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 근촤 '박한근', 또다른 매직 아이?

타라 2012. 4. 26. 05:34

사람이 한평생 살아간다는 것은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꾸준히 여행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구체적인 의미의 그런 여행이 아니라, 끊임없이 어떤 대상을 만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체험을 하고.. 하는 것들 말이다. 그 대상엔 사람이나 사물, 어떠한 풍경, 장소, 예술 작품, 추상적인 관념 등.. 그 모든 것들이 다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난 이상하게, 전생에 프랑스인이기라도 했는지 다른 언어권 작품은 그렇게까지 선호하지 않으면서 '불어 뮤지컬(프랑스 뮤지컬)'엔 번번히 꽂히곤 한다. 정작 프랑스란 나라 자체나 프랑스인을 좋아하는 건 아님에도... 그렇다고 편식을 하는 건 아니며, 다른 작품들도 종종 접하는데 어쩌다 보니 글쓸 시간이 많지 않아서 몇 년 만에 올라온 프랑스산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에 대해 자꾸 썰을 풀어놓게 된다.(하지만 그것두 이번 공연이 끝날 때까지만..이 아닐까 한다.) 어쨌거나 지금은 나의 관심사이니까...

원래 '볼프강 모차르트(Wolfgang Mozart)'가 내가 좋아하는 작곡가는 아니었으나, 어쩌다 몇 년 전부터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Mozart!)>와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Mozart L'Opera Rock)>을 계기로 이 작곡가에 대해 탐구하게 되었다. 그것두 인연이라면 인연인 걸까-

 

 

 

 

 

 

'모차르트 오페라 락'의 모차르트(고유진, 김호영, 박한근)


이번 라이선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에서 '모차르트' 역으로 무대에 서게 된 세 주인공 고유진, 김호영, 박한근 중 '고유진'은 워낙에 많이 알려진 대중 가수인데, 한 때 그 누가 플라워 음반을 선물해 줘서 이 그룹 보컬인 고유진의 노래를 많이 들었으며(+ '고유진의 성대모사'에 관심 많은 1인) '김호영'은 입담이 좋아서 관심 가졌던 뮤지컬 배우이다.

그런데.. 고유진의 경우 처음으로 연기하는 것 치고 나쁘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연기 전공자인 김호영이나 박한근에 비해선 노래에 감정 싣는 대목이나 연기력이 좀 약해서 내게 '모자르트'를 선사했고, 나름 예뻐해 왔던 김호영은 해당 배역에 대한 의욕이 지나치게 넘쳐서인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못차르트'를 보여준 것 같다.(그가 조금만 '톤 다운'해서 적절하게 연기했으면 더 나았을텐데...) 어쨌거나 셋 다 나름의 귀여움을 간직한 모차르트들이었는데, 고유진이나 김호영은 국내 팬층도 있고 어느 정도 알려진 인물들이기에 좋아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한다.


그에 반해, '박한근'의 경우 독특한 매력과 그럴듯한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전반적인 대중들에게 너무나 생소한 인물이다. 나 역시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
(Mozart Opera Rock)>이 아니었다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일이 없었을텐데, 어쩌다 인연이 닿았고 요즘 이 친구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아졌다. 이 배우에 대해 내가 그간 느껴왔던 느낌은 이러하다..

 

-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 공개 오디션을 통해 주인공
 '모차르트' 역을 따낸 박한근에 대한 나의 반응 3단 변화 -


1. ('오디션' 영상을 보고난 뒤) : 응..? [ 'ㅁ' ]
2. ('제작 발표회' 영상을 본 뒤) : 오잉~ [ ⊙*⊙ ]
3. ('본 공연'을 보고 난 뒤) : 오!!!!! [ ☆_☆ ]


사람이 '극 안에서의 특정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에도 '개개인의 멘탈'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거라 생각하는데, 내 멘탈은 나름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수준이어서 영화를 볼 때나 드라마, 뮤지컬, 소설을 접할 때에도 '남한테 폐 끼치고 고난을 안겨다 주는 사악하거나 다크한 캐릭터'에 열광하지는 않는 편이다. 거기에서 큰 '재미'를 느낄 수는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만화 <캔디 캔디>에서도 당연히 이라이자 보다는 캔디가 좋았고, 드라마 <선덕 여왕>에서도 미실 보다는 덕만을 응원했으며, 드라마 <남자 이야기>에서도 치명적인 매력의 소시오패스 채도우 보다는 선량한 주인공 김신 캐릭터를 애잔하게 여겼던...)

