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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2010년) 우리 나라에서도 한국어 버전으로 공연했으며, 조만간 앵콜 공연을 할지도 모른다는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콤비의 이 <모차르트(Mozart)!> 관련 음반들 중 가장 괜찮다고 생각되는 건 오스트리아(독일어)판도, 일본판도, 한국판도 아닌 2003' 헝가리 캐스트 음반이다. 가장 기준이 되는 건 이 뮤지컬의 오리지널 국가인 오스트리아 빈판 24곡 짜리 하이라이트 음반(CD)이지만, <모차르트> 헝가리 버전 음반은 그것보다 구성이 더 알차면서 전반적으로 꽤 듣기 좋은 것 같다.


헝가리 <모차르트!> 음반엔 총 14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이 뮤지컬 수록곡들 중 정말 듣기 좋은
엑기스 곡들만 모아 놓았다. 원 버전인 오스트리아 공연엔 나오지 않는 곡도 1곡 추가되었다. 개인적으로 <모차르트!> 오리지널 오스트리아판 음반에선 곡 자체의 임팩트가 워낙에 강렬한 'Mozart, Mozart!'란 노래 외에는 별다른 삘을 받지 못했었는데, <모차르트!> 헝가리판 음반을 듣고선 새삼 이 뮤지컬 수록곡들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나의 멜로디에 특정한 언어(가사)가 결합되는 노래는 '가사 어감'에 따라 곡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데, 원래 헝가리어 특유의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가 작곡한 뮤지컬 <모차르트!>의 곡들'은 이 공연 '헝가리어 가사'와의 상생이 무척 좋아 보였다.

다른 작품에서 들어본 헝가리어는 대체로 까라락거리고 째라락거리는 발음이었는데, <모차르트!> 헝가리 음반에 나오는 곡들은 의외로 부드러운 발음이 많았다.(이 음반에 나오는 헝가리어 느낌은 '까라락 째라락~'이 아닌, 비교적 부드러운 느낌의 '슐레발레~'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래서 전반적으로 아주 듣기 편하며, 헝가리 <모차르트!> 배우들의 곡 해석도 꽤 괜찮은 편이다.

- 뮤지컬 <모차르트!> 2003' 헝가리 하이라이트 음반 수록곡 -
(제목은  뮤지컬 <모차르트!> 한국어 버전에서 번안된 제목으로 표기)

01) 모차르트 - 내 운명 피하고 싶어
02) 콜로레도 - 어떻게 이런 일이!
03) 난네를 & 레오폴트 - 왕자는 떠나갔네
04) 모차르트 - 나는 나는 음악
05) 콜로레도 & 모차르트 - 쉬운 길(?) / 헝가리판에서 추가된 곡
06) 남작 부인 - 황금별
07) 콘스탄체 - 난 예술가의 아내라

08) 콜로레도 & 모차르트 - 난 빈에 남겠소
09) 모차르트 - 왜 날 사랑하지 않나요?
10) 레오폴트 & 앙상블 - 이 아이는 누구인가
11) 남작 부인 & 앙상블 - 모차르트, 모차르트!
12) 메스머 박사 & 콘스탄체 - 프롤로그
13) 모차르트 & 콘스탄체 -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 있어
14) 레오폴트 - 마음 굳게 먹어라

곡 순서는 공연 순서와는 좀 다르다. <모차르트!> 헝가리 공연에선 남작 부인과 앙상블의 '모차르트, 모차르트!(Mozart, Mozart!)'란 노래가 나오는 대목이 제일 마지막 장면이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오스트리아 원 버전과 한국판에선 맨 마지막에 '내 운명 피하고 싶어'와 같은 멜로디인 '피날레(Finale)'곡을 따로 부르지만, 헝가리판에선 '모차르트, 모차르트!' 장면이 끝장면이며 오스트리아 음반에 나오는 '피날레'송은 이 버전에 등장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같은 제목을 단 공연이라도 헝가리판 <모차르트!>는 '장면 구성'도 다르고 '작품 자체 해석'이 오스트리아 원 버전과는 좀 다르다. 일본판은 또 또 다른 것 같던데, 최근에 공연한 한국판 <모차르트!>는 어째 '그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오스트리아(독일어권) 콘서트 버전과 헝가리 영상 & 일본판 <모차르트!>를 짜집기한 것 같은 분위기'이다. 그래서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가 되어 버린...

