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

'애정만만세', 옥탑방 '다름이' 때문에 본다?

타라 2011. 10. 4. 23:12
요즘 나오는 무수한 'TV 드라마'들을 보면, 극 안에서 많은 분량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 스토리 보다는 그 주변 인물이나 '조연들' 스토리가 더 재미난 경우가 많다. 이런 류의 흐름은 이제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은 듯하다.

며칠 전 '극 초반부터 남녀 주인공(재미 & 동우)만 주구장창 나왔던 주말 드라마 <애정 만만세> 23회'를 보면서 '참을 수 없는 지루함'을 느끼며 시청자 투혼을 발휘한 바 있는데, 이 드라마는 <써니(문희경)와 희수(한여름)의 긴장감 넘치는 숨바꼭질(?)이 벌어졌던 그 이전 스토리>까지가 피크였고 '재미(이보영)와 동우(이태성)의 본격적인 애정 행각'이 벌어지고 있는 최근 스토리는 너무나도 지루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 속에 나오는 '주인공 커플 스토리'는 그 이전 시간대 드라마인 <천 번의 입맞춤>, 일일극 <불굴의 며느리>와 그 '설정' 면에서 'ctrl+Cctrl+V'한 것 같은 양상을 보여주어 별로 색다를 건 없는 내용이다. 세 드라마 모두 '바람난 남편으로 인해 마음 고생하던 이혼녀 여주인공이 일로도 성공하고, 잘 사는 총각 만나서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이룬다'는 비슷한 설정인 것이다.

이혼녀 & 총각 사랑하는 드라마

이혼녀 & 총각 사랑하는 드라마

이혼녀 & 총각 사랑하는 드라마

그런 걸 떠나서도, TV 드라마 속에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연애하는 스토리'는 이제 너무 식상하고 진부하다. 남자 여자 만나서 '연애'하는 것 자체가 다 비슷비슷한 패턴이어서, 작가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어 새로운 에피소드를 동원해도 '기존에 무수히 많이 봐왔던 내용을 또 보는 것 같은 기분'은 어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오래 전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급 러브 스토리' 아니면,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여러 극들을 보며 '주인공 남녀가 사랑을 하든가, 말든가~'의 기분이 될 때가 많다.

드라마 <애정 만만세>' 역시 '진부하게 느껴지는 사랑 이야기'이긴 마찬가진데, 그나마 이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챙겨 보는 이유는 몇몇 조연들과 '남대문 & 남다름 부녀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겐, 이 드라마가 <애정만만세>가 아닌 <옥탑방 다름이>이다-(& 이 드라마 '주요 성인 연기자'들인 '이보영, 진이한, 이태성' 중에 '연기'는 '바람 난 남편' 역으로 나오는 '진이한'이 제일 나은 듯...)

이 극 속에 나오는 변호사 사무실 직원 남대문(안상태)은 '딸 하나를 키우며 살아가는 홀아비'인데, 비록 가난한 환경이지만 아버지와 함께 옥탑방에서 살아가는 남다름(김유빈)은 귀엽고 씩씩한 유치원생으로 '어린 나이에도 홀아버지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효녀'이다.


'다름이'는 여름부터 '빠듯한 생활을 꾸려 가느라 앞이 벌어진 낡은 구두만 신고 다니는 아버지'를 위해 그가 준 피아노 학원비로 '아버지 구두 장만'을 시도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보너스를 타게 된 남대문이 평소에 딸 다름이가 소원하던 '피아노'를 가르치기 위해 학원비를 마련했지만, 효녀 다름이 '아버지 새 구두'를 장만하기 위해 피아노 배우는 일을 늦추려 했던 것-

다름이는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쳐 친해지게 된 (이혼녀) 정심'이 자기 새 엄마가 되어주길 바라지만, 평소에 '잘생긴 남자'가 이상형인 정심(윤현숙)은 비루한 외모의 남대문(안상태)에게 도저히 마음이 열리지 않는 상태이다. 거기다 '남대문이 무좀 양말을 신고 있는 모습'을 보구선 더더욱 칠색팔색 하고 있는 상태인데, 그러한 오정심(윤현숙)도 귀여운 다름이(김유빈)만 보면 또 그 아이와 함께 하고 싶어서 홀아비인 남대문이랑 잘해볼까 어쩔까 갈등하고 있는 중이다.


빵꾸 난 구두에서 벗어나서 '발가락 병(무좀)'이 나아야 '아버지의 연애 사업'이 잘 풀릴 수 있다고 여긴 다름이는 아빠 남대문
(안상태)이 '가을 옷' 사라고 준 돈으로 몰래 '아버지의 새 구두'를 장만할 생각을 하는데...



남대문(안상태)에게 도저히 이성적인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정심(윤현숙)은 하는 짓마다 이뻐 죽겠는 '다름이'가 정말 자기 딸이었으면 좋겠단 생각에, 남대문(안상태)의 매력을 조금씩 발견해 나가고 있다.

최근엔 오정심(윤현숙)이 우연히 남대문(안상태)의 상체 근육을 보게 된 뒤로 '(비록 얼굴은 아니지만) 몸매는 소지섭~'이라며 다름이 아버지에게 살짝꿍 관심을 보이기도 했는데, 효녀 남다름(김유빈)이 가난한 아버지에게 '새 구두'를 선물함과 동시에 외로운 아버지의 '짝'을 찾아주게 될 모양이다.


'남자 주인공-여자 주인공 나와서 뻑 하면 애정 행각을 벌이는 러브 스토리'야 어린 시절부터 TV 드라마에서 너무 많이 접해 왔기에, 이젠 웬만해선 감흥이 생기질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애정만만세> 속에 나오는 '충청도 사투리 쓰는 뽀글 머리 옥탑방 부녀 이야기'는 꽤나 신선하게 느껴지기에, 그러한 이유로 내겐 이 극이 주말 드라마 <다름이> or 김유빈 주연의 <옥탑방 다름이>로 기능하고 있다.

이 '옥탑방 다름이' 외형의 키 포인트는 '뽀글 파마 머리'~ 초반에 뽀글뽀글한 머리로 나왔던 여주인공 강재미(이보영)는 머리를 풀어야 봐줄 만 하지만, 이 남다름(김유빈) 어린이는 머리를 볶아야지만 그 매력이 제대로 살아나는 것 같다. 다음 주에는 우리 '다름이'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다른 그 무엇보다, 이 극 속에서 '뽀글 머리 다름이를 둘러싼 앞으로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