또, 원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률을 좋아하기에 <모차르트 락 오페라> 수록곡들 중에서도 '장미 위에 잠들어

(Je dors sur des Roses)

'를 특히 자주 들어 왔으며, 이번 공연을 통해 몇몇 강렬한 곡들에 깊은 인상을 받기도 했지만 난 원래 '발라드 덕후'였는지라 최종적으로 다시 '장미송'에 안착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노래의 결' 느낌 상 박한근 모차르트의 '장미 위에 잠들어'가 무척 마음에 드는데, 그는 20대 초반에 실연 당한 남성

(모차르트)

의 가슴 아픈 노래를 정말 '실연의 감성' 제대로 담아서 불러 주었다.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로~ 이 곡 외에도, 특이한 이력의 '박한근'이 개인 곡으로 선보인 '발라드 감성'은 묘하게 매력적이고 호소력이 있다.(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 한국 공연 초연 팀'은 하다 안되면 두 서너 곡을 담은 국내 버전 '싱글 음반'이라도 내야 한다고, 이 연사 힘차게! 아니, 소심하게 외칩니다~)


 

 


그간 이런저런 활동을 해왔어도 대다수의 국내 대중들에게 박한근은 거의 무명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나 또한 그를 이 공연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으며, 맨 처음 봤을 땐 그저 '뭐지, 저 촌스럽(?)게 생긴 듣보..는?(쏘리함~ ;;)' 하는 눈길로 바라 보았었으나, 막상 호기심에 본 그의 공연을 통해 (요란하게 '심봤다!!!'는 아닐지라도) 나름의 '오, 심..봤다?!'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그리하여 꽤 큰 신선함과 기분 좋은 충격을 안겨 주었던 '모차르트' 역의 박한근에 대한 포스트를 한 번 써야지...하면서, 그에 대한 앞조사-뒷조사-중간 조사-옆조사(?)에 들어갔다.(원래 호기심이 많은 족속에 속하는지라...) 이후,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박한근 역시 그 성격은 약간 다르지만 몇 년 전에 한 번 포스팅한 적 있는 탤런트 김남길처럼 '변종 <매직 아이>를 지닌 사람이구나' 하는...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 한국 공연에 참여하게 된 박한근이 예전에 활동했던 모습이나 평소 모습으로 봐선 그닥 눈이 커보이지 않는다. 홑꺼풀의 눈에, 굉장히 한국스럽게 생긴 평범한 이미지로 느껴지는... 허나, 가끔은 이 배우의 눈이 너무 커보여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생각보다 눈망울이 무척 큰 편인데, 그걸 잘 못느끼게 하다가 한 번씩 팍~하고 확인시켜 주는 그런 '오묘한 마스크'의 소유자라고나 할까-(그런 '커다란 눈망울' 때문에 프랑스 제작 스탭의 눈에 띄어 '모차르트' 역으로 뽑힌 듯.. 일단 '실존 인물 모차르트' 자체가 눈이 큰 편이고, 프랑스 제작진들은 대체로 '이미지적인 역할 씽크로율' 봐가며 캐스팅하는 편이니까...)

몇 년 전에 히트 드라마 <선덕 여왕>을 통해 김남길이란 배우를 알게 된 뒤, 처음(비담 등장씬 초반)엔 '웬 촌닭? ;;' 하다가 극 후반부와 마지막회에서 (김남길의 너무도 아름다운 외모를 통해) 비주얼 쇼크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 때와 비슷한 신선함을 난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Mozart L'Opera Rock)> 한국 공연에 참여한 박한근(근촤)에게서 느끼고 있는 중이다.