개인적으로, 이 뮤지컬에 관한 한 헝가리 연출 쪽 해석이 제일 마음에 든다. 하지만 어떤 버전이든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의 '극 자체'는 내 기준에서 너무 재미없게 느껴져서.. 헝가리판도 지루하긴 마찬가지였다.(쿤체씨의 뮤지컬 <모차르트!>가 오스트리아에선 흥했어도 독일 쪽에선 망했다고 하던데, 독일 사람들에게 왠지 동질감 느껴지는..;;) 사실, 인물들 간의 '갈등 구도'가 무척이나 애매하고 '극적임팩트'도 약한 뮤지컬 <모차르트!>가 그렇게 재미난 극은 아니다. 헝가리 이 극단의 연출자가 각색한 유럽 뮤지컬 중에 제일 눈에 띄는 건 제라르 프레스귀르빅 작사/작곡의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는데, 프랑스 원 버전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헝가리 <로미오와 줄리엣> 경우엔 원작자인 셰익스피어빨과 작곡가 제라르빨에, 각색을 잘한 헝가리 연출자빨이 더해져서 꽤 재미난 극으로 탈바꿈했다. 이 헝가리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에선 작품의 기본 갈등 구도인 '몬테규가와 카풀렛가의 대격돌' 설정과 '머큐시오 VS 티볼트'에 이어 '양가 엄마들 대격돌' & '로미오 VS 티볼트' 구도도 살짝 엿보이고, 마지막에 가선 (프랑스 원판에는 없는) '로미오파리스대격돌' 설정까지 등장한다. 그렇게 '극 전반'에 걸쳐 '인물들 간의 갈등'이 확실하게 살아있기에, 별로 지루하지도 않고 극적으로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는 다소 방만한 극 구성에다, 극 자체가 '한 인물의 일대기 나열형'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 쫄깃한 재미는 없는 편이다. 하지만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가 작곡한 뮤지컬 <모차르트!>의 곡들 중엔 꽤 중독성 강한 노래들이 있고, 특히 <모차르트!> 헝가리 버전 음반은 아주 들을 만하다. '<모차르트!> 2003 헝가리 하이라이트 음반'은 반주 편곡이 오스트리아(독일어) 원 버전과는 다른데, 아주 듣기 좋게 편곡되었으며 '곡에 매치되는 헝가리어 노래 가사 어감 & 반주 편곡 & 곡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보컬'이 그럴듯한 조화를 이뤄내면서 꽤 좋은 느낌을 자아낸다.


헝가리 <모차르트!>에서 주인공 '볼프강 모짜르트' 역을 맡은 돌허이 어틸러(Dolhai Attila)는 '가창력'이 그렇게까지 뛰어난 것 같지는 않지만, '연기력'이 좋은 편이어서 그런지 이 음반의 모차르트 솔로곡을 꽤 그럴 듯하게 소화했다. 메스머 박사와 콘스탄체의 대화가 나오는 이 뮤지컬 첫 장면 'Prolog(프롤로그)' 경우엔, 오스트리아 독일어 음반에 비해 헝가리 음반 쪽에서 '곡 길이'가 좀 길어졌다. 아울러 그 밑에 깔리는 반주도 훨씬 듣기 좋게 편곡되었는데, 이런 세세한 차이점들도 <모차르트!> 헝가리 음반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 같다.

이 뮤지컬 수록곡 중 난네를(모차르트의 누나)이 부르는 '왕자는 떠나갔네(Der Prinz Ist Fort)'는 원래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곡이었으나, 헝가리 음반에서의 난네를이 부른 이 곡은 또 유난히 듣기 좋다. 오스트리아 독일어 음반에선 이 곡을 난네를 혼자 부르지만, 헝가리 음반에선 곡 후반부에 '난네를과 레오폴트의 이중창'이 이어지는데 이 대목도 꽤 좋은 느낌이다.

'가사 어감 & 가창자의 음색 & 곡 해석의 차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같은 곡이라도 나라별 언어에 따라 ' 같은 노래, 전혀 다른 느낌~'이 되어 버리는데,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의 경우엔 2003년에 나온 헝가리 음반이 전반적인 면에서 제일 (제대로 된) 물건인 듯하다. 물론 똑같은 노래도 이 쪽 배우들이 현장에서 부른 '라이브 버전'과 '음반 녹음 버전'엔 좀 차이가 있다. 어쨌든.. 2003' 음반에 실린 헝가리 <모차르트!>의 녹음 버전 곡들은 무척 듣기 좋은 편이다.

헝가리 <모차르트!> 음반엔 다른 나라 버전엔 없는 노래가 한 곡 추가되어 들어갔다. 극 중 콜로레도 대주교와 볼프강 모차르트가 부르는 'Az egyszeru ut'라는 노래이며, 꽤 듣기 좋은 곡이다.
 
콜로레도 대주교 & 볼프강 모차르트 - Az egyszeru ut / 헝가리판 <모차르트!>

'볼프강 모차르트와 콜로레도 대주교의 맞짱(?)송'이라 할 수 있는 이 곡은 뮤지컬 <모차르트!>의 오리지널 오스트리아 버전이나 다른 나라 버전엔 없고 헝가리 공연에만 추가되어 들어간 노래로, 2003' 헝가리 음반에도 수록되어 있다. 헝가리 연출자가 이야기하고 싶어한 <모차르트>는 이 작품 오리지널 팀의 미하엘 쿤체(작가) & 하리 쿠퍼(연출자)가 만든 오스트리아 원 버전의 <모차르트>와는 또 다르기에, 이런 장면이 별도로 추가된 게 아닐까 한다.

