남다른 '얼굴형'에서 시작되고 단정한 '입매'에서 마무리되는데, 이번에 온 줄리엣 둘 다(조이 에스뗄 & 소피 제망) 얼굴형도, 입매도 별로 예쁘지 않아 보였다. 물론, 그녀들의 외모를 폄하하는 그런 차원은 아니다. 둘 다 그 나름대로는 괜찮은 마스크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녀들의 직업은 '배우'가 아닌가- 거기다 매우 유명한 작품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배우다.

우리 나라 드라마 같은 데서도 '주인공' 맡은 배우가 해당 캐릭터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그 자체로도 대중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인다.(이 정도는 까는 축에도 못 낄 정도로..) 작품을 소비하는 입장인 대중들 입장에서의 그런 행동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 어린 로미오가 처음 본 줄리엣의 '심성'에 감읍하여 반했을 리는 없고, 이 작품에서의 '줄리엣'은 그 '외적인 모습이 눈에 띄게 너무 매력적'이어서 로미오가 첫 눈에 반하는 역할이다. 이 작품에 함께 출연하는 다른 여배우들보다 줄리엣 역할의 배우가 훨씬 눈에 띄게 예쁘거나 남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 

조이 에스뗄은 가창력도 딸리고, 소피 제망은 그보다 낫다고는 하는데 들어보니 초연 때의 세실리아 카라처럼 잘 부르는 그 정도 실력까지는 아니었다. 넘버의 매력을 그 누구보다 잘 살려서 최대치로 끌어올려 주거나 기본 '노래 실력'이 살 떨릴 정도로 훌륭한 수준 아니면 '이미지'라도 '줄리엣' 캐릭터에 100% 들어맞아야 할텐데, 그것도 아니고..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줄리엣' 역은 역시 그 옛날 영화에 나왔던 '올리비아 핫세'가 제대로 개념 있게 캐스팅된 줄리엣이란 생각이 새록새록 들면서, 프랑스 뮤지컬에 나오는 줄리엣들 대략 실망이다. 호리호리한 로미오(다미앙 사르그)에 비해 뭔가 밸런스가 안 맞게시리 다소 비만스러워 보이는 모습도 그렇고 말이다.(이번에 삐쩍 마른 남주인 로미오와의 '조화도'를 생각해서 그녀들이 다이어트라도 좀 하고 내한했다면 훨씬 더 예뻐해 줬을텐데...)

얼마 전에 <노트르담 드 파리> 라이센스 공연을 보고 왔는데, 프랑스 여주인공들보다 우리 나라 여주인공들이 더 예쁜 것 같다.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판에서 여주인공 '에스메랄다' 역을 맡은 문혜원 진짜 예뻤고, 얼마 전에 본 오진영도 가까이서 보니까 참 날씬하고 예쁘던데.. 결론은, 한국 여배우들 미모도 서양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나름 우월하다~(쩝..) 이 뮤지컬 내한 팀은 여배우들 쪽은 좀 그랬지만, 남자 배우들 쪽 전반적인 외모들은 무척 출중해 보였다. 체격 조건도 참 좋은 배우들이 몇몇 눈에 띄었고 말이다. 전형적인 미인 '올리비아 핫세'나 '피비 케이츠'같은 경우엔 동양의 피가 섞인 혼혈이어서 그렇다고 하던데, 역시.. (미인은) 남자 쪽은 서양, 여자 쪽은 동양 쪽인 걸까..? 아님, 동/서양마다 개인차가 있는 것일지도...

La Nurse(유모) 더블 캐스트 - 글라디스 프레올리
: 이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2007년 내한 공연 당시, 공연장에서 구입한 프로그램북을 통해 배우들 사진을 보면서 화들짝 놀란 기억이 있다. 그 때 당시 '유모' 역 언더 배우로 소개된 글라디스 프레올리(Gwladys Fraioli)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젊고, 예쁘게 생긴 처자가 줄리엣을 키운 엄마나 다름 없는 유모 역할을 하다니..! 줄리엣으로 나오는 여배우들보다 더 예쁘게 생겼는데, 말도 안돼~'란 생각이 들었기에 말이다. 극 중에서는 잔망스럽기 그지없는 빨간 헤어 밴드에 새빨간 색상의 유모 복장으로 등장해 그 미모를 애써 가리고 있지만, 알고 보면 이 여배우는 '유모' 역 하기엔 너무 예쁘게 생겼다.


<로미오 앤 줄리엣> 내한 공연에서 '유모' 역을 맡은 글라디스 프레올리
(이게 무슨 줄리엣 '유모'의 마스크란 말인가- 이렇게 젊고 예쁜데...)

