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단원들로만 구성되어 여배우가 '남역(남자 캐릭터)'까지 소화하는 '다카라즈카 가극단'에 대해 관심 많은 국내 팬들이 은근 있을텐데, 개인적으로 <다카라즈카>에 처음 관심 갖는 계기가 된 뮤지컬이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의 <스칼렛 핌퍼넬(The Scarlet Pimpernel)>이었다.

당시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내한 공연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브래드 리틀(Brad Little)'에 대해 알아보다가, 그가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에 출연했다는 사실과 이 작품이 일본 다카라즈카(타카라즈카) 가극단 버전으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란 케이' 주연, 다카라즈카 <스칼렛 핌퍼넬>-2008' 성조(星組-호시구미)

그렇게..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을 통해 '다카라즈카'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베트(Elisabeth)> 다카라즈카 버전을 통해 이 가극단 특유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늘가늘~섬세한 체형을 지닌 '여성 배우'가 '남자 캐릭터'를 소화하는 뮤지컬 변종 '다카라즈카 공연'은 일종의 <일반 뮤지컬의 순정 만화 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소시 적에 '순정 만화' 좀 봤다 하는 여성(일반 대중)들 사이에선 인기를 누릴 수밖에 없는 장르이다.

'다카라즈카'에 대해 처음 알아가던 당시 접하게 된 이 가극단의 <스칼렛 핌퍼넬> 주인공이 '아란 케이(安蘭けい)'였는데, 그 때만 해도 그녀가 우리 동포(교포는 국가적 개념/동포는 민족적 개념..)란 사실을 몰랐었다. 최근에서야 한 때 '다카라즈카 성조(星組-호시구미) 톱 스타'였던 '아란 케이'가 <재일 한국인 3세>란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녀의 할아버지-할머니가 한국 사람인 모양이다.

아란 케이의 대표작, 다카라즈카 <스칼렛 핌퍼넬>-Into The Fire 장면(일부)

다카라즈카(타카라즈카) 남역 톱 스타가 되는 게 워낙에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한국인이라 나름의 차별이 있었는지 '아란 케이'는 다카라즈카 가극단에 입단한 지 16년 만에 비로소 주인공 역을 맡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몇 년 정도 활동하다가 재작년(2009년)에 퇴단했으며, 지금은 콘서트 무대나 연극, 뮤지컬, TV 무대 등에 출연하며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다카라즈카 가극단'에 처음 관심 갖게 되었을 때 '국내 사이트'에서 관련 배우들에 대해 이런저런 검색을 해보다가 '아란 케이'가 유난히 국내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그녀가 재일 동포(뿌리가 한국인)이기에 그만큼 더 관심 갖게 된 한국팬들이 많지 않았나 싶다. 이 배우가 사용하는 예명 '아란 케이'에서의 '아란'은 한국의 <아랑 설화>에서 따온 것이란 말이 있다.

2011년 11월 국내에서 연극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내한 공연 갖는 '아란 케이'

과거에 '다카라즈카 톱 스타'로서 <스칼렛 핌퍼넬> <베르사이유의 장미> <적과 흑> 등에 출연한 바 있는 '아란 케이(Aran Kei)'가 이번엔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란 '연극' 공연을 위해 내한한다고 한다. 그 유명한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와 로마 장군 '안토니우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 것 같은데, 이 연극에서 아란 케이가 여주인공 '클레오파트라' 역을 연기한다.(2011년 11월 24일~11월 27일 LG 아트 센터에서 공연됨/R석-7만원, S석-5만원, A석-3만원)

올 11월에 '내한 공연'을 갖게 되는 일본 극단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는 실존 인물의 일화를 바탕으로 셰익스피어가 만들어 낸 창작물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기반으로 한 연극이며, 일본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니나가와 유키오'가 연출한 작품이다. 비록 '노래'가 들어가는 다카라즈카 가극단 공연은 아니지만, 그녀가 국내 무대에서 '연극' 공연을 펼쳐 보인다니 한 때 '재일 동포 출신 다카라즈카 톱 스타 아란 케이'를 좋아했던 국내 팬들에겐 나름 희소식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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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