쿤체씨의 독일어권 <모차르트!> 공연에선 주인공 볼프강 모차르트가 '음악가로서의 삶' 보다는 '지인들과의 친밀한 관계', '한 인간으로서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 이런 것들을 많이 갈망했지만, 그림자처럼 자신을 늘 따라다니는 천재성(아마데)으로 인해 점점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단절된 채 죽어가고.. 그의 사후에도 '한 때, 한 공간에서 살아 숨쉬었던 인간 모차르트(볼프강)는 잊혀진 채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아마데)의 천재적인 업적'만을 사람들이 기억한다는 식의 '다소 비판적이고 음울한 작품'이었다면, 헝가리 연출자의 <모차르트!>는 '자기 운명에 순응(?)하는 모차르트 & 음악사에서 한 획을 그은 그 시대 최초독립 음악가'.. 뭐, 이런 설정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한다.

헝가리판 <모차르트!>에서 추가되어 들어간 곡 'Az egyszeru ut'는 '쉬운 길'과 비슷한 뉘앙스의 제목으로, 이 뮤지컬 안에서의 '프랑스 대혁명(Der Mensch Wird Erst Mensch-사람답게 사는 것이란) 장면' 바로 앞에 나오는 노래이다. 사실.. 모차르트 시대에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긴 했으나, 그 때 당시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빈에 살고 있어서 프랑스 혁명이랑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쿤체씨의 이 뮤지컬에선 '상징적인 의미'로 그 혁명 장면을 집어넣었는데.. 다른 버전들에선 그 장면이 '앞뒤 장면들과의 큰 연관성'과 무관하게 좀 뜬금없이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면, 헝가리판 <모차르트!>에선 별도의 곡을 1곡 추가해서 그것에 대한 의미 부여를 확실하게 해주고 있다.


콜로레도 대주교는 '고용인 주제에 무척이나 건방진(?) 볼프강 모차르트'와 사사건건 갈등을 일으키며 그에게 태클을 걸던 어느 날, 모차르트가 작곡한 곡의 악보를 보구서 그의 천재성을 발견하게 된다.

헝가리판 <모차르트!>에서 서보 질베스테르(Szabo P. Szilveszter)의 '콜로레도 대주교'와 돌허이 어띨러(Dolhai Attila)의 '볼프강 모차르트'가 부르는 헝가리 버전만의 곡 'Az egyszeru ut'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발견한 콜로레도 대주교가 나름 키워 주겠다(?)고 말하며 둘이 같이 손잡고 더 많은 음악적 업적을 이뤄보자고 제안하지만, 볼프강 모차르트는 더 이상 누구 밑에도 종속되지 않고 자기 혼자 프리랜서로 독립하겠다며 대주교의 그 제안거절하는 장면>에 나오는 노래인 듯하다.

모차르트 시대에 나오는 '대주교'는 로마 교황청 밑의 '종교적 의미 대주교'와는 그 의미가 좀 다르다. 그것은 작은 도시 국가(잘츠부르크)의 '왕=통치자'의 의미가 강하다. 모차르트대 이전까지만 해도 '음악가'는 오로지 대주교 휘하의 '궁정 악사'로서만 활동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시대의 음악가는 일개 하인들보다 더 낮은 취급을 받기도 했었다.

모차르트는 당시의 고용주였던 대주교가 '천재 작곡가'인 자신을 인간적으로 모독하고 질 낮은 대우를 하자,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독립 음악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최초의 프리랜서 음악가'였다. 이웃 나라 프랑스에서 민중들이 봉기하여 '혁명'을 이뤄낸 것처럼, 실존 인물인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 역시 음악사에 있어 하나의 '혁명'을 이뤄낸 인물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대목이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질려면 '모차르트가 자신의 천재적인 음악성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설정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미하엘 쿤체의 뮤지컬 <모차르트!>란 극 자체 꺼림칙하다 여기는 이유이다. 쿤체씨가 '프랑스 혁명' 장면을 넣은 대목은 마음에 들지만, (실제의 모차르트와는 다르게) 이 극의 볼프강 모차르트가 '자신의 음악적 업적 보다는 평범한 인간적인 삶을 더 갈구한다'는 식으로 그려진 대목은 심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실제로 혁명가이기도 했던 모차르트의 삶이 이 극 안에 나오는 '프랑스 대혁명'이란 설정과 잘 맞물려 돌아가려면, 그가 '자기 인생에서의 그 어떤 것보다 자신의 천재성과 음악성가장 큰 가치를 부여한 인물'이어야지만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것이다. 헝가리판 <모차르트!>의 연출자는 이 대목에 관해 좀 더 (극이 논리적이 될 수 있도록) 고민을 한 것 같고, 이 버전에선 '프랑스 혁명' 장면이 뜬금없단 느낌이 들지 않도록 각 장면들 간의 유기적연관성도 신경을 쓴 것 같다.

내 기준에서 자체가 크게 재미있게 느껴지진 않지만,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의 세계 각국 버전들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설정'에서 아쉬운 대목이 있다는 점은 별개로) 그나마 '실존 인물 모차르트'가 가지는 의미를 잘 부각시킬 수 있게끔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헝가리 버전 공연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단 한 곡도 버릴 데 없이 듣기 좋게 잘 녹음된 2003' 헝가리 <모차르트!> 하이라이트곡 음반과 더불어서 말이다..

posted by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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