<모차르트 오페라 락> 한국 공연 주인공 '박한근', 실존 인물 '모차르트'와의 뜻밖의 씽크로율

'홑꺼풀남과 쌍꺼풀남을 오가는 매직 아이'를 지닌 배우 김남길이 그러한 것처럼 박한근 역시 눈두덩이 위에 쌍꺼풀선이 살짝 걸쳐져 있는 '변종 매직 아이'인데, 그렇다고 해서 김남길처럼 눈에 힘줬을 때 강렬한 진한 쌍꺼풀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그냥 끝부분만 살짝 접히는 듯) '평소 땐 밋밋한 분위기의 전형적인 홑꺼풀남이었던 그가 한 번씩 눈을 반짝~ 뜨면 눈이 급 커지면서 가끔 인형 모드가 될 때'가 있다.

거기다가 은근히 닮은 사람도 많아서 때론 탤런트 최민용을, 때론 공유를, 그 외 윤계상, 홍경인, 감우성과 비슷해 보일 때가 있고 최근엔 점점 송창의스러워지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박한근은 아무도 닮지 않았다는 것- 그냥, 자기만의 독자적이고도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이런 류의 '2단, 3단 변신 가능한 매직 아이'는 수술로는 만들 수 없는 '자연산', 그것두 '정형화된 패턴(아웃폴더형 쌍꺼풀 눈)으로 태어나는 서양 남자'에게선 쉽게 볼 수 없는 '동양 남자 특유의 개성이자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박한근이란 배우에게 특정한 '캐릭터'를 입혔을 때의 모습이 평소 때(분장 안했을 때)와는 많이 다른데다가 의외로 '동양인'이면서 '서양인 캐릭터'인 '실존 인물 모차르트'와 비슷해 보이는 비주얼을 선보일 때가 있어서 그것에 대해 무척 신기해 하고 있는 중이다..

 

 

30대 나이로 꼬물꼬물하고 귀여운 아기 캐릭터까지 구현해낼 수 있는 근촤는 '모차르트 가발'을 쓰고 '꽃단장'을 한 뒤 '인형'이 되었습니다..(그 외, 가끔은 '생얼'일 때도 '인형 모드'로 돌변할 때가 있음)

볼 때마다 '팔색조'나 '천의 얼굴'처럼 그 모습이 너무 달라 보여서 신기한 <모차르트 오페라 락> 공채 출신인 박한근의 '비주얼'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연기'를 처음 접했을 때 약간 놀랐었다.

그냥 막연하게 '공개 오디션'에서 뽑힌 신인 배우인 줄 알았고, 사람 자체가 다소 숫기 없어 보이는 진중한 분위기였기에 '과연 모차르트의 방정맞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으나, 막상 그의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 '저건 속성으로 연기 트레이닝을 받은 초짜의 솜씨가 아니라 연기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운 사람의 연기인데~?' 싶었기에 말이다. 생각보다 추임새나 까르르~거리는 그의 웃음 소리가 무척 자연스러웠고, 모차르트 특유의 깨방정을 너무나 잘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공연 끝나고 난 뒤 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 '박한근 모차르트'는 오래 전 대학에서 정식으로 '연기'를 전공한 배우였다.(나름 '연기'를 그럴듯하게 할 수 있는 기본기가 있다는 얘기다.)

 

 

 

 

고야성 만화 Redrum327 내용을 일부 담은 뮤직 비디오에서의
여주인공 은가희(이수경) & 사연 있는 남자 이기후(박한근)...


외국어 고등학교 '영어'과를 나오고, 한 때 '락 밴드 보컬'로 활약하고, 대학에선 '연기'를 전공하면서 오디션을 통해 국내 최초 '만화 & 음반 프로젝트'인 <Redrum327(레드럼 327)> 보컬로서 가수 데뷔를 한 뒤 몇몇 드라마 ost를 부르고, 간간히 무대에서 연기도 하고, '한류 드라마' 열풍 이후 일본에서 공연도 하고, 보컬 코치 & 연기 선생님으로 아이들도 가르치고.. 이것이 나에게 큰 호기심을 갖게 한, 프랑스 오리지널 팀 스탭이 발탁해 준 <모차르트 오페라 락> 한국 공연 주인공 '박한근'의 이력인 듯하다..

