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

파트너-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하나?

타라 2009. 7. 24. 18:52
요즘 수목 드라마 <파트너>를 보면서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기존에 방영된 한국의 TV 드라마 중에서 대놓고 옴니버스식 구성을 취한 드라마도 있었지만 <파트너>의 경우엔 그런 방식이 아닌, 고정된 스토리의 '연속극' 형식을 취하면서도 묘하게 '옴니버스식 구성'이 그 안에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는 느낌을 주는 색다른 매력의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가 주는 또 하나의 큰 즐거움은 매 에피소드 때마다 탁월한 연기 내공을 지닌 인지도 높은 카메오들의 열연을 볼 수 있다는 점-


물론, 그 이전에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김현주
(강은호)-이동욱(이태조) 커플의 찰떡 호흡 연기력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며, 처음엔 다소 단조롭게 느껴졌던 최철호(이영우)와 이하늬(한정원)의 캐릭터도 갈수록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로 변모해 가고 있어 극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준다. 이 드라마는 '법정 드라마'이지만, 꾸준히 뒤바뀌는 법정 사건 뿐 아니라 이 네 주인공의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개인사' 이야기도 드라마의 잔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메오들의 연기 열전!

보통, 다른 드라마나 영화 속 카메오들은 극을 통해 몇 분 출연하고 마는 정도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 <파트너>에선 그 나름대로 다른 극에서 '비중 있는 캐릭터'로 나올 수 있는 배우들이 한 사건을 통해 몇 회 연속적으로 출연하는 그런 방식이다. 한 회 안에서의 비중도 꽤 큰 편이다.


이 드라마 법정 사건의 첫 에피소드인 '여동생 살인 누명 사건' 때 출연했던 안석환, 김미경, 임지규 등의 배우들도 연기적인 면에서 굉장히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그 이후 사건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등장한 이혜숙, 김갑수, 김정난, 김영옥, 이희도.. 그 외 기타 등등의 카메오 배우들이 매 회 빼어난 연기력을 펼쳐보여 이 드라마를 통해 그들의 '연기력을 감상'하는 재미도 크고, '다음 번에는 과연 어떤 배우가 카메오로 출연할까?'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야기 안의 이야기, 또 하나의 주인공 :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예전에도 이 비슷한 유형의 드라마가 있었지만 매 주 주인공이 달라지거나(그에 따라, 매 주 각각 다른 배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됨) 정해진 인원수의 출연진들이 매 주 다른 캐릭터로 분해 돌아가면서 한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그런 방식으로, <파트너>와는 그 경우가 좀 달랐다.

요즘엔 경기가 안 좋아서 연극 배우나 뮤지컬 배우들 경우엔 한꺼번에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는 경우가 있고 TV 탤런트들도 조연급 배우들의 경우엔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연속극일 경우, 동시에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데.. 비교적 인지도 높고 연기 잘하는 조연급 배우들이 이런 식의 '비중 있는 카메오'로 등장하면 보는 사람들도 신선하고, 촉박한 환경에서 출연 분량이 많은 주연급 배우들의 부담도 덜고, '단발성 출연'이라 카메오로 등장하는 그들 입장에서도 부담 없이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뽐낼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구태의연함을 벗어난 'TV 드라마의 새로운 시도'는 계속 되어야 한다

기존의 TV 연속극들은 일단 한 번 '스토리'가 정해지고 한정된 '출연진'이 꾸려지면, 반응이 오든 안 오든 그 패턴으로 계속 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에 반해 수목극 <파트너>의 경우엔 매 에피소드 때 나오는 굵직한 사건과 출연진의 '자유로운 운용' 면에서 미덕을 보이고 있는 드라마이며, 이런 유형의 극은 '시즌 드라마'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야기의 큰 틀 안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구성의 이야기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다른 드라마에서 그 나름의 비중으로 지속적으로 출연할 수 있는 인지도 높은 배우'들을 큰 부담 안 주면서 비교적 많은 분량의 카메오로 출연시킬 수 있는 <파트너>식 방식을 통해, 앞으로 한국의 TV 드라마가 다양한 실험을 해 보거나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드라마는 매 사건 때마다 배역에 어울리는 '캐스팅(배우 섭외)'도 참 적절한 편이었는데, 다음 번 사건과 그 때 등장할 카메오도 무척 기대된다. 아울러, 손 한 번 잡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키스씬 보다 더한 가슴 떨림을 안겨준 <파트너> 주인공들(강변-이변)의 고품격 멜로 이야기와 주요 인물들의 꼬인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나올 이 극의 클라이막스 또한 크게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