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폴리스 2012.05.16 22:07

최근 어느 블로거분과 사극에 관한 얘기를 나누다가, 단골 소재이지만 다시 '사극'으로 보고싶은 몇몇 인물들이 떠올랐다. 요즘엔 추세가 '삼국 시대'를 많이 다루는 분위기이지만, 개인적으로 '조선 시대'에 흥미로운 소재들이 포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랑 비교적 가까운 시기이기에 사료도 많고, 그 시대에 관해 연구하는 학자들도 많은 편이다. 무늬만 사극 or 판타지 사극 말고, 비교적 고증에 충실한 '제대로 된 조선 시대 사극/정통 사극'을 다시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선이 가는 미남자였다는) 기록에 충실하여 '조선 시대 엽기 사이코패스 꽃미남 아이돌 연산군' 이야기를 다시 다뤄도 좋을 것 같고, '비정한 아빠 영조(최숙빈 소생) & 뒤주에 갇혀 죽은 비운의 아들 사도세자', '조선판 에드워드 5세인 단종 & 욕망의 숙부 세조(수양대군)' 이야기를 새로 각색해서 보여줘도 여전히 재미있을 것 같다. 아울러, 지금까지 다뤄지진 않았지만 '팔방미인 정약용'이나 '임진왜란이 일어날 것을 미리 예견한 이율곡(이이)'처럼 '조선의 천재'들을 주인공으로 한 연속극도 무척 흥미로울 것이다.


'영조-사도세자' 부자(父子)와 관련하여 여러 편의 사극이 탄생했는데, 예전에 본 <대왕의 길> 극 분위기가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허나, 이 드라마는 흥행운이 좋지 않아서 당시 조기 종영 당한 걸로 알고 있다.(<대왕의 길>은 조기 종영 당하기엔 무척 아까운 사극이었던 것 같음) 원래는 '정조' 시대까지 나왔어야 했는데, 당시 '사도세자의 죽음'까지 방영하고 끝냈던...

숙종 다음 다음 왕인 '영조'는 최근 사극에서 '동이'란 이름으로 나온 최숙빈의 아들이다. 거기선 똘똘하고 귀여운 '연잉군'으로부터 출발하지만, 결국엔 자기 아들을 죽게 만든 막장 아버지가 된다. ;;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에 의해 그리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설들이 존재한다. 정리하자면 '반노론'적이었던 사도세자가 집권 세력 '노론'과의 기싸움에서 밀렸고, 그들이 안 그래도 궁합 안 맞던 '영조-사도세자' 부자 사이를 이간질하였기에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져서 그리 된 것인데, 어찌 보면 억울하게 죽은 사도세자가 '정치적인 희생양'이라 할 수 있다.(여기엔, 영조가 다 늙어서 맞아들인 젊은 부인 '정순왕후'도 한 몫 함)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서 죽은 뒤 영조 임금이 뒤늦게 후회했다곤 하지만, 어쨌든 백성들에게 본을 보여야 할 임금이 '아들을 뒤주에 가둬서 굶어 죽게 만드는 패륜 행위'를 저지른 건 여러 면에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 '한 다리가 천 리~'라고, 이전에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을 죽인 것'과 '(의도하지 않은 죽음이라 할지라도) 아버지인 영조가 자식인 사도세자를 죽게 만든 것'은 차원이 또 다른 문제인데, 그것은 영조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오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선의 21대 임금 '영조'

조선의 왕들 중 이렇게 서글픈 이력을 지니고 있는 '영조' 임금과 그의 아들 '사도세자'는 또 다른 면에서 '흥미진진한 기록'을 세운 인물들이다. 영조 캐릭터가 나오는 사극 드라마에서도 여러 번 묘사된 바 있듯, 그는 역대 조선의 왕들 중 <재위 기간이 가장 길었던 왕>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그만큼 오래 살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의학 수준이 지금보다 많이 후졌던 그 시기엔 단명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영조의 경우엔 83세까지 살다 가는 등 조선 시대 <가장 장수한 왕>으로도 알려졌다.

첫째 아들을 잃고 불혹이 넘은 나이에 (훗날의) 사도 세자를 얻게 된 영조는 그가 태어난 지 1년 만에 '세자'로 책봉했는데, 그로 인해 세상 빛을 보자마자 왕세자가 된 '사도 세자'는 조선에서 <최연소의 나이로 세자에 책봉된 인물>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요즘엔 '법적 결혼 연령'이 정해져 있어서 그 나이에 결혼하는 사람이 없지만, 조선 시대 '사도세자'는 10세 무렵에 혜경궁 홍씨와 결혼하는 등 조선 왕실에서 <최연소 결혼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사도 세자가 어찌어찌 하다가 결국 '뒤주'에 갇혀 죽게 되었는데, 소시 적에 그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땐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게 만들다니..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었었다. '현대 무용의 대모인 이사도라 던컨'이 <오픈 카 바퀴에 스카프가 걸려 죽게 된 것>으로 세계의 '기이한 죽음' 스토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곤 한다. 그런데, 사도세자의 경우처럼 <한 나라의 왕세자가 아비인 왕에 의해 뒤주에 갇혀 며칠 만에 굵어죽은 것>도 '특이한 죽음'으로 치면 결코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숙종 임금이 최숙빈 사이에서 낳은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는 여러 면에서 '앗, 이런 것도~?'의 새 역사를 쓴 조선 왕조 '최초 시리즈'의 눈에 띄는 인물들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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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라