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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미인은 언제 나오는거에요? :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에 대한 기억

타라 2008. 8. 7. 14:35

언젠가부터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사라져 버린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 한 때는 여성에 대한 상품화다 뭐다 해서 논란이 있었고, 폐지되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곤 했었는데 그래도 꾸준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고,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소식이 들려온다. 뭐.. 세계 미인 대회가 해마다 열리고 있고, 우리 나라도 그런 기회를 틈타 전 세계에 대한 민국이란 나라의 존재감을 알리려면 한국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한국 미인 대회 역시 존재해야 할 것 같긴 하다. 딱히 큰 관심은 없지만...

한 때는 해마다 TV에서 해 주던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를 굉장히 열심히 봤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때는 가족들이 보니까 나도 그냥 따라서 같이 봤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한동안 열심히 시청했던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 최종 결과물들에 대한 전반적인 감상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너무나 애석하게시리) "도대체 미인은 언제 나오는 거에요~?" 였다는 것- ;;

- 본질이랑 실체랑 따로 노는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는 대한 민국의 대표적인 <미인 선발 대회>로 소개되어 있다. 그렇기에 (상식적인 사고의 기준에서는) 당연히 한국을 대표할 만한 미인을 뽑아야 한다. 그럼 미인(美人)은 무엇인가..? 미인의 사전적 정의는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말한다. 그 '용모(容貌)'라는 것은 '사람의 얼굴 모양'을 뜻하고 말이다.(그 용모 안에 키나 체형은 들어가지 않음) 헌데, 어린 시절부터 쭉 지켜봐온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에서 본래 의미 그대로의 미인(美人)은 가뭄에 콩 나듯이었고, 대체적으론 그냥.. '키 큰 언니들의 롱 다리 자랑 대회' 내지는 '누가 누가 화장이 더 엄한가~' 내기의 향연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내 주변인들도 대체로.. 그냥 습관적으로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를 보기는 하는데, 그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이쁘긴 미스 코리아 보다 탈렌트들이 훨씬 예쁘다~' 그런 말을 하곤 했었다. 사실, 그 때 당시 이쁘긴 TV 탈렌트들이 진짜 이쁘긴 했다. 기본적인 신장이 미스 코리아 평균 키에는 못 미치지만, 굳이 본래 의미의 (진정한) '미인(美人)'에 대해 논하자면 말이다..

내가 봐 왔던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 최종 당첨자들 중.. 그나마 대회 본 방송 당시, 얼굴도 TV 탈렌트 못지 않게 예쁘다고 생각되었던 미스 코리아는 '오현경'과 '이승연' 정도이다. 오현경은 그 때 당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워낙에 군계일학이어서 당연히 '진(미스 코리아 대회의 1등)'이 될 줄 알았는데, 역시나 진(眞)이었고.. 이승연은 미모로 봐선 당연히 '진'이 될 거라 생각했었는데 미(美)에 그쳐서 좀 아쉬웠던 후보로 기억된다.(참가 당시, 미스 코리아 치곤 좀 많은 나이(20대 중반) 때문이었을지도...)

사실.. 미(美)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각자 취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다분히 주관적일 수 있고, 게시판에서 싸움 나거나 논쟁이 일어나기 딱 좋은 소재이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살아가는 세상엔 대략적인 기준선이라는 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한창 때의 장동건이나 정우성 같은 외모를 놓고 '저 사람은 미남이다'가 아닌 '장동건, 정우성은 못생겼어' 라고 얘기하면 굉장히 뻘쭘해지는 것과 같은 그런 류의.. 굳이 내 취향, 내 기준에서의 이상형은 아니더라도 장동건, 정우성 정도면 상식적인 기준에서 충분히 미남(美男)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그런 상식적인 기준에서의 미인(美人)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 어색하게, 최대한 어색하게.. : 미스 코리아 대회용 분장~

