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or 뮤지션 2010.12.06 20:14

오늘 다른 분이 문화 섹션에 송고한 '뮤지컬' 관련 포스트를 보다가 무척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 나라에서도 한창 라이센스 버전으로 공연 중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역대 브로드웨이 지킬'들 중 한 명인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 그는 그룹 가수 '스키드 로우' 출신의 뮤지컬 배우이며 브로드웨이 <지킬 앤 하이드>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같은 공연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적이 있는데, 그 독특한 분위기로 나름의 악명(?)을 떨친 바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어 버전 <지킬 앤 하이드> 공연에선 류정한, 조승우, 홍광호, 김준현 등 4명의 지킬이 다 궁금하고 '각 배우들마다의 장/단점'들이 있을거란 생각인데, 우리 나라 지킬들은 전반적인 면에서 비교적 '정통파'에 가까운 분위기이다. 그에 반해, 스키드 로우(Skid Row)의 전 멤버로서 <지킬 앤 하이드(Jekyll & Hyde)> 브로드웨이 공연의 '지킬' 역으로 출연한 적 있는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는 한마디로 '지킬계의 이단아'라 할 수 있다.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 작곡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여러 넘버들 중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은 올해 우리 나라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통해 범 국민적으로 인지도를 많이 넓힌 곡이다. 한국어 버전 공연 뿐 아니라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이 곡을 부르고 해당 배역을 거쳐간 뮤지컬 배우들은 비교적 유려하고 점잖은 창법으로 이 노래를 소화한다.

하지만 역대 브로드웨이 지킬들 중 한 명인 '세바스찬 바흐'의 경우엔 그런 정통파들과는 확 차별화되는 독특한 분위기로 '지금 이 순간'을 노래 부르고, 그것에 관해 대중들의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다. "세바스찬 바흐가 웬 지킬~?" 식의 의견과 "아, 이것두 나름 매력 있어요~"로 말이다..

세바스찬 바흐 - This is the moment(지금 이 순간)

지금은 그 때랑 분위기가 좀 다르지만 '한창 때의 세바스찬 바흐'가 나름 '한 미모' 했었기 때문에, 그를 선호하는 이들은 그런 점 때문에 약간의 가산점을 부여한 측면도 있는 듯하다. 주인공은 잘생겨야 한다는.. 뭐, 그런 논리? 거기다, 극 분위기랑은 조금 겉도는 것 같지만 어쨌든 '가창력'도 좋은 편이니...

다른 건 몰라도 역대 <지킬 앤 하이드> 주인공들 중 '가장 섹시한 하이드'를 꼽으라면, 그 넘치는 색기와 미모 때문에라도 '세바스찬 바흐의 지킬 & 하이드'가 왠지 1등 먹을 것 같다. 비주얼적인 측면에서의 세바스찬 하이드는 묘하게 매혹적이다. 그래서 '당시 세바스찬 바흐를 발탁한 연출자가 원하는 방향이 혹시 그런 쪽이어서 캐스팅된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가 분한 헨리 지킬 박사 & 에드워드 하이드 1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예수(지저스)' 역을 연기한 적도 있는 배우인다. 그런데, 이 뮤지컬에서 주인공 역을 거쳐 간 '역대 예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역은 무조건 미남 배우가 해야 한다는 조건이라도 따라붙는지) 죄다 미모가 탁월한 편이다.

2002년 무렵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북 아메리카 투어에서 '지저스' 역을 맡게 된 세바스찬 바흐도 '미모' 면에선 결코 밀리지 않는데, 실은 '세바스찬 지킬'보다 더 큰 놀라움을 안겨주는 게 '세바스찬 지저스'이다. 그의 가창력은 나름 폭발적이다. 아니, 폭발적이다 못해 강인한 힘이 막 흘러넘친다. 한 때 지저스 캐릭터에 대한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의 노래를 듣고서 심한 '문화적 충격(이상한 의미에서..)'을 느낀 적이 있다.
 
그 작품에서 지저스의 솔로곡 '겟세마네(Gethsemane)'를 부른 그는 전반적으로 힘있는 가창력을 보여주지만, 세바스찬 바흐의 지저스는 '지난 3년이 마치 30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지치고 힘든 예수'가 아니라 왠지 모를 '퇴폐미가 흘러넘치는 분위기'이다. 곡의 첫 부분부터 뭔가 나른하고 끈적거리는 분위기의 허스키 보이스에, 약간 맛이 간 듯한 지저스(or 약 하다 온 것 같은 지저스)를 느끼게 만드는..;;

세바스찬 바흐의 '겟세마네' 후반부에 가면 '도대체 내가 왜 죽어야 하죠~?'의 절규 모드가 아니라 '신이랑 맞짱 뜨거나 멱살 잡을 기세'로 곡을 난폭하게 소화하는데, 그의 예수는 '신의 아들'이 아니라 '신의 대적자(=사탄)'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우리 나라도 그런 경우 많지만) 그런 걸 보면, '브로드웨이 쪽 캐스팅'이라고 해서 항상 막 정상적(?)이기만 한 건 아닌 것 같다.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가 분한 헨리 지킬 박사 & 에드워드 하이드 2

그럼에도 '이것도 나름 새롭잖아? 묘한 중독성이 있어~' 하며 세바스찬 바흐의 '지저스'나 '지킬 & 하이드'에 매력 느끼는 이들도 있는 듯하다. 어쨌든 그는 역대 다른 예수 역의 배우들처럼 미모가 뛰어난 편이고, 지킬이 하이드로 변신했을 땐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가장 매혹적인 하이드이기도 하다.

젠틀한 '지킬 박사'였을 땐 나름 학구적이고 순수해 보이지만, '하이드'로 변신한 세바스찬 바흐의 모습은 기존의 '사나운 짐승 버전 하이드'들과는 달리 '치명적인 관능미'를 풍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지킬 박사와 악마 하이드, 두 사람 모두의 관심과 사랑을 받던 루시가 결국 하이드로 변신했을 때의 그에 의해 죽게 되는데, 이 버전의 루시는 어쩐지 죽어도 덜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 스치기도 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할 당시의 세바스찬 바흐는 '하이드'로 변신했을 때조차, 아니 오히려 '지킬 하이드'로 변신했을 때 더 큰 아름다움과 관능적인 매력을 발산해 버리니 말이다.

정확하게 <지킬 앤 하이드> 브로드웨이 제작사에서 당시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를 이 배역으로 발탁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을 본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세바스찬 바흐가 어쨌든 때마다 '앗, 세상에 이런 지킬두?' 식의 큰 얘깃거리를 던져주는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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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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