글라디스 프레올리(Gwladys Fraioli)는 이 뮤지컬에서 '메인 캐스트'가 아닌 <로미오 앤 줄리엣> 2007년 내한 공연 때는 '유모' 역 언더 캐스트로, 이번 2009년 내한 공연에선 '유모' 역 더블 캐스트로 내한했는데, 언더나 더블 캐스트 치고는 생각보다 노래도 너무 잘 불러서 이번 공연을 통해 너무나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여배우이다. 


이번에 글라디스-유모의 공연을 볼 수 있었는데, 유모 역 특유의 설정인 똑같은 헤어 스타일과 의상의 영향으로 처음엔 더블 캐스트인지 몰랐으나(당연히 메인 캐스트인 이다 고르동의 유모인 줄 알고 봤던..) 나중에 알고 보니, 더블 캐스트로 나온 글라디스의 유모였다. 


헌데, 그 날 글라디스 유모의 노래가 꽤 훌륭했다. 이 뮤지컬에서 유모의 솔로곡인 'Et voila qu'elle aime(그녀가 사랑에 빠졌네)'는 내가 별로 선호하는 멜로디가 아니어서 이 뮤지컬 CD 들을 때 거의 스킵하는 곡이고, 뉴 버전 메인 캐스트 유모인 이다 고르동(Ida Gordon)의 음색으로 불리워지는 이 노래는 2007' 버전 CD에서나 공연장에서 직접 들었을 때나 별로 좋다는 느낌을 못 받았던 곡인데, 이번에 글라디스가 부르는 'Et voila qu'elle aime(그녀가 사랑에 빠졌네)'를 듣고서 처음으로 그 곡이 참 듣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라디스는 마스크 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젊은 배우이고 실제 나이도 그런 것 같은데 '유모' 역을 맡았기 때문에 일부러 그리 내는 것인지, 이 뮤지컬에서 유모 넘버를 부를 때의 목소리 자체는 나름 올드했다.(극 중에서 '줄리엣'을 키운 '유모'의 나잇대를 의식해서인지 굉장히 아줌마스런 음색으로 불리워졌던..) 이번에 유모 메인 캐스트인 '이다 고르동'과 유모 더블 캐스트 '글라디스 프레올리'의 공연을 다 봤는데, 개인적으로 글라디스의 노래가 훨씬 유려하고 듣기 좋게 느껴졌다. 


메인 유모인 '이다 고르동(Ida Gordon)'의 목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 날은 조이 에스뗄도 나름 선전했는데, 유모 역으로 나온 '글라디스 프레올리(더블 캐스트)'가 목소리 자체를 굵게 내면서도 고음 처리가 참 매끄럽고 유연한데다 나름 파워 있게 들려서 이번 내한 공연에서 글라디스 유모의 그 솔로곡 타임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이번에 글라디스 뿐 아니라 다른 '더블 캐스트' 몇몇 배우들의 공연도 볼 수 있었는데, '더블(알고 보면 언더) 캐스트의 배우'라고 해서 결코 '메인 배우'들에 비해 떨어지는 건 없었다. 어떤 배우들은 오히려 더 나아 보이기도 했다.

2007년, <로미오 앤 줄리엣> 프랑스 팀이 처음 내한했을 때 프로그램북을 살펴보다가 '이 여배우가 제일 예쁘다~' 했던 배우가 바로 그 때 당시 '유모' 역 언더 배우로 온 글라디스 프레올리(Gwladys Fraioli)였는데, 딱 각 잡힌 전형적인 미인형 얼굴형에 어디 하나 버릴 데 없는 여성스런 이목구비가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져서 기억에 많이 남았었다. 글라디스의 공연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번 공연을 통해 접해 보니 가창력도 참 좋아 보였다.(주인공 '줄리엣' 역을 맡은 조이 에스뗄의 그것보다 훨씬 듣기 좋았을 정도로..)

그런데.. 이렇게 젊은데다 가창력 면에서도, 또 미모 면에서도 전혀 꿀릴 것 없는 이런 배우가 왜 극 중에서 나이 많은 조연인 '유모' 역이나 하고 있어야 되는지~? 또.. 너무 티나게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느라 한 넘버 안에서 음색의 균열이 너무 심하고, 매번 꺽꺽거리는 고음 처리하느라 분량 많은 주인공인 '줄리엣' 역 소화하기 너무 버거워 보이는데다, 내한 팀원들 중에 '가장 가창력 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튼실한 외모의 조이 에스뗄같은 배우는 왜 이런 대작의 여주인공이 된 것인지..? 세상 일이란 건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프랑스 뮤지컬에서의 여주인공 캐스팅은 '가창력'이나 '미모' 순이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