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2012.05.20 23:47

우리가 막연하게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알고 보면 그게 아닌 경우'가 참 많다.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빵 대신 고기를 먹으라 했다'는 '허위 사실'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이 '상식'이라 믿는 것들 중엔 <왜곡된 상식>들이 참 많이 존재한다. 우리 나라 풍습이라 알려져 있는 '고려장' 역시 그 중 하나이다.('고려장'이라 해서, 무슨 여관이나 모텔 이름 같은 걸 상상하면 곤란하다~ ;;)

오래 전.. 교과서나 동화책, 사극 드라마 같은 걸 통해 '고려장'이란 용어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극 안에 나온 내용은 '어떤 지극한 효자가 있었는데, 나라에서 정한 고려장 풍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늙고 병든 부모를 갖다 버려야 하는 입장이어서 그 효자가 막 슬퍼하면서 갈등을 겪는다'는 얘기들이 주를 이뤘다. 이런 류의 내용은 '드라마 소재'로서는 꽤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유난히 '부모에 대한 효(孝)' 사상을 강조하는 우리 나라(한국)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와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말이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고려 시대 땐, 부모가 늙어서 더 이상 부양하기 힘들어지면 자식이 그런 부모를 산 속에 갖다 버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풍습이 있었구나~' 식으로 생각했던 그 <고려장>이 실제론 '우리 나라에 존재하지 않았던 풍습'이라고 한다. 그 시대에 전염병 환자를 산 속에 격리시키는 풍속이 있긴 했으나, 키워준 부모를 갖다 버리는 일 같은 건 없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려 시대엔 '고려장'이란 용어 자체가 없었으며, 이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건 '일제 강점기' 때부터인 듯하다. 우리 나라 역사가 항상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었는데, 그 중에서도 중간에 툭 튀어나와 있는 (지금 시대로부터도 그리 멀지 않은) '일제 강점기'는 특히 거슬리는 역사다. 그 시기를 거치면서 소중한 문화재도 많이 소실되었고,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입증할 만한 자료 & 한국 고유의 여러 미덕들이 그들의 '민족 말살 정책'에 의해 안 좋은 쪽으로 변질되거나 왜곡되어 버렸으며, 꽤 쓸 만한 다량의 기록물들도 일본 쪽으로 흘러들어간 상태이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고려 시대의 <고려장> 불효 풍습 역시, 그 시기의 일본인들에 의해 <날조된 역사적 사실>에 속한다. 고려 시대 땐 오히려, 부모에 대한 '불효죄'를 매우 엄하게 처벌했던 걸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 옛날 역사적 자료에 '고려장'이란 단어와 그것에 관한 내용은 그 어디에서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한다. 다만, 한 때 (우리 나라 교과서에도 실린 내용이라, 어쩔 수 없이 주입된 '잘못된 상식'의 영향으로) 한국 드라마나 영화 & 꾸며진 내용의 동화 같은 데 나왔을 따름이다. 


자식이 부모를 지게에다가 지고 버린 것에 관련한 일화는 중국의 <효자전>에 나오는 원곡(原穀) 이야기와 인도의 <잡보장경> 기로국(棄老國) 설화에 언급된 내용으로, 우리 한국과는 상관없는 '다른 나라'에서 전래된 내용인데, 그 이야기가 우리 나라에 전해지면서 '기로국'이 '고려'인 것처럼 와전된 모양이다.

'고려장' 풍습과 비슷한 내용으로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총독부가 펴낸 <조선 동화집>에 '부모를 버린 자식 이야기'가 실린 바 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당시의 우리 나라 사람들을 열등한 존재로 만들고 싶어했던 일본인이 발행한 '꾸며진 내용'의 이야기일 뿐, 그 무엇보다 '효의 미덕'을 중시했던 한국인이 진짜 그런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

이 용어가 우리 나라에서 널리 쓰이게 된 것에 관하여 <그 시기에 '우리 문화재를 훼손하고 훔쳐가다가, 나중엔 무덤까지 도굴하고자 했던 일본인'들이 소기의 목적 달성을 위해 (조선 이전인) 고려 시대 때부터 우리 나라에 '산 속에다가 부모를 갖다 버리는 풍습'이 있었던 것처럼 왜곡해서 '고려장'이란 허위 용어를 퍼뜨린 유언비어다>라는 학자들의 주장도 존재한다.

당시 일본인들의 목적에 의해 <천박한 유흥가 여성 쯤으로 폄하된 기생>에 대한 관념도 그렇고, 실제론 존재하지 않았으나 날조되어 전해지게 된 <고려장 풍습>도 그렇고.. '일제 강점기' 때의 일본인에 의해 우리 나라 고유의 미덕이 많이 퇴색되었거나, 날조된 역사적 사실이 (그 이후의 세대들에게) 마치 진실인 양 '상식'으로 굳어진 사례들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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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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