대체적으로 키 크고 몸매 좋은 미스 코리아들이 평균적인 미모(마스크) 면에서는 탈렌트나 CF 모델들에 비해 별로라고 생각되는데..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 때 유독 그런 거부감이 강하게 드는 것은, 타고난 기본 바탕 외에 미스 코리아 특유의 '대회용 화장법'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보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나마 오래 전에 그 대회를 봤을 때에 앞에 언급한 후보들(오현경, 이승연)이 그런 짙은 화장을 하고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여전히 예뻐 보였던 것은 타고난 이목구비 자체가 화려하게 생긴 미인형이어서 그런 것인데, 마스크의 특성 상 그런 화장법이 본래의 미모를 퇴색시키는 후보들도 꽤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꽤 있었는데.. 어쩐지 아줌마스러워 보이는 사자 갈기같은 부풀린 머리, 귀신 분장한 것 같은 어색미 작렬하는 떡칠한 화장.. 그런 것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美人)을 가려내는 것과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는지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에 나오는 후보들을 보면 대체로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여성들이 많은데, 그 나잇대에는 그냥 그 나이 특유의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최근의 미스 코리아 대회용 메이크 업은 예전에 비하면 그나마 좀 자연스러워진 것 같긴 하다. 예전에는 20대 전후한 젊은 처자들 모아놓고 말 그대로 '엄한' 메이크 업과 '엄한' 헤어 스타일, 심지어는 입고 나오는 드레스까지 어깨 뽕 들어간 '엄한' 의상으로 점철된.. 별로 미인(美人)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명분만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가 대부분이었는데... 비교적 최근에 이뤄진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는 그런 대목에선 기존의 부자연스러움을 좀 탈피한 것 같긴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미인 선발 대회> 취지 그대로의 미인(美人)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듯하다.

- 존재의 이유(?)..

솔직히 난 미스 코리아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美人)인지, 잘 모르겠다. 대학교 때 미스 코리아 출신의 학생과 같은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연기자로 진출한 게 아니어서 별로 유명하지는 않으며, 이름도 뭐였는지 가물가물..) 딱 깨놓고 말해, 별로 예쁘지 않았다. 마스크 상으로, 미인(美人)이라고 하기엔 너무 죄송한 수준의 평범함 그 자체-(그래도 키는 확실히 컸던..;;) 오히려 그 때 같이 몰려 다니던 그녀의 친구들이 그 미스 코리아보다 훨씬 눈에 띄게 이뻤다. 그래서 '미스 코리아, 별 거 아니군~'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새삼,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을 뽑는다는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란 무엇일까..? 그 대회가 지닌 명분대로의 특별한 의미가 전반적인 대한 민국 사람들의 마음 속에 느껴질 정도로 있긴 한 걸까- 그런 회의가 든다.

해외 대회에 내보내야 하니까.. 그냥 늘 해 오던 거라서.. 주최측에서 돈이 남아 도니까.. 참가자들이 간절히 원하므로(?).. 혹시나, 순진하게시리 그녀들이 대한 민국을 대표하는 미인이라고 믿는 사람들 있을까봐.. 갑자기 안 하면 이상하니까... ??? 도대체 <미스 코리아 대회> 개최 이유는 무엇일까~?

언젠가부터.. 인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구태의연함'이 너무 싫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세상은 그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난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진 않다. 그 누군가는 그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할 것이고, 또 그 결과를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궁금해 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어떤 일이든, 할려면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 구태의연함은 가라~

평범하게 생긴 여인네들의 그들만의 롱다리 잔치가 아닌, 명색이 미인(美人) 선발 대회면 진짜 각 마을마다 그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후보로 다수의 추천이라도 받아서 제대로 된 대표 미인들 모아놓고, 그 중에서 진짜진짜 군계일학의 미인을 뽑아서 모든 대한 민국 국민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입 쩍 벌어지게 해 주던가- 그래서 세계 대회 나갔을 때도 '우리 대한 민국 후보가 최고 미인!'을 자랑스럽게 외칠 수 있게 해 준다면.. 그렇다면야 이 대회의 존재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겠지만, 막상 그 실상은.. 나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는 늘 기대를 깨뜨리지 않는 특유의 '구태의연함'으로 점철된 행사이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인 20대 초반의 나이에 걸맞지 않는 짙은 화장, 미인을 선발한다면서 정작 미인의 기본 요건인 '용모(容貌)' 구별과는 별 상관 없는 과도한 신체의 노출, 특유의 아줌마스러움과 어색의 미학이 흐르는 부자연스러운 헤어 스타일, 천편일률적인 후보들의 경직 버전 스마일.. 이런 진부하고, 식상하면서, 구태의연함이 넘쳐 흐르는 행사가 21C인 현재에도 계속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대략 신기할 따름이다.

굳이 해야겠다면.. 이 쪽 세계에도 뭔가 대대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20세 초반의 여성들에겐, 그 나잇대 특유의 '순수함'과 '자연스러움'이야말로 가장 그들을 아름답다 느껴지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이제, 부자연스러움과 진부함의 시대는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