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토크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은 헤롯왕을 닮았을까, 예수를 닮았을까?

타라 2008. 6. 8. 10:20
가끔.. 기분이 꿀꿀해질 때 종종 보게 되는 영상- 뮤지컬계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가 만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2막에 나오는 '헤롯송(King Herod's Song)'이다. 늘 보는 이에게 큰 웃음 주시는, 멍청함과 탐욕스러움의 최고봉인 유대의 왕 헤롯과 그 일당들의 코믹 삽질 퍼포먼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73년 영화 버전인데, 노만 주이슨(Norman Jewison) 감독의 연출 센스가 살짝 돋보이는 장면이다. 


헤롯송(King Herod's song)/뮤지컬 영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인간의 역사는 이상하게도, 늘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헤롯왕은 역사와 성경 속에도 나오는 '실존 인물'로, 로마에 빌붙어 유대의 왕이 된 자인데 출신 자체가 원래 유대인은 아니라고 한다. 헤롯왕은 또, 예수 탄생 때 '메시아가 자신의 왕위를 위협할 거라는 소문'에 겁을 먹고 죄 없는 베들레헴의 어린 아가들을 집단 살해한 걸로도 유명하다.(이것에 관해선 진실이 아니란 설도 있긴 하지만...)

그 시대의 헤롯왕 일가 & 대제사장 및 그 측근들은 '부정 부패'로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었고, 서민들에 대한 '중한 과세'로 '빈부 격차'가 심한 사회였으며, 헤롯왕과 그 일당들만 잘 살고 서민들은 엄청난 가난에 시달려야만 했던 시기였다. 당시의 예수가 민중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았던 것은 그가 (오늘날로 치면) '서민 복지'에 관심이 많았고, 늘 사회적 약자들 편에 서서 '사회 운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성한 예루살렘 성전에서조차 갖은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계속 자기네들만 잘 먹고 잘 살기 원했던 당시의 기득권층은 '다수의 백성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서민을 위한 정책을 설파하던 예수의 인기'를 시기하면서, 그가 가난한 목수 아들 출신이라고 예수를 무시했다.

대제사장 및 유대의 탐욕스런 기득권 세력은 혹시나 그런 예수가 '민중의 지도자'로 부각될까 or 새로운 왕으로 추대될까 견제하다가, 결국엔 그가 떠벌리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덮어 씌우고 여러 죄목의 누명을 씌워서 죽여 버린다. 진정한 의미의 마녀 사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측근인 유다를 꼬득여 결국 예수를 체포하게 된 그들은 헤롯왕 앞으로 예수를 데려오는데...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의 이 장면은 그런 예수에게 헤롯왕이 "사람들이 너를 떠받든다며~? 네가 하느(나)님의 아들임을 증명해 봐. 물 위를 걸어가 봐봐~" 하며 체포된 예수를 조롱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연출 상, 어째 조롱은 헤롯왕이 받는 분위기이다. 탐욕스런 헤롯왕의 비아냥거림에 꿈쩍도 않으며, 무심한 표정으로 일관하면서 살짝 비웃어 주는 테드 닐리(Ted Neeley)의 예수-

민들의 피를 빨아 자기 배 불리기에만 몰두하고, 사람 목숨 알기를 파리 목숨처럼 여기던 헤롯왕은 이 장면에서 '급 조증과 급 울증'을 오가며 결국엔 히스테릭한 성깔로 마무리 한다.

활동 당시의 '실존 인물' 예수(Jesus)는 '부의 균등한 배분'을 주장하며 공정한 서민 정책을 설파하고, 사회적 약자들 편에 서서 사회 운동을 펼치다 희생 당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예수를 믿는 현대의 종교계에선, 그런 예수의 이름을 팔아 자기 몫 불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나이롱 신자 & 짝퉁 신자들이 어찌 그리 많은 것인지..? 자신의 이름을 팔아 '위선의 가면'을 쓰고서 뻘짓 하고 악행을 일삼는 그들을 보면서, 어디에선가 예수의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래서 마하트마 간디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런지~ "나는 예수를 사랑한다. 하지만 크리스챤(기독교인)은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고...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은 말로만 '예수를 믿는다' 하지 말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애썼던 예수의 '깨어 있는 의식과 행적'을 닮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