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뮤지컬

'태양왕' 1막 스토리 (1)새로운 삶의 시작

타라 2009. 11. 26. 23:47
프랑스 뮤지컬 <태양왕> 1막 이야기 ]
(1)혼란에 빠진 파리.. 프롱드의 난, 루이 14세의 대관식, 루이왕의 첫사랑 '마리 만치니'와의 만남

Prelude versaillais
'베르사이유 서곡'이 연주곡으로 흐른 뒤, 해설자 몰리에르(루이 14세 시절의 극작가)가 나와서 파리의 어수선한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루이 14세가 성인이 되기 전, 당시의 프랑스는 모후 안느 도트리슈(Anne d'Autriche)와 마자랭 재상(Jules Mazarin)이 섭정을 하던 시기였다.

프랑스의 재정이 무척 악화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과중한 세금이 부과되어 백성들의 삶은 점점 어려워졌으며, 외국인(안느 도트리슈-스페인 출신/마자랭 재상-이탈리아 출신)이 프랑스를 통치한다는 것과 추기경이 재상이 된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의 불만 등등의 원인으로부터 비롯된 '프롱드의 난'은 꽤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현재, 성난 시민들의 봉기로 인해 파리는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다.

Contre ceux d'en haut

프랑스 뮤지컬 <태양왕(Le Roi Soleil)>의 본격적인 첫 장면은 특이하게, 배우들이 객석에서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보포르 공작과 이자벨 등이 권력자들에 대항하고자, 민중들과 함께 봉기한다. 그들은 백성들에 대한 수탈을 일삼아 온 마자랭 재상과 안느 도트리슈가 물러나기를 원한다.

마자랭 재상의 무자비한 발포 명령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죽어가고, 이로써 '프롱드의 난'은 진압된다.

Qu'avons-nous fait de vous
죽어 간 동료들 앞에서 절망하는 이자벨과 보포르 공작.. '우리가 당신에게 어쨌길래 이런 시련을 주는 것인지..' 가혹한 운명 앞에서, 하늘을 향해 그 희생의 의미를 되물으며 슬픔의 노래를 부른다.

Je serai lui
프랑수와즈 도비녜(맹트농 부인-루이 14세의 마지막 사랑이 될 여인)가 시인 스카롱의 집에서 벌어진 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손금 봐주는 어느 여인으로부터 훗날 '왕의 여자'가 될 것이란 예언을 듣게 된다. 스카롱은 교양 있고 심성이 고운 프랑수와즈 도비녜에게 청혼을 한다. 그녀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삶을 받아 들이기로 하고, 그의 청혼을 수락한다.

Etre a la hauteur
성인이 된 루이의 대관식. 그동안은 어린 루이를 대신해서 모후 안 도트리슈가 섭정을 했지만, 성당에서 루이 14세의 왕위 즉위식이 거행되고, 그는 이제 본격적인 '프랑스의 왕'으로 거듭난다.

드디어 왕관을 쓰고 대관식을 치른 젊은 왕 루이 14세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사람들의 기대치를 채워 줘야 하는 '최고 통치자(군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상기된 기분으로 '가장 높은 위치의 사람이 된다는 것(왕이 된다는 것)..'에 대한 소회를 노래한다.

Ca marche
평소에 연회와 축제를 즐기는 루이 14세의 게이삘 남동생 필립이 광대옷을 입고 무리들과 함께 춤을 추며 대관식을 치른 루이왕을 축하해 준다.  
 

불어권 뮤지컬에 출연하는 배우들 중에는 특이한 창법을 구사하는 연기자들이 참 많다. 프랑스 뮤지컬 <태양왕>에서 루이 14세의 호모 남동생 역을 맡은 '크리스토프 마에(Christophe Mae)' 역시 소울, R&B(알앤비) 분위기의 독특한 창법으로 노래하는데, 프랑스에선 굉장히 인기가 많은 국민 가수라고 한다.

단기간 안에 습득할 수는 없는 '탄탄한 발성과 가창력 등 탁월한 기본기'에 더하여, 출연 배우들이 '천편일률적인 방식(창법)으로 노래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프랑스 뮤지컬의 큰 장점이다. 크리스토프 마에는 NRJ Music Award, World Music Awards 등의 시상식에서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여러 번 수상한 경력이 있다. 이 장면 중간에 나오는 그의 교태스런 웃음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무도회에서 루이 14세는 마자랭 재상의 조카딸인 이탈리아인 '마리 만치니'를 만나게 된다.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마리 만치니는 처음에 왕이 뒤에 서 있는 줄 모르고 실수하지만, 루이 14세는 그런 마리 만치니에게 호감을 느끼며, 함께 춤출 것을 청한다..

뮤지컬 <태양왕>의 1막은 '젊은 시절의 루이 14세와 그의 첫사랑 마리 만치니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마리 만치니(안느-로르 지르발)가 2막에는 등장하지 않는데, 개인적으로 이 뮤지컬 DVD에서 '엠마뉘엘 무와르(Emmanuel Moire)'의 루이 14세와 '안느-로르 지르발(Anne-Laure Girbal)'의 마리 만치니가 커플을 이뤄 등장하는 1막을 훨씬 재미있게 보았다.

둘이 '로미오와 줄리엣' 저리 가라 삘의 풋풋하고, 감미롭고, 애틋한 러브 스토리를 펼쳐 보이는데.. 원래 '러브 스토리' 그렇게 좋아하지 않음에도, 이 뮤지컬에 나오는 커플 장면은 노래가 좋아서 그런지 굉장히 매력 느끼며 감상했다. 이 극 안에는 루이 14세가 사랑한 3명의 여인(배우들)이 등장하는데,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도 저 둘이 제일 잘 어울려 보였다. 그리고, 무척 독특한 창법을 구사하는 엠마뉘엘 무와르(루이 14세 역)의 노래하는 목소리 역시 굉장히 인상적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