스무 살 때부터 학교에서 연기를 배웠으니, 선후배가 연출하는 작품(연극이나 영화 등등..)에 우정 출연한다든가 학교에서 하는 여러 연극 무대에 많이 서본 경험이 있었을 터.. 사회 나와서도 다른 활동 하면서 간간히 '연기'를 한 것 같은데, 그런 여러 가지 요인들과 개인의 이력이 합쳐져 대중에게 생소한 무명임에도 '공개 오디션'을 통해 프랑스 최신작 <모차르트 오페라 락(Mozart L'Opera Rock)> 한국 공연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발탁된 게 아닌가 싶다.

 

 

박한근 출연작, 연극 '아주 이상한 기차'?


개인적으로, 아직까지도 <모차르트 락 오페라=모차르트 오페라 락(
Mozart L'Opera Rock)>에서의 주인공 역은 이런 면 저런 면 다 따져봤을 때 프랑스 원조 '모차르트'인 '미켈란젤로 로콘테(Mikelangelo Loconte)'가 넘사벽 캐릭터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는 실존 인물 모차르트와 꽤 닮기도 했지만, 이 뮤지컬에 할당된 '모차르트 넘버'와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 스타일을 구사하고 그런 목소리 느낌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가창력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그런 단순한 노래 스킬보다는 '그 노래가 지닌 <고유의 맛>을 잘 살려줄 수 있는가'가 더 '본질적이고 중요한 문제'라 생각하기에.. 또한 '뮤지컬'은 '보고 듣고 하는 극'이지 '듣기만 하는 라디오 극'이 아니기에, 해당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지닌 외형적인 씽크로율이나 아우라 역시 절대 무시될 수 없는 요소이다.

오디션 때 프랑스 제작진이 적극 밀었다는 '박한근'의 경우
'미켈란젤로 로콘테(Mikelangelo Loconte)'와는 차별화되는 나름의 필살기적인 매력이 있는데(마흔 가까이 되어가는 이탈리아산 조각 미남 미켈란젤로에겐 없는 풋풋함과 앙증맞음 & 깜찍함이..), 그가 만일 어설프게 '서양 남자 중에서도 무척 화려하게 생긴 미켈란젤로 로콘테'를 따라하려고 했다면 괜히 가랭이 찢어지고 역효과 났겠지만 '본인만의 특화된 무기'로 한국판 무대에 맞는 아기자기함을 잘 보여준 것 같다. 이번에 '한국어'로 공연된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확실히 프랑스 원 버전이랑은 그 느낌이 다르다.

프랑스판은 아무래도 극 참여자들이 갖고 있는 선천적인 어떤 요인들과 무대 스케일 때문에 외적으로 더 스타일리쉬하고 강렬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반해 한국판 <모/오/락(Mozart L'Opera Rock)>은 보다 극의 톤이 부드러워지고 세심해졌으며 거기에 특유의 따뜻함과 아기자기함이 덧입혀졌다. 거기에 박한근의 모차르트는 꽤 잘 어우러지며, 이 극을 접하면 접할수록 캐스팅이 무척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존 인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부모님은 실제로 사이가 좋았던 것 같으며, 그들의 딸인 난네를은 보통 이상 되는 외모, 아들인 볼프강 모차르트는 자그마한 체구의 남자였다고 한다.(아주 어렸을 때부터 '소년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부양해야 했으며, 레오폴트 아빠가 그를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하도 빡세게 굴려서? ;;) 나중에 모차르트의 부인이 되는 '콘스탄체' 역시 아담한 여성이었으며, 그 둘의 '부부 사이'는 매우 좋았다고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 락 오페라> 프랑스판에선 공연 실황 DVD에서나 3D 영화에서나 '미켈란젤로 로콘테의 모차르트'가 남자들하고만 잘 어울리고 '여주(콘스탄체/알로이지아)'들과의 외형적인 어울림은 별로 없는 편이어서 아쉬웠는데, <모차르트 오페라 락> 한국 공연에서의 '박한근 모차르트'와 '곽선영 콘스탄체'는 둘이 아주 잘 어울려서 한 때 책에서 접한 '실존 인물 모차르트 & 콘스탄체 부부'의 향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목구비가 완전 비슷하진 않지만, 묘하게 그 '분위기' 면에서 책을 통해 상상했던 '뭔가 하는 짓들이 앙증맞고 귀엽게 느껴졌던 실제 모차르트 부부의 모습'이 겹쳐졌달까-

이번 <모차르트 오페라 락> 한국 공연을 통해 같이 '콘스탄체' 역을 맡게 된 이해리의 연기나 노래도 나름 괜찮았는데, 곽선영이 연기를 너무 잘하는 바람에 둘 사이에서 '초급 연기'와 '중급 연기' 사이의 간극을 느끼기도...(그래두 실제로 본 이해리는 무척 날씬했으며, 체형이 꽤 예뻤음) 이 뮤지컬에 나오는 박한근과 곽선영은 페이스에서 오는 느낌이 굉장히 특이한데, 둘 다 '생겼음과 안생겼음, 못난이~이쁜이 사이, 극강 평범남과 훈남 사이'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꾸미기에 따라 충분히 외형적 느낌이 달라질 수 있는 한국적이면서 자연스러운 느낌의 매력적인 인상'을 갖고 있다.

 

 

 

<모차르트 오페라 락> 콘스탄체 역의 곽선영


이번에 뉴 페이스 박한근이 '대극장 뮤지컬' 주인공 역을 맡긴 했지만 '뮤지컬' 자체가 특정한 장소의 한정된 시간 안에 볼 수 있는 것이기에 대중을 향한 노출 빈도가 적은 편이며, 앞으로도 그는 여전히 대중에겐 생소한 인물로 남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연의 법칙에 의해 라이센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Mozart L'Opera Rock)>을 만나게 된 일부 관객들에겐 그의 출현이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며, 국내 포털에선 이 작품에 대한 글을 10개 이상 찾기 힘들었던 몇 년 전부터 뻘쭘하게 <Mozart L'Opera Rock> 관련 포스팅을 하며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던 내 입장에서도 '박한근'이라는 볼수록 매력적인 배우가 이 뮤지컬 주인공을 맡게 되어 거기에 대해 갖는 반가움이 참 크다.

그는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 즉 <모(모차르트 몫)/오(디바의 몫)/락(모차르트 몫)>에서의 '모'와 '락'를 나름 구현해줄 수 있는,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Opera Rock>이라는 특정 작품의 컨셉'에 그럭저럭 잘 들어맞는 모차르트이기에 말이다.. 박한근 모차르트 특유의 발라드 감성도 좋고, 빠워풀한 샤우팅도 아주 인상적이다. 또한, 외형적인 이미지 면에서 인상이 좋아 '왠지 응원해 주고 싶은 듯한 주인공'의 느낌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내가 만일 이 극의 오리지널 제작 스탭이었거나 창작자였더라도, 오디션 때 그의 이모저모를 살펴본 뒤 마음에 들어서 뽑았을 것 같은...)

 

 


무엇보다 <모차르트 오페라 락> 공연을 계기로 처음 접하게 된  '박한근이 보여주는 연기 톤'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그는 타고난 마스크 자체가 '정형화된 이미지'가 아니라 그 때 그 때의 차림새나 분장에 의해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할 수 있는 팔색조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기에, 딱히 뮤지컬이 아니더라도(하나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장르는 많으니까~ 컨셉 사진이나 뮤직 비디오도 그 중 하나이고, 연극도 있고..) 다양한 그림이 나올 것 같은 이 '연한 색도화지' 같은 배우에게 입혀보고 싶은 캐릭터가 많다. 어려 보이지만, 그게 다는 아닌 이 배우(박한근)는 왠지 '스스로 중딩 시절~중딩 아들을 둔 30대 후반의 남자' 배역까지 다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안경'을 씌우면 또 다른 분위기가 날 것 같고 말이다.

아무리 '준비되어 있는 인재'에다 '연기 경력' 있고 여러 가지 다 보여줄 수 있어도, 우리 나라에서 '대중들에게 완전 생소한 무명 출신'이 이렇게 '대극장 뮤지컬' 주연으로 발탁되는 경우는 참 드문 일이다. 최근 들어선 더더욱~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 오디션에 적극 개입하여 그 이미지와 실력 하나만 보구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전혀 없었던 박한근을 <모차르트 오페라 락> 주인공으로 발탁해 준 프랑스 오라버니들을 향해 천 번...은 너무 빡세니까 '천 번 나누기 오십 번의 손 키